한국기행 593편 미리보기

 

봄이면, 네가 오지

 

봄이면 네가 온다.

따사로운 봄볕, 화사하게 피어난 봄꽃,

정취를 더하는 봄비,

물을 머금고 짙어지는 봄의 향기,

봄의 정기를 먹고 쑥쑥 자라나는 자연의 만물.

 

이토록 아름다운 날, 당신이 온다.

외롭게 떠 있던 무인도에는

뭍에서 겨울을 지내고 돌아오는 한 남자가,

남편 홀로 지내던 산속 오두막에는

봄을 기다려온 아내가,

부부의 집에는 한 번 맛본 봄맛을 못 잊은 친구가.

그리고 저마다 최선을 다해서 지금을 즐긴다!

 

 

1부. 이 맛에 산골 살지요

4월26일(월)밤9시30분

 

경남 함양의 아늑한 산골 마을.

수려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폭포 아래에서

백발을 늘어뜨린 온원석 씨와 그의 아내를 만났다.

토종꿀을 갓 따서 만든 꿀떡을 먹고,

잠시 산책 나온 길에 삼, 더덕, 당귀, 잔대 등

갖가지 진귀한 약초를 얻고,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병풍 삼아

봄의 기운 가득 담긴 약초를 주먹밥에

고명처럼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단다.

 

아내와 항상 옥신각신하다가도

꽃을 꺾어 꽂아주며 연신 예쁘다는 말을 반복하고

그녀만의 사진사를 자청하는 원석 씨.

봄꽃을 닮은 아내의 미소 하나면 그저 즐겁다.

자연이 내어준 선물로 든든히 배도 채우고

나날이 행복도 채워가는 부부의 봄을 함께한다.

 

 

 

 

2부. 그리웠다, 나의 무인도

 

4월27일(화)밤9시30분

 

무인도가 되어버린 전남 신안의 한 섬.

그곳에는 권회조 씨 6남매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자

증조할아버지께서 지은 옛집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옛날 아버지처럼

직접 엮은 신우대 바구니를 들고

바닷가와 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바구니 안엔 시장에 다녀온 듯

온갖 먹거리가 한가득!

이곳의 모든 게 그에겐 추억 넘치는 별미가 된다.

 

전기도 수도시설도 여의치 않은 이곳에서

겨울을 나기란 쉽지 않은 일,

뭍에서 겨울을 보내고 드디어 기다리던 봄!

그토록 그리웠던

무인도의 삶이 다시, 시작됐다.

 

 

 

3부. 창문 밖에 행복이 있었네

4월28일(수)밤9시30분

 

경남 진주, 굽이굽이 끝없는 산길을 돌고

언덕을 넘자 아름다운 호수를 앞마당으로

삼은 그림 같은 풍경과 그 풍경에 반해 이곳에

작은 오두막을 지은 성창곤 씨 부부를 만났다.

자연생활의 로망을 이루기 위해

온갖 식물을 심고 가꾸니,

부부의 앞마당은 수십여 종의 꽃과 나무,

나물과 약초로 채워진 지 벌써 9년째다.

 

이 풍요롭고도 아름다운 곳에 살면

얼마나 좋으냐 물었더니,

자연생활을 즐기러 왔는데

풀 뽑느라 관절염 걸리게 생겼다며 웃는 부부~

집 주변에서 수확한 봄나물과

호수에서 잡은 민물 새우가 들어간

봄 내음 가득한 밥상 하나면

힘든 게 눈 녹듯이 싹 사라지고 만다.

아름다운 부부의 마당에서 우리도 잠시 쉬어가자.

 

 

 

 

4부. 봄 한 그릇 하실래요

4월29일(목)밤9시30분

 

경남 하동, 봄날의 들판에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곳에는 갓 돋아난 고사리와 산나물을 채취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삼총사가 있다.

바로 ‘쓰리 뽕 자매’로 불리는

안현자 씨와 친구들이다.

 

툇마루에 둘러앉아

1년 내내 두고 먹을 장아찌를 만들고

들깻국, 닭 초무침을 함께 나눠 먹으니,

정겨운 시골 밥상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

 

충남 태안,

지난봄에 맛본 그 맛을 못 잊고 찾아온 친구와

친구들을 위해 바다로 나간

문영석 씨 부부를 만났다.

 

푸른 옥빛의 바다 한 곳엔

이맘때만 갈 수 있다는 부부만의 보물섬이 있다.

낙지, 게, 조개, 미역, 갖가지 해산물을

그곳에서 얻을 수 있으니,

부부는 바닷일이 피곤함보다는

즐거움일 뿐이라는데.

 

봄이면 마음마저 풍족해진다는 부부와

바다 향 물씬 풍기는 봄 한 그릇을 함께한다.

 

 

 

5부. 당신이 오면 봄날

 

4월30일(금)밤9시30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려서부터

온갖 일을 했던 터라

마흔만 넘으면 모든 일을 내려놓고

깊은 산골로 들어가겠다고

결심한 경남 하동의 이태석 씨.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멋진 계곡 옆에 한옥을 짓고,

자연생활의 꿈을 실현한 그에게

단 한 가지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외로움이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봄이 왔다.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날,

찾아온 아내와 어머니를 위해서 화전을 부치고

계곡에서 고기와 다슬기를 잡아 된장국을 끓인다.

모처럼 시끌벅적하고

맛있는 냄새가 담장을 넘는 태석 씨네 집은

지금, 봄이다.

 

기 획 : 권오민

촬 영 : 김기철

구 성 : 이시은

연 출 : 이훈

(㈜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 : 4월 26일(월) 4월 27일 4월 28일

4월 29일 4월 30일(금)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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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92편 미리보기

 

봄날엔 트로트지

 

한 번 사는 인생 흥겹고 행복하게~

인생이 트로트요,

뽕짝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이들이 있다.

구슬프다가도 때로는 흥 폭발!

인생의 풍랑에 지친 날들에도

다시 살아갈 힘을 북돋아 준다는 그들의 트로트!

꽃망울 터지기 시작한 봄꽃이 흐드러진 봄날,

우리의 멋과 흥이 듬뿍 느껴지는

뽕 삘 가득한 트로트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본다.

 

 

1. 로미나의 봄이 오는 길

 

4월 19일 (월) 밤 9시 30분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우연히 듣고

한국 트로트의 한과 흥에 매료되었다는

독일 미녀가 있다. 그래서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트로트 가수까지 되었다는

독일 미녀 로미나 씨.

 

샛노란 봄소식이 도착한 유채꽃 따라

기타 하나 둘러매고 봄바람처럼 떠난 남해여행.

유채꽃밭에 앉아 있자니 봄노래가 절로 나온단다.

바닷길 거닐다 마주친 양떼 목장에서

봄을 만끽하고 돌담길을 따라 걷다 만난

홍현 해라우지 마을의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윤의엽 씨와

방망이질에 맞춰 트롯 한곡 불러 본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꽃 피우며 빨래도 하고

의엽 씨의 정원에 놀러가 꽃구경까지.

도다리 쑥국에 넣을 쑥을 직접 캐러 나서는

로미나 씨와 마을 사람들!

남해 바다의 봄 향기가 물씬한

도다리 쑥국과 오징어무침,

톳 비빔밥도 맛보며 로미나와 함께

봄날의 트로트 여행을 따라나선다.

 

 

 

 

2. 떴다! 트로트 스타!

 

4월 20일 (화) 밤 9시 30분

 

전북 익산의 성당포구 마을.

마을 사람들은 봄나물을 캐러 땀뻘섬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트로트 한 마당~

이 중에는 실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다는

숨은 고수가 있단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시집간 딸을 따라

익산 성당포구 마을로 귀촌한 지

1년 차인 김보라 씨.

한 마을에 사는 사돈과도 격 없이 지내며

신나게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

 

그녀의 방안을 채운 건 알록달록 반짝이가

포인트인 트로트 무대 의상들.

알록달록 화려한 드레스만 봐도

노래가 절로 나온단다.

성당포구 마을의 봄 특식,

웅어 무침 맛 좋은 한상에 흥이 오른

이웃들과 뽕 삘 가득한 트로트의 봄날을 만끽한다.

 

-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전남 진도의 한 시골집을 찾아가는 이가 있다.

진도의 홍주, 진홍주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진홍주 씨다.

8남매가 나고 자란 고향인

진도가 너무 좋다는 그녀.

홍주 씨가 어린 시절 살던

시골집에는 큰언니가 살고 있다.

마당 뒷문으로 나가자 펼쳐진 커다란 밭,

장구와 노래를 좋아하셨다는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서일까

언니들의 노래 솜씨가 심상치 않다.

놀러온 사촌 언니조차도

소리 실력이 장난이 아닌데.

 

“진도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들 노래를 잘하나요?”

 

톡하면 노래 한 곡조 간드러지게 뽐내는

진도 사람들의 흥을 만나고

진홍주 씨와 함께 8남매가 살던 고향집에서

옛 어머니를 향한 그리운 추억을

트로트에 담아 불러본다.

 

 

 

3. 트롯 소녀 서희네 방앗간

 

4월 21일 (수) 밤 9시 30분

 

전북 정읍의 한 방앗간,

흥겨운 노래자락이 끊이질 않는다는데.

그곳에는 마을 할머니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소녀가 살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트로트 신동으로

정읍의 홍보대사가 되었다는 홍서희 양.

 

쑥떡 만들 쑥을 캐는 부모님과

할머니들 앞에서 춤추고 재롱부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아이지만,

서희의 노래 자락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노애락의 정서!

 

여덟 번의 인공수정 끝에 태어난 귀한 딸 서희,

귀한만큼 씩씩하게 키우고 싶다는

부모님의 교육 철학 아래서

축사에 있는 소들은 서희의 친구이고,

부모님을 도와 만든 떡을 동네 어른들에게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명랑한 트로트 신동 서희의 봄날을 따라가 본다.

 

 

 

 

4. 플루트를 든 스님

 

4월 22일 (목) 밤 9시 30분

 

대구 달성군의 한적한 절,

잡초를 뽑을 때면 내 마음 안에 자라고 있는

잡초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스님이 있다.

흙을 만지면서 마음에 자란 잡초를 뽑아낸다는데.

이 스님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목소리를 가진

인드라 스님. 목소리가 주는 울림으로

특별한 수행을 하며 지낸다.

 

인드라 스님의 봄날,

오래된 인연인 배우 김경애 씨와 나들이를 떠난다.

고즈넉한 찻집에 들러 향기로운 오미자차도 마시고,

찻집 주인이 좋아한다는 곡도 플롯으로

연주해보며 활기찬 시간을 보낸다.

 

어렴풋이 해가 질 무렵 인드라 스님을

찾아온 또 다른 인연, 찬불가 작사가로

활동 중이라는 덕신 스님과 함께 노래를

불러본다. 봄날이라고 늘 따뜻한 햇빛만

내리쬐는 건 아님을 알려주듯

봄비가 쏟아지자,

절의 처마 아래에서 스님의 위로가 울려 퍼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노래가 곧 수행이요 삶이라는

인드라 스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본다.

 

 

 

5. 뽕짝이 왜 거기서 나와

 

4월 23일 (금) 밤 9시 30분

 

전남 무안, 널따란 양파 밭에는

소풍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박주안 씨가 있다.

8년차 농부이자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트로트를 전라도 사투리로 불러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농촌 스타다.

부모님과 함께 가꾸는 양파 밭일,

고된 일과에 얼굴 찌푸릴 법도 한데

주안 씨 가족들은 언제나 싱글벙글하다.

일하다가 지칠 때면 트로트를 부르는 아버지와

아버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어머니,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끼를 이어받아

흥 넘치는 주안 씨.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양파 밭을 종횡무진하며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주안 씨의 봄날을 만나본다.

 

-

 

동해 묵호항에는 유명한 문어잡이가 있다는데.

홍선장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홍현표 씨가 그 주인공이다.

바다 위에선 대왕 문어와의 몸싸움도

불사하지만, 뭍에선 직접 노래방 기계를

끌고, 이고, 노래 봉사활동을 다닌다는

따뜻한 열정이 넘치는 현표 씨!

 

아내의 손끝에서 뚝딱 만들어진

문어 두루치기와 문어숙회,

한술 제대로 뜨기도 전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나가다 들렀다는 사람은

7번국도 미녀 가수이자 현표 씨의 처재, 이성애 씨.

문어밥상을 앞에 두고 벌어지는

문어를 향한 세레나데!

낮에는 문어잡이, 밤에는 동해시의 가수

현표 씨의 이중생활을 따라가 본다.

 

방송일시 : 4월 19일(월) 4월 20일 4월 21일

4월 22일 4월 23일(금) 밤 9시 30분

 

기 획 : 정경란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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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8편 미리보기

 

어쩌다 미술관

 

우리는 어쩌다 어른이 되고

어쩌다 평생의 연인을 만난다.

이유가 무엇이든 내 인생을 다 바칠 만큼

어떤 일에 어떤 사람에게 푹 빠진다면

그로 인해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건 아마도 필연이겠지.

어쩌다 시골마을 한복판에 갤러리 짓고

어쩌다 논두렁 위에 카페를 열고

 

 

어쩌다 자기 집 안마당을

미술관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에겐 예술이란 특정한 곳, 특별한 사람들만이

문턱 높은 영역이 아니다.

예술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

새 봄날, 삶이 예술보다

아름다운 시골 마을 미술관

특별전시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1부. 신풍리 할매 화가들

 

3월 22일 (월) 밤 9시 30분

 

경북 예천, 신풍리.

사방이 논밭뿐인 평범한 시골 마을 언덕 위에

낯선 풍경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유행가 가사가 절로 떠오르는,

시골에서 보기 드문 세련된 외관의 미술관.

도시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던

이성은 관장이 10여년 전,

홀로 남으신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남편 고향, 신풍리로 내려와

사립미술관을 짓게 된 것이다.

 

‘미술관이 대체 뭐에 쓰는 건데..’ 라며

그림하고는 평생 담을 쌓고 살던 마을 할머니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이제는 옛말.

10년이 지난 지금 신풍미술관은 할머니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마을 공식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신풍리 할머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성은씨가 개관 이후로 쭉 진행해 온

‘할머니 그림학교’ 때문!

그곳에서 할머니들은 그림을 통해 고되고 서글펐던

지난 삶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아끼는 법을 찾았다.

시골 할머니들의 시들어가는 마음 밭에

단비가 되고, 햇살이 되어준

시골미술관 전시회가 열리는 날.

올봄. 첫 전시회 주제는 할머니들이

평생 해 드신 구첩 시골반찬이다!

설레는 봄날, 신풍리 할매 화가들의

특별 전시회로 가보자.

 

 

 

 

2부. 내 안의 미술관

3월 23일 (화) 밤 9시 30분

 

전라도 정읍의 한 시골마을,

범상치 않은 높이를 자랑하는

커다란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마당에는 오래된 여행 가방과 버려졌어야 할

돼지저금통, 망가진 세발자전거 등,

쓸모를 다해 버려질 물건들이 화분으로

환골탈태하며 오색찬란한 봄꽃들을 피워낸다.

 

이 특별한 집의 주인은 백운경, 곽경주 부부.

도시에서 광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오랫동안

일해온 남편, 백운경 씨가 23년 전

승승장구하던 직장에서 나와

정읍에 터를 잡고 살게 된 인연의 시작은

어쩌다 만난 삼백 년 넘은 소나무 한 그루와의

만남이었다. 높이 7미터가 넘는 소나무랑 함께

살아야겠다 맘먹은 부부. 10여 년에 걸쳐

소나무 높이에 맞춰 높은 천장의 본채를 짓고

남은 자재로 따끈한 구들방 별채에 창고를

개조해 오픈한 개인 갤러리까지,

집을 작품이라 생각하며 짓고 가꿔나갔다.

 

‘미술관은 안에도 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미술관 같아요.’

 

살아가는 것이 자로 잰 듯 예측하며 살순 없지만

300년 된 나무와 함께 살게 된 것도

버려진 물건이 다시 꽃을 피우는 일도

우연이 아닌 운명일 것이다.

 

 

 

3. 대문 밖 갤러리

3월 24일 (수) 밤 9시 30분

 

경남 의령, 사람 발길이 드문 산속.

마을 어귀를 지키고 서서 온갖 악운을 물리쳐주고

복을 불러주는 마을의 수호신,

장승들이 둘러싼 집이 있다.

수 많은 장승들의 아버지, 김대현 씨.

어느 날, 사업 실패로 절망에 빠져있던 그의 눈에

어쩌다 마을 입구의 장승이 들어온다.

부리부리한 눈과 믿음직한 얼굴을 한 천하 대장부.

실의에 빠진 대현 씨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준

장승은 그날 이후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내 바보인 대현 씨.

베트남이 고향인 아내를 위해

온갖 좋은 곡식들과 대나무 향 가득 채운

대통밥 지어주고 그녀를 향한 사랑 듬뿍 담아

솟대도 깎아 준다. 어쩌다 마주한 장승과의

시간을 이어가며 장승마을 아버지로

살아가는 대현 씨의 집.

 

대문 밖, 넓은 산자락이 모두 그의 장승 갤러리다.

 

-

 

나무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는

또 한 명의 남자가 있다.

경남 진주에서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목공예가, 김민철 씨.

평생 나무를 사랑한 목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생활 소품부터 가구, 서각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면 생명을 잃었던 목재들은

사람들의 삶에 행복을 주는 나무로 다시 태어난다.

 

‘집안에서 마당을 내다보면

내가 액자를 바꿔 걸지 않아도

계절이 알아서 바꿔줘요.’

 

죽은 목재에게 새 생명을 부여하는 민철 씨.

그의 정원은 살아있는 나무와 꽃들의 집이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어느 유명한 미술관의 그림보다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미소로

민철 씨 가족에게 위로와 행복을 선사한다.

 

 

 

 

4. 딸기와 맨드라미

3월 25일 (목) 밤 9시 30분

 

조용하고 한적한 옥천의 한 마을.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진 촌집 사이로

하얗게 빛나는 흰 담벼락과 파란 지붕,

사랑스러운 마당이 동화 속 요정의 집처럼 빛난다.

 

집의 주인은 윤혜경, 김호성 부부.

남편 김호성 씨는 중견 서양화가이며

아내 윤혜경 씨는 자수작가다.

 

예술가 부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시골 촌집.

6년 전. 아무 연고도 없는 이 마을에서

우연히 백 년 된 낡은 집을 만나는 순간

심장이 쿵쿵 뛰었다던 부부.

 

“나도, 집도, 서로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평생을 보수하며 살아야 하지만

집이 이들 부부에게 준 행복은 남다르다.

마당의 한 공간에 마련된 부부만의 작은 갤러리.

이곳에서 남편은 실제 딸기보다

더 딸기 같은 딸기 그림을, 아내는 붉은빛이

매혹적인 맨드라미 자수를 놓으며

달달하고 달콤하게 그들의 꿈을 그리고 수 놓는다.

 

예술과 일상이 하나 된 삶이 혹 이런 풍경 아닐까?

평범한 듯 특별한 부부의 작은 갤러리에는

오늘도 달콤한 딸기 향기와

붉디붉은 맨드라미 꽃이 피어난다.

 

 

 

5. 봄날의 풍경화

3월 26일 (금) 밤 9시 30분

 

경북 문경, 눈길이 닿는 곳은

죄다 논과 밭인 시골 마을.

외지인 방문조차 드문 논두렁 위에

도자기 가마터와 갤러리를 덩그러니 낸

용감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청년 도예가 장동수 씨.

 

한때 산을 떠돌며 뜨겁게 불타던

청춘 시절을 보낸 동수 씨.

그를 붙잡고 위로한 건

다름 아닌 고향의 흙이었다.

부모님 집 가까운 자리에

자신만의 공간을 3년에 걸쳐 직접 짓고

흙을 빚어 도자기를 굽고 그림을 그리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살아간다.

 

비록 논두렁 위에 지어진 혼자만의 공간이지만

동수 씨의 집은 동네 음악회부터 작은 독서회까지,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인근 예술가들의 사랑방을 자처한다.

 

동수 씨가 직접 만든 가마터에 불을 피우는 날.

가마에서 나온 뜨거운 숯 온기로

가족들을 위한 허르헉을 준비하는 동수 씨의 봄날.

꿈결처럼 짧아 더 황홀한 봄날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그런들 어떠하리.

흙냄새, 가족, 장작가마에서 타오르는 불.

동수 씨가 그려나가는 봄날의 풍경화의 제목은

분명 ‘행복’일 것이다.

 

방송일 : 2021년 3월 22일(월) 3월 23일

3월 24일 3월 25일 3월 26일(금)

 

기 획 : 정경란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강남우

연 출 : 박성철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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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7편 미리보기

 

마음이 쉬어가는 자리

 

도시에서 벗어나 마음 따라 발길 닿은 곳.

시종일관 입가에 머무는 미소와

나그네를 대하는 정성에 이끌려

그곳에서 하룻밤 묵어가게 되는데...

 

행복을 찾아서 헤매는 당신,

당신도 그들을 만나면 알게 될 것이다.

 

행복은 더운 날 나무 그늘 속에도 있고,

해 질 녘 노을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걸.

 

어쩌면 소탈하게만 보이는 그들의 삶 속에

인생의 해답이 있는 건 아닐까?

 

 

1부. 우리들의 명당

3월 15일 (월) 밤 9시 30분

 

‘호남의 3대 명촌’으로 알려진 명당자리에

비슷해 보이지만 저마다의 한옥을 짓고

모여 사는 전남 나주의 귀촌인 마을.

물 좋고, 산 좋은 그곳엔

8년 전, 은퇴 후 광주에서 넘어와

바라던 그대로의 삶을 산다는

금실 좋기로 소문난 정희락 씨 부부가 있다.

 

대문 없이 오가는 정겨운 이웃들과 일손을 나눠

마을에 꽃을 심으며 봄맞이 단장을 하고

텃밭에서 직접 키운 작물로 두부와 배추전을

손수 만들며 나누니 마을 곳곳은 웃음과

노랫소리로 들썩이고, 부부는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2부. 산에 반하고 자연에 취하고

 

3월 16일 (화) 밤 9시 30분

 

 

강원도 삼척, 자연의 매력에 푹 빠져

푸른 산과 계곡을 곁에 둔 양지바른 곳에 집을

두고 더 깊은 첩첩산중에

100년 넘은 흙집을 놀이터 삼아 오가며 지내는

성환명 씨 부부가 있다.

 

오래돼 손 갈 곳 많은 집이었지만,

정감 가는 아궁이와 탁 트인 풍경에 반한 부부는

선뜻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저기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나올 것 같아”

 

오랜만에 형제들이 놀러 온 날,

작지만 주인장을 닮아 소탈한 흙집과

아궁이에 불을 때 솥뚜껑 위에 볶은 음식은

형제들에게 기억 속 그리웠던 고향을 떠올리게 해

가슴 따뜻한 하루를 선물한다.

 

 

 

3부. 좀 서툴러도 괜찮아

 

3월 17일 (수) 밤 9시 30분

 

남편은 10kg이 빠지고

아내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가며

집을 지어놓은 강원도 홍천의 백경훈 씨 부부.

깐깐한 조건을 모두 갖춘 완벽한 자리에

황토와 코르크로 멋들어지게 지어놓은 집이지만,

만약 다시 짓는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

이렇게 짓지 않겠다는데...

어떤 이유일까?

 

조금 서툰 시골살이지만,

그것이 곧 재미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전남 곡성에서 실수투성이 집을 지어놓고도

마냥 행복하기만 한 장재영 씨 부부를 만났다.

 

느낌대로만 지은 탓에 수년째 마무리가 안 되고

아궁이와 곳곳을 보수 중이라는데, 그래도

집 공간을 계속 만들고 바꿔주는 자체가

부부에게는 단순히 일이 아닌, 큰 즐거움이자

기쁨이란다.

 

부부의 집에는 가끔은 세상과 동떨어져

살고 싶은 친구들이 찾아와 차를 직접 내려

마시고, 마당에서 갈비를 구워 먹으며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힐링을 얻어간다.

 

 

 

 

4부. 내 남편의 판타지

 

3월 18일 (목) 밤 9시 30분

 

“제발 반대만 하지 마라. 절대 일 안 시킬게.”

전원생활이 소원이었던 유현상 씨.

결국 바라던 대로 전남 무안의 파란 바다를

앞마당으로 삼은 풍광 속에 집을 짓고서 부부는

주말마다 이곳에 와 안팎을 가꿔가는 중이다.

평생 가부장적이던 남편이 이곳에서는

진흙 팩을 해주고 직접 차를 끓여오는 등,

아내를 왕비처럼 극진히 모시니 이젠 아내도

이곳을 떠올리면 그 누구보다 설렌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 김장김치를 꺼내고,

어릴 적을 떠올리게 하는 누나의

정겨운 집 반찬을 나눠 먹는다.

 

아무런 계획 없이도 오기만 하면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는 부부.

오늘도 또 다른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5부. 세상에 단 하나뿐

 

3월 19일 (금) 밤 9시 30분

 

강원도 영월 동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다가

신비로운 자작나무 숲길까지 올라가면,

태백산맥으로 병풍을 두른 해발 815m 산속에

하늘과 맞닿을 듯한 아름다운 통나무집이 있다.

 

부부만의 통나무집을 짓겠다는 일념 하나로

따로 한국 통나무학교까지 다니며

집 짓는 기술을 익히고,

손수 황무지를 일궈 집을 지은 김대원 씨 부부.

 

아침엔 색소폰 연주와

밤엔 품에 쏟아질 듯한 별들을 구경하며

낭만을 채우고, 봄나물이 들어간

추억의 주먹밥 도시락으로 배를 채운다.

 

특별한 것 없어 보여도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부부의 인생 2막을 함께한다.

 

방송일 : 3월 15일(월) 3월 16일 3월 17일

3월 18일 3월 19일(금)

 

기 획 : 권오민

촬 영 : 김기철

구 성 : 이시은

연 출 : 이훈

(㈜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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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6편 미리보기

 

숨은 봄 찾기

 

아직 남은 추위가 찾아오는 봄을 시샘하는듯하지만

봄은 서서히 우리 곁으로 오고 있다.

긴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는 길목,

가는 계절이 아쉽고,

오는 계절의 반가움이 교차하는 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바람 끝에서

‘움트는 봄’을 찾을 수 있을까.

겨울 안에서 봄을 찾는 사람들과

 

마음속 봄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좀처럼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소식을 찾아

꽁꽁 숨은 봄 찾기 여정에 나선다.

 

1. 바다 건너 소리도

3월 8일(월) 밤 9시 30분

 

솔개가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닮아

‘소리도’라고 불리던 전남 여수의 연도.

다른 곳보다 봄이 한 달은 더 일찍 온다는

이 섬은 물고기가 잘 잡히기로

소문난 ‘대물터’다.

 

그 매력에 빠져 연도에서도 남쪽에 있는

섬마을에 정착한 낚시광 유수열, 심재문 씨 부부.

날씨만 좋으면 매일같이 낚시하러 떠난다는데.

소리도 등대의 태극기로 풍향을 파악하고,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식동굴, 코굴의 풍광을 만끽하는 것이

부부의 낚시 전 필수 코스다.

 

쉬고 싶을 땐 마음껏 쉬며

느릿느릿, 2년 반에 걸쳐 지었다는 부부의 집.

지하실에는 여덟 종에 달하는

악기들이 들어서 있고,

마당에서는 부부의 봄맞이 꽃단장이 펼쳐진다.

남은 생의 가장 젊은 날인 오늘을

소소한 행복으로 채우고 있다는

남쪽 섬마을 부부의 따스한 봄날을 들여다본다.

 

-

 

연도의 터줏대감인 정사례, 김기심, 김봉애 할머니.

겨우내 얼어있던 땅을 뚫고

파릇파릇 자라난 방풍나물 수확이 한창이다.

갯바위에서 캐온 거북손과 따개비도 함께 무치면

지금 먹어야 제맛, 봄철 별미 완성!

결혼식이 있는 날이면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이 준비해 잔칫상에 꼭 올리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소싯적 뭍에 나가서도 살아봤지만,

결국엔 나고 자라 정든 연도로 돌아와

즐겁게 일생을 보내고 있다는 할머니들.

봄 바다에 흐르는 구성진 노랫가락을 들어본다.

 

 

 

 

2. 봄은 겨울 안에 있었다

3월 9일(화) 밤 9시 30분

 

흰 눈이 두껍게 쌓인 전라남도 진도군.

이 눈 속에 봄이 꼭꼭 숨어있다며

바가지와 호미를 들고

눈길을 헤쳐나가는 전매자 씨를 만났다.

눈 아래 숨어있는 봄의 정체는

바로 톡 쏘는 향을 뿜는 달래!

하얀 눈을 쓸어내자 비로소 새파란 고개를 내민다.

요즘 먹는 달래는 최고의 보약이라는 매자 씨.

그 보약을 다름 아닌 이웃집으로 가져가는데.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이웃 할머니와

눈 밑에서 캔 달래 역시 나누려는 것.

소박하지만 다른 반찬 필요 없는

달래 비빔밥을 해 먹는다.

 

요리 솜씨뿐 아니라 노래 실력까지

출중한 소리꾼인 매자 씨.

새싹이 언 땅을 뚫고 힘차게 올라오듯

눈발 속에서 할머니들의 흥겨운 듀엣이 펼쳐진다.

 

-

 

강원도 삼척, 심심산골에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임정숙 씨.

일일 시골 체험을 하겠다며 찾아온 사촌 언니

순미 씨와 함께 봄 찾기 여정에 나선다.

 

아직은 찬 기운이 감도는

거친 산길을 오르는 두 사람.

봄을 보여주겠다는 정숙 씨의 호언장담에

괭이로 땅을 파보지만 돌밖에 걸리지 않는데...

과연 언 땅속에서 봄을 발견할 수 있을까?

소 축사의 거름을 지게에 지고 밭으로 나르며

봄 농사를 준비하는 정숙 씨 부녀와 순미 씨.

그 고생에 보답하듯 엄마 복례 씨가

양팔 걷어붙이고 요리를 시작한다.

봄볕 아래 마음이 먼저

따뜻해지는 엄마의 밥상을 맛본다.

 

 

3. 기다렸다, 첫 수확

3월 10일(수) 밤 9시 30분

 

경북 청도, 화악산의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한재골에서는 ‘사각사각’ 낫질하는 소리가

봄을 알리는 소리다. 주민 대부분이

미나리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

이경호, 윤성난 부부도 미나리 수확으로 분주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봄에는 외출할 수가 없어

봄옷도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IMF로 힘들었던

시기를 미나리 재배로 극복할 수 있었던 만큼

부부에게 미나리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푸릇푸릇, 향긋한 미나리를 먹고 움츠려있던

몸이 기지개를 켜듯 기운을 얻는다는

한재골 사람들. 봄의 전령사인 미나리와 함께

겨울 지나 인생의 봄날을 맞은 이들을 만나본다.

 

-

 

전남 진도에서 부모님과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 곽그루 씨.

너른 봄동밭에서 봄동 진선미 선발 대회를 열고

수많은 봄동을 관객 삼아 춤판까지 벌이며

유쾌한 봄동 수확이 한창이다.

숙향 씨의 손맛이 듬뿍 담긴 봄동 전을 싸 들고

바닷가 나들이를 하러 가는 세 사람.

갯바위에 앉아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한다.

봄꽃처럼 활짝 핀 봄동 가족의 소풍을 따라가 본다.

 

 

 

 

4. 봄 찾으러 왔단다

3월 11일(목) 밤 9시 30분

 

전남 구례, 우연히 방문한 한옥마을에 반해

남편을 데리고 귀촌했다는 최혜영 씨.

두꺼운 이불을 탈탈 털고, 장독의 묵은 때를 닦고,

강아지 목욕도 시키며 반짝반짝 봄맞이하는 중이다.

마을 주민들과 캔 냉이로 냉이 전을 부쳐 먹으며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혜영 씨.

아직 찬 바람이 분다 해도

혜영 씨의 마음에는 따스한 봄이 도래해있다.

 

-

 

김명희 씨를 필두로 자녀들이 귀농하기 시작해

이제는 퇴직을 앞둔 남편 박윤구 씨까지

온 가족이 모여 가꾸고 있다는 농원을 찾았다.

내륙지역인 경기도 포천에 자리한 농원.

가족이 총출동해

갈치 새끼인 ‘풀치’를 다듬고 있는데!

명희 씨는 전북 김제의 어촌마을에서,

윤구 씨는 바다가 인접한 전북 고창에서

자랐기에 어릴 적 즐겨 먹었던

풀치 젓갈을 매년 담그고 있다고.

엮어 널어서 꼬들꼬들하게 반건조한 풀치를

고구마순김치와 곁들여 찜 요리를 선보이는 명희 씨.

달래 겉절이까지 맛깔나게 무쳐낸다.

봄처럼 기쁜 소식을 전해준

예비 며느리까지 둘러앉아

봄 내음 물씬 풍기는 시골밥상을 맛본다.

 

 

 

5. 그 산에 봄이 오나요

3월 12일(금) 밤 9시 30분

 

경상북도 안동, 산길을 뛰놀며

포행 하는 보신 스님을 만났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거닐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혼자 걸을 때면

아이처럼 뛰어간다는 천진난만한 스님.

그 산길 끝에는 부모님을 모시던

집이 자리하고 있다.

 

정갈하게 만든 메주로 정월장을 담그고

봄이 오면 꼭 먹는다는 감자옹심이를 빚는다.

봄나물을 넣어 만든 옹심이 한 숟갈에

 

입 안 가득 봄꽃이 만개한 듯 향긋하다는데.

비구니 스님의 봄맞이와

아련한 추억을 함께 들여다본다.

 

-

 

강원도 정선, 해발 700m 위 오지인

달뜬골로 귀촌한 시남기, 권연희 부부.

만물을 깨우고 봄을 부르는

남기 씨의 징 소리가 산골을 메운다.

봄과 함께 ‘똑똑똑’ 찾아온다는 고로쇠 수액을 받고,

황장목의 솔잎을 채취해 솔잎 식초를 담그는 부부.

고로쇠 수액과 묵호태로 끓인 곰탕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봄 보양식이라는데.

산세 깊은 곳, 쪽빛 하늘 아래

큰 행복을 누린다는 부부를 만나본다.

 

방송일시 : 2021년 3월 8일(월) ~ 3월 12일(금)

밤 9시 30분

 

기 획 : 정경란

촬 영 : 정석호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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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5편 미리보기

 

시골 로망스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기도 하고,

펄펄 내린 흰 눈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특별한 계절, 3월.

 

바람에 실려 온 봄기운에 코끝이 간지러울 때면

산 사람, 바다 사람, 육지 사람들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진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온전한 나로 마음 편히 사는 곳. 가슴속 깊이

묻어두던 로망을 찾아 나는 오늘도 불편하지만

넉넉하게 시골에 산다.

 

 

1부. 그대와 도란도란

3월 1일 (월) 밤 9시 30분

 

사고 치는 그대라도 좋아

 

충북 진천의 작은 시골 마을.

82년 된 시골집을 처음 만난 날, 아내 안나 씨는

가슴이 설렜다는데, 남편은 ‘집사람이 또

사고 치는구나’ 싶어 심장이 내려앉았단다.

외양간과 담배건조장까지 옛 모습 그대로인 집.

아내의 취향 따라 물건도 죄다 골동품뿐이다.

100년 된 피아노와 옛 시절의 이야기까지

불러내는 낡은 축음기. “전생에 분명 고물

장수 딸”이었을 거라며 아내를 향해 입

삐죽거리지만, 옛집 지붕 아래서 도란도란.

부부는 오늘도 정답다.

 

그대와 놀고, 쉬고, 사랑하라!

 

산세 뛰어나고 물 맑은 오지로 손꼽히는,

강원도 인제. 박동화 씨는 기다란 나무판자를

어깨에 짊어지고 산길을 오른다. 당신 이름처럼

‘동화’ 같은 곳에 ‘동화’처럼 아내를 위한 선물을

만들어놓은 까닭. 5년간 손수 지었다는

트리하우스다. 커다란 새총을 쏘고, 공중을

오르내리며 러브하우스를 보수하는 남편과

그런 모든 순간을 사진과 가슴에 담는 아내. 

쉬고, 먹고, 놀고, 다리가 허락하는 그 날까지

이곳에 올라오겠다는 부부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2부. 두근두근 바다

3월 2일 (화) 밤 9시 30분

 

그들이 섬으로 간 까닭은?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가 있다 해서

‘용초도’라 불리는 경남 통영의 작은 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열 살 터울의 두 남자가 있다. 용초도에

반해 덜컥 섬으로 귀촌 한 10년 차

어부 주정수 씨와 은퇴 후 이 섬으로의 귀촌을

꿈꾸는 김현호 씨. 앞바다에서 집채만 한

문어, 가오리 암수 한 쌍, 그리고 경남의

국민 생선이라는 볼락까지. 금세 한가득 안고

돌아온다 바다로 나가기만 하면

항시 운수 좋단다. 그러니 두 사내가

바다를 사랑할 수밖에.

 

지붕 없는 미술관에 내려왔습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풍요로운 산밭이 있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전남 고흥 거금도.

서양화가 육금련, 전성하 씨 부부도

수중에 단돈 1천만 원뿐이었지만

첫눈에 반한 거금도로 용기 내 귀촌했다.

오늘은 담벼락에 부부의 캐리커처 그리는 날.

“얼굴이 크네, 작네” 티격태격하다가도

바다로만 나가면 희희낙락.

넉넉한 어머니의 품 같은 바다에서

전복, 숭어, 톳까지 오늘도 수확이 풍성하다. 

바다에서 부부는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찾으며 산다.

 

 

 

3부. 오지게 좋아, 오지

3월 3일 (수) 밤 9시 30분

 

오지는 이 맛에 오지

 

포장도로는 없고, 택배는 언감생심이라는

강원도 정선의 오지. 100년이 넘은 산촌 집에

촌사람이 되고 싶다는 로망으로 귀농한

도시 사위 윤성용 씨와 장모님네 가족이 살고

있다. 겨우내 땅에 묻어뒀던 감자를 캐 밥을

짓고, 넓은 앞뜰에선 애완견처럼 졸졸

쫓아다니는 브라마 닭을 키우고, 이 풍경을

실컷 감상할 수 있게 야외 탁자도 만드는 사위.

불편해도 오지에 사는 재미가 별미라는

이색적인 풍경을 담아본다.

 

 

 

 

4부. 맛있는 산골

3월 4일 (목) 밤 9시 30분

 

고로쇠가 김부각을 만났을 때

 

전남 구례 피아골 작은 산골 밥집 이정운 씨

 

상호 : 당치민박산장

전화번호 061-782-7949

주소 전남 구례군 토지면 당치길 145

지번 내동리 137-1

 

 

전남 구례 피아골에서 작은 산골 밥집을

운영하는 이정운 씨. 피아골 토박이 정운 씨가

아침부터 발바닥에 땀나도록 찾아다니는 것은

고로쇠 수액이다. 덤으로 잔나비걸상이라도

발견할 때면, 기운 차리는 건 시간문제다.

피아골로 시집와 손맛 고수가 됐다는

아내 박재숙 씨. 시골집 아랫목에서 고로쇠와

환상의 궁합인 김부각을 만들고,

산나물 장아찌에 산닭구이도 준비한다.

"넘들은 고생이라지만, 우리는 시골내기라

이게 참 좋아. 맛나!"라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

 

나는야 약초 농사꾼, 시골 음식 유튜버!

 

한정식집 사장님에서 약초 농사꾼으로 변신한

이정호 씨.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해 부모님과

함께 약초 농사를 짓고 있다. 아직은

겨울 같은 봄이지만 언 땅에서도 먹거리는

지천이다. 무릎에 좋다는 우슬 뿌리에 백숙에

넣어 끓이면 눈이 번쩍 뜨인다는 벌나무까지.

산이 내어준 천연 보약을 한 아름 안고 귀가해

그가 만드는 것은 솥뚜껑 한방보쌈!

시골에서 난 재료들로 손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 영상으로도 만든다. 시골 사는

맛이 어떠냐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아, 맛있다"

 

 

 

5부. 그녀의 봄봄봄

3월 5일 (금) 밤 9시 30분

 

지리산 고수가 될 테야

 

덜컹덜컹~ 트럭 한 대가 오지 산길을 거침없이

달려간다. 과격한 라이딩을 즐기는 이는,

아담한 체구의 여자. 전북 남원의

소문난 여장부 안오순 씨다. 요란한 엔진 톱으로

나무를 하고, 지붕 위를 휘저으며 괴력을

발휘하는 오순 씨. 힘만 좋은 게 아니라

섬세한 손맛까지 갖췄다. 별거 없는 한 끼도

별거 있게! 숯불에 지리산 흑돼지구이를

만들고, 조물조물 봄나물 무침도 뚝딱 차린다.

70살까지 신나게 놀 거라며 이번엔

작은 다람쥐로 변신하는데.

오순 씨의 유쾌한 봄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 나이 육십에도 봄바람 살랑~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남도의 푸른 섬, 청산도.

그 섬에 이 멋진 바다가 내 바다고,

뒷산은 내 병풍이라는 인생 스케일이

남다른 이보경 씨가 산다. 흙밭에서 도라지를,

갯바위에서 방울 톳을 캐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정. 하나, 커피콩을 볶고, 에그 타르트를

굽는 모습은 우아한 부인. 오늘은 카리스마

넘치는 보경 씨가 무장해제되는 날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사위, 손주가

보경 씨네 놀러 온 것. 청산도 바닷가

작은 집에서 인생을 봄날처럼, 하루하루를

영화처럼 사는 이보경 씨와 가족의

봄맞이 풍경을 만나본다.

 

방송일시 : 2021년 3월 1일(월) ~ 2021년 3월 5일(금)

 

기획: 권오민

촬영: 김기철

구성: 장연수

연출: 김지영

 

((주)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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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4회 미리보기

 

은둔의 아지트

 

속도전의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어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를 버텨내듯 사는 사람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어쩌면 타의든 자의든

세상사 그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단 하루라도 숨어들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를 갖는 일일지도 모른다.

전염병이 온 세상을 뒤덮고 나서 찾아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쩔 수 없이 고립을

자처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시절에 그들만의

아지트로 숨어들어 낭만과 행복을 경험했다는 이들.

 

당당하게 은둔을 선택한 그들을 뒤쫓다 보면,

고립 낙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1부. 수류골 그 사나이

 

방송일시 : 2021년 02월 22일 (월) 밤 9시 30분

 

강원도 정선군, 새벽에 내린 비로 꽁꽁

얼어붙은 신작로 길 끝에 산다는 사나이.

유돈학 씨는 벌써 9년째 흙집에서 홀로

은둔 중이다. 그런데 그 사나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다. 새벽 비로 얼어붙은

빙판길이 제작진의 발을 꽁꽁 묶은 것.

차바퀴는 헛돌고, 살얼음판 길은 한 발 내딛기도

쉽지가 않은데. 과연 제작진은

수류골 그 사나이를 만날 수나 있을까?

천신만고 끝에 만난 유돈학 씨의 아지트는

100년이 다 된 흙집. 한겨울에 날만 흐려도

오늘처럼 영락없이 고립무원이다. 사실 그가

수류골까지 들어온 것은 젊은 날 갑작스럽게

발병한 심근경색 때문이다. 아내에게 등 떠밀려

홀로 이 흙집에 숨어든 것은 순전히 살기

위해서였다. 그의 하루는 주루막을 메고

사람 찾아보기도 힘든 산중에 오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가파른 산비탈을

평지 걷듯 날아오르는 돈학 씨. 피를 맑게 하는

대물 단풍마를 단번에 찾아낸다.

이 단풍마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 믿는 돈학 씨.

하지만 그가 겨울 산을 오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산중에서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땔감을 구하기 위해서다.

 

나무 한 짐 도끼질해서 쟁여두고,

겨울 월동 들어간 토종벌통 안부 한 번 묻고,

아궁이에 군불 지펴두면 북풍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도 걱정이 없다는 흙집. 그곳에서

어머님께 배운 정선 토속음식인 ‘가수기’까지

한 그릇 끓여 먹고 나면,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등 떠밀려 들어온 그곳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았다는 수류골 그 사나이의

인생 2막을 만나본다.

 

 

 

 

2부. 낭만 고립을 아십니까

 

방송일시 : 2021년 02월 23일 (화) 밤 9시 30분

 

경기도 남양주시, 세상과 잠시 고립을 꿈꾸는

독일인 셰프 다리오 씨가 낭만 고립을

실현할 수 있는 아지트를 찾아 나섰다.

대설주의보 덕분에 설국으로 변한 잣나무 숲.

그 숲속에 숨어 있는 오두막이 오늘

다리오 씨의 목적지다.

그 집 주인 유상욱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쩔 수 없이 이 산중으로 들어왔다.

돌아가신 선친의 뜻에 따라 그럴듯하게

집을 짓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없었고.

결국 혼자 힘으로 손수 산중에 세 채의 오두막을

완성했다. 그 오두막 중 오늘 다리오가 묵을 곳은

‘황홀한 고립’이라 이름 붙은 오두막. 오늘

그곳에서 하루 묵으며, 20년 가까이 이 오두막에

살며 고립도 낭만적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는 상욱 씨에게 ‘낭만 고립’ 비법을

전수 받는다. 고립 낭만의 필수는 사람의 마음을

말랑말랑 녹이는 음악. 음악에 묻혀 오두막

작은 창만 바라보고 있어도, 나만 두고 정신없이

돌아가던 세상은 모두 멈춰버린 것만 같다.

 

그런데 오늘은 눈까지 내려 온 세상이 하얀 설국.

그 설국에서 포대 눈썰매를 타다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 그때로 돌아가 있다. 고립 낭만의

두 번째 방법은 모닥불 피워놓고 하는 불멍.

이 추운 날씨에 굳이 오두막 안 화목난로를

뒤로하고, 모닥불을 피우는 것은 ‘고립 낭만’

때문이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침묵의 밤.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고립 낭만의 정점은 ‘황홀한 고립’ 옆의

‘다락방 영화관’에서의 하룻밤이다. 흰 벽으로는

무심히 영화가 흐르고, 마음엔 위로가 쌓여간다.

그리 마음 내려놓을 만큼 편안해지면, 상욱 씨는

낭만 고립자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루 고립을 선택했을 뿐인데, 그들의 얼굴엔

어느새 편안한 미소가 가득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그들만의 고립된 하룻밤을 경험해본다.

 

 

 

3부. 우리 여기서 행복하여라

 

방송일시 : 2021년 02월 24일 (수) 밤 9시 30분

 

경상북도 성주군, 도시에서 미술 입시학원

선생님을 하던 전정호, 이경숙 씨 부부.

그들은 10년 전 준비도 없이 산속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동화 속에

나올법한 부부만의 은둔의 아지트를 완성했다.

 

이 집에서 보닛 쓰고 앞치마를 입은 매일이

행복하다는 경숙 씨가 가장 좋아하는 이는

‘빨간 머리 앤’과 ‘동화작가 타샤 튜더’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밝게 사는 그들의 모습이

경숙 씨는 꼭 닮고 싶은 미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집의 콘셉트는 앤의 초록색 지붕 집이다.

그 집 만들어 내느라 가장 피땀 흘린 이가

바로 남편 정호 씨다.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부터

마당에 있는 토끼장 ‘2만 4천 원의 행복’까지.

모두 경숙 씨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정호 씨의

작품이다. 오랜만에 남편 정호 씨의 목공장이

문을 열었다. 경숙 씨가 폐목재들로 쟁반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경숙 씨의

요청대로 자르고 못을 박지만, 오늘따라 실수를

연발하는 정호 씨. 결국 경숙 씨에게 된통 혼이

나고 만다. 그리 혼을 내놓고 또 맘이 편치 않은

경숙 씨가 정호 씨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처음으로 작업용 앞치마를 만들어

선물했다. 티격태격해도 어느새 알콩달콩.

부부는 이 산중 아지트에서 제2의 신혼을

맞이한 것만 같다. 그리고 함께 나누는

부부만의 브런치 타임. 곱게 눈까지 내리고 나니,

이곳이 꿈꾸어 오던 그 낭만 아지트다.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방송일시 : 2021년 02월 25일 (목) 밤 9시 30분

 

경상북도 문경의 장자골, 예로부터 백만장자가

나오는 터라고 해서 ‘장자터’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고향 땅으로 13년 전 홍종국 씨가 돌아왔다.

도시에서 안 해본 일 없이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그가 이제 맘 편히 몸 누일 곳은 돌고 돌아

여기 고향 땅뿐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겐 농한기라지만, 종국 씨에게

겨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한 계절.

봄의 전령인 고로쇠 물을 채취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봄을 준비하느라

나무가 제 몸의 물을 위쪽으로 올리는 이때,

종국 씨는 구멍을 뚫고 관을 꽂아 그 물을

얹어낸다. 이것이 바로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인 고로쇠물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산중 생활 13년째인 그는

도끼질에도 일가견이 있다. 작은 체구에

도끼 무게나 이겨낼까 싶지만, 날쌔게 도끼를

내리치면 어느새 두툼한 통나무들이 금세

반쪽이 된다. 번개처럼 패 낸 장작을 아궁이

두 군데에 넣고 아랫목을 뜨끈히 데우고 나면,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또 그의 일.

겨울 가지치기를 위해서다.

 

만날 이렇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닌다고 해서

그의 별명은 장자골 산신령.

산신령 종국 씨가 소나무 가지치기를 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겨울 가지치기 한 소나무

가지의 솔잎들을 일일이 떼어내어

뜨끈한 아랫목에 깔아주면, 온몸에 솔향

스미는 솔잎 찜질방이 완성되는 것.

그곳에서 땀 한번 진하게 빼고 나서, 

말굽버섯부터 능이 당귀 옻나무까지

12가지 약재를 넣은 옻오리백숙으로 몸보신하면

겨울도 다시 찾아올 봄날도 두렵지 않다.

 

돌고 돌아 다시 고향으로 왔다는 장자골

산신령 홍종국 씨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산중의 오늘을 만나본다.

 

 

 

5부.힐링과 고독 사이

 

방송일시 : 2021년 02월 26일 (금) 밤 9시 30분

 

강원도 평창군, 13kg이나 되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반려견 딩동과 함께 산을 오른

심민정 씨. 이번이 딩동과 함께하는

두 번째 백패킹이다.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민정 씨가 처음 백패킹에 빠져든 것은 잠시

일을 그만두고 쉬던 그때였다. 여행이라면

수도 없이 다닌 그녀였지만, 백패킹은 뭔가 달랐다.

특히 혼자만의 백패킹은 고단하기만 했던

일상에 고독한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오늘도 그리하여 중독처럼 배낭을 챙긴 것이다.

 

목적지는 따로 없다. 산을 오르다 마음에 드는

장소가 나타나면 그곳이 하룻밤 몸을

누일 곳이다. 큰 소나무가 찬바람을 막아주는

그 자리가 오늘 그녀가 텐트를 칠 장소다.

최대한 가방을 가볍게 하려면 주변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오늘 텐트의 폴대 박는 쇠망치는

돌로 대신할 참이다. 불피우는 일이 쉽지 않은

산중에선 봉지라면과 발열팩으로

데운 수육 한 쌈이 그녀의 든든한 한 끼.

세상이 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그 자리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이곳은 천상의 카페가

따로 없다. 고독하기에 더 의미가 있다는

그녀만의 백패킹을 쫓아가 본다.

 

-

 

강원도 원주시, 매주 거르지 않고

도시에서 자연으로 떠나온다는 설동일 씨.

그가 오늘은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섬강 합수머리에 왔다. 질척이는 땅을 지나

물살을 가르고 쉬지 않고 달려 도착한 곳은

섬강에서도 인적이 드문 곳, 동일 씨가

오늘 지낼 차박 장소다.

 

텐트를 치고 나면, 그가 빠지지 않고 치루는

의식이 있다. 반려견 똠방이와 함께 커피 한 잔

하며 멍하니 강을 바라다보는 물멍시간.

이 순간이 그에겐 일주일 중 가장 경건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그리고 물멍 만큼 그가

좋아하는 것은 ‘구름 위의 산책’이라고

이름 붙인 카누잉. 똠방이와 함께 카누에 몸을

싣고 섬강을 누비다 보면 오지 속의 

또 다른 오지를 찾아온 기분이다.

일주일에 이틀, 고독 속으로 그만의 힐링 타임을

찾아온다는 설동일 씨의 차박 현장으로 떠나본다.

 

방송일 : 2021년 2월 22일(월) 2월 23일 2월 24일

2월 25일 2021년 2월 26일(금

기획 : 정경란

촬영 : 박주용

구성 : 문은화

연출 : 정진권

((주)박앤박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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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3편 미리보기

 

겨울이 가기 전에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겨울의 끝.

모두가 저 멀리 오는 새 계절을 기다리지만

겨울이기에 더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이 있다.

 

어느 산중 암자에는 속세를 등진 순백의 세상이

있고 산골 오지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간

마음들이 들판을 내달리며 오래된 옛집,

뜨끈한 아랫목에서는 옛 추억이 피어오른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조금 더 붙잡아 두고픈

풍경과 이야기들을 찾아 나선다.

 

 

1부. 그곳에 행복이 산다

 

2월 15일 (월) 밤 9시 30분

 

경남 거창 산골 오지에 마음을 빼앗겨

10년 전, 이곳으로 왔다는 전성철 조미경 부부.

오미자와 산마 농사가 끝나는

12월부터 2월까지는 부부의 겨울방학이다.

눈을 끓여 만든 모닝커피는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낭만.

남편 성철 씨가 얼음 썰매를 만드는 사이

아내 미경 씨는 새알심 넣고 호박죽을 끓인다.

 

뜨끈한 호박죽 싸 들고 앞산

작은 연못으로 소풍을 간 부부.

이들의 겨울방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경북 청도 8경 중 하나라는 높이 300m의 낙대폭포.

이 겨울 푸른 물줄기가 빙벽으로 변한 폭포는

홍성한, 김영희 씨 부부의 놀이터다.

고등학교 산악 동호회에서 만나

부부의 연까지 맺었다는 부부.

올해도 사이좋게 빙벽을 오르며

남들은 알지 못하는

겨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한다.

 

 

 

 

2부. 산사에 눈이 내리면

 

2월 16일 (화) 밤 9시 30분

 

경기도 양평과 가평 경계에 자리한 통방산,

‘세상과 통한다’는 뜻을 가진

이 산자락에 정곡스님이 계신다.

 

20년 전 우연히 이 산에 왔다 탁 트인 풍광에 반해

오두막 하나 짓고 그대로 눌러앉았다는 스님.

9살 백구 효돌이와 까마귀를 돌보며

이 계절을 지내신다는데... 배우고 즐기는 일 또한

수행이라는 스님 취미는 탭댄스다. 눈 내리는

풍경 속에서 탭댄스를 추는 스님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오늘도 깎아지른 절벽 위 마음 수행처로

향하는 스님. 내 안에 하나의 마음만 있을 때

행복에 이른다는 정곡스님을 만나러

통방산으로 향한다.

 

 

 

3부. 즐거운 나의 집

 

2월 17일 (수) 밤 9시 30분

 

단양 8경이 아름다운 용두산에는

15년 동안 흙집을 지으며 사는 임대혁 씨가 산다.

좀 더 잘 짓고 싶은 마음에

한 채, 두 채 짓다 보니 여섯 채가 됐다는 흙집.

대혁 씨의 흙집이 빛을 발하는 계절은

단연코 겨울이다. 칼바람 부는 날 아랫목에

누워 있으면 임금님도 부럽지 않다는데,

흙으로 만든 화덕에 솥뚜껑 뒤집어 부쳐 먹는

오징어 김치부침개와 막걸리는 대혁 씨가

즐기는 겨울 별미!

 

오늘도 그의 흙집엔 행복이 가득하다.

 

-

 

경기도 여주.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작은 2층 통나무집.

남편 박복진 씨가 아내 김영희 씨에게

두 번째 프러포즈를 하며 바친 집이다.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직접 터를 다지고

나무에 못질하고 페인트칠까지 하며

만들었다는 오직 아내를 위한 집.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남편이 고맙다는 아내.

사랑이 넘치는 부부의 집을 만난다.

 

 

 

 

4부. 아주 오래된 풍경

 

2월 18일 (목) 밤 9시 30분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하얀 눈 대신

목화꽃이 피었다. 목화 농사를 짓는

류복순, 이시현 씨 부부 덕분이다.

600년 된 초가 마당에는 수확한 목화솜이

한가득. 그리고 가득한 게 부부보다

오랜 세월을 보낸 옛 물건들이다.

 

90년 된 호롱등, 150년 된 목화씨 빼는 기계,

100년 된 다듬이 등등 옛것이 좋아 흙집 초가도

손수 보수하며 지낸다는 부부의

오래된 오늘을 만난다.

 

-

 

경북 봉화 의성 김씨 집성촌인

바래미 마을 입구에는

솟을대문이 멋스러운 400년 된 고택이 있다.

이 집에서 태어나 칠십 평생을

이 집과 함께하고 있다는 김종구, 김희선 부부

겨울이면 남편은 도자기를 굽고

아내는 옛 임금님의 간식이었다는

유자 쌍화탕과 유자단자를 만들며 

겨울을 보낸다는

부부의 소소한 겨울을 들여다본다.

 

 

 

5부. 추억이 소복소복

 

2월 19일 (금) 밤 9시 30분

 

강원도 횡성 깊은 골짜기엔

오늘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목청 좋은 첫째 김경자 씨, 손맛 좋은 둘째 은자 씨

그리고 경진 씨와 경국 씨가 그 주인공.

이곳에서 나고 자라 각자 대처로 나가 지내다

3년 전 둘째 은자 씨가 고향에 집을

지으며 사 남매가 다시 뭉쳤다.

 

막내 경국 씨가 만든 썰매를 들고

저수지로 향하는 사 남매.

밀고 당기는 반칙이 난무하는 썰매 타기와

손맛 톡톡하다는 빙어잡이를 하고 나면

어느덧 점심. 잡은 빙어로 끓인 매운탕에

추위가 날아간다. 겨울은 낮이 짧기에

사남매의 추억 찾기는 쉴 틈이 없다

가을에 묻어둔 밤을 찾아 산을 돌아다니다

보물찾기하듯 딴 돼지감자와 운지버섯이

주머니 가득. 마른 목은 계곡 고드름으로

축여본다. 오십 넘어 다시 인생을 함께하는

사 남매의 추억이 하나 또 늘었다.

 

방송일시 : 2021년 2월 15일(월) 2월 16일 2월 17일

2월 18일 2월 19일(금)

 

기 획 : 권오민

촬 영 : 고민석

구 성 : 정경숙

연 출 : 손석범

(㈜ 프로덕션 미디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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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582편 미리보기

 

인생은 아름다워

 

그대는 누군가의 낙원이 되어준 적 있나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다움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누군가에 의해 혹은 누군가에 보여지는 삶이 아닌

나만의 꿈, 나만의 색깔로 채워나가는 이들의 하루는

청량한 산공기처럼 맑고

봄날의 깃털바람처럼 사랑스럽다.

 

꿈을 달구는 일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조금은 더디게

조금은 엉뚱하게

자신의 삶에 텃밭을 일구는 이들.

창문 너무 바라본 그들의 삶을 마주하며

나오는 한마디~

인생은 아름다워 (la vie est belle)!

 

 

1. 그대라는 행복

 

2월 8일 월요일 밤 9시 30분

 

땅이 비옥하여 보배로운 섬, 진도.

바닷가 인근의 파란 지붕 집에 사는 허순자 씨.

정성스레 닭 키우고 율금 다듬으며

살아가는 순자 씨와 그런 동생과 따라

이곳에 자리 잡은 순자 씨의 언니.

 

시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찬거리가 널려있는

바닷가와 그 곳에서 캔 톳과 미역과 수삼으로

한 상 잘 차려먹으면 밥상에 웃음꽃이 핀다.

애지중지 키우는 진돗개와 사랑하는 남편,

언니와 함께 살아가는

순자 씨의 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

 

전남 영암의 50여 가구가 되지 않는

작은 산골 마을.

마을을 지키는 백 년 묵은 팽나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한옥, 안현당.

이곳의 안주인 현숙씨에게는 꿈이 있다.

돈도, 큰 집도 아닌, 감나무 꽃 흐드러지게 핀

고향 마을로 돌아가

노후를 보내는 것이 유일한 소원인 현숙씨.

평생 도시 생활을 해오던 남편 동석씨,

아내의 꿈을 이겨낼 재간은 없었다.

 

우여곡절 귀촌여정에 오른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현숙 씨보다

더 능숙하게 일을 하는 남편 동석 씨,

시골 살이에 완벽하게 적응했는데...

가야금 타고 북 장단 맞추며

자급자족 귀농라이프를 즐기는

귀촌 부부의 엉뚱 발랄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2. 낙원에 사시나요?

 

2월 9일 화요일 밤 9시 30분

 

경기도 파주시와 양주시, 연천군을 아우르는

감악산 자락, 흰 이불 덮은 늘막리 마을은

오늘도 고요하다. 마당이 예쁜 집에서 사는

동갑내기 부부, 최수호 씨와 민정희 씨

50년이 넘도록 한 집에서 살며 부부는

집과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

 

할아버지가 직접 지어올린 집에는

아내만을 위한 공간도 있다.

할머니가 애지중지 가꾸는 작은 온실,

혹한에도 꽃향기에 취해 추위도 잊는다.

하루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는 부부,

남편이 나가면 아내도 따라나서는 눈길.

 

찬바람이 불어도 낙원 약수터 가는 길은

포기할 수 없다.

세상에 오직 하나 부부만의 약수터

조용한 산자락에서 두 사람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추운 겨울에도 함께라면 마음만은 언제나 봄이라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3. 자온 길에 머무르다

2월 10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충북 부여의 오랜 시간이 흐르는 자온 길.

고즈넉한 옛 풍경이 주를 이루는 이 길에

몇 해 전부터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시의 삭막함에 지쳐 시골 라이프를 꿈꾸며

부여를 찾은 한솔 씨는

오랜 가게와 허물어가는 집들을 보며

이 곳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싶어

가슴이 뛰었다는데...

 

담배가게를 개조한 책방을 운영중인 상희 씨와

어르신들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사진작가 상묵 씨도

한솔씨의 가슴설렘에 기꺼이 동참했다.

 

 

손수 옛집을 고치고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젊은이들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자온길.

신구(新舊)의 만남 자온길은

답답했던 도시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시골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쳐가는

청년들의 또 다른 삶의 공간이다.

 

 

 

 

4. 바람이 안부를 묻거든

 

2월 11일 목요일 밤 9시 30분

 

경기도 양평 지평면에 위치한 작은 절, 무위사.

새벽의 공기를 가르는 소리는 다름 아닌 기타 소리.

부처님 앞에서 예불이 아닌

기타연주로 음성 공양을 바친다는 탄명 스님.

사찰 예불 소리 대신 감미로운

기타 소리가 절의 어둠을 가른다.

그때그때, 즉홍적으로 기타를 잡아 부처님께

노래를 올린다는데... 고운 목소리로

트로트를 부르는 스님의 표정이 밝다.

 

가진 것은 목소리와 불심뿐이라는 스님,

겨울 산사에서 홀로 맑은 소리를 흘려보내는

스님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

 

무위사에서 멀지 않은 곳,

백여 년은 족히 넘은 듯 오래된 집

담벼락을 넘어 노래 한 가닥이 흘러나온다.

커피를 갈며 노래를 부르는 김창진 씨는

흙 피리 만드는 도예가다.

어김없이 담벼락을 넘어오는 피리 소리.

 

그의 흙피리는 개구리, 두꺼비,

남방돌고래, 도롱뇽 등

멸종 위기종의 형상을 띄고 있다.

창진 씨에게 피리 소리는 어떤 의미일까.

 

곳곳 옛 손때가 묻은 물건들로 가득한

창진 씨의 집. 피아노 치고 흙 피리 빚어

부르는 그의 인생에 귀 기울여 보자.

 

 

 

5. 까치 까치 설날은

 

2월 12일 금요일 밤 9시 30분

 

전북 군산 회현면의 방앗간.

4대가 함께 먹고 자며 40년째 일궈온 이곳은

매일 같이 떡 찌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겨온다.

손발 맞춰 바삐 일하는 이곳의 대장은

매일 아궁이 앞을 지키시는 김복임 할머니

그리고 항상 반복 되는 방앗간의 일과도

든든한 며느리, 귀여운 증손자와 함께라면

지루하지 않다는데...

 

구정을 앞둔 고부의 장독 닦는 풍경과

옛 방앗간의 청취를 느껴본다.

 

-

 

전남 장흥의 비연 마을.

탐진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조용한 이 마을에

구정 때가 가까워지면 정신없이

바쁜 시골집이 있다. 4대 째 전통한과를

만들어 온 김춘자 씨와 최희섭 씨 부부는

8년 전 비연마을의 청정한 공기에 반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그 좋은 공기를 즐길 새도 없이

매일이 고두밥 찌랴, 조청 만드랴 

눈코 뜰 새가 없다는데

손발을 바삐 움직이면서도

부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건

전통으로 한과를 만들어낸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종일 솥과 불 앞을 오가는 부부의 삶과

그 손끝에서 피어난 전통한과를 만나본다.

 

방송일시 : 2월 8일(월) 2월 9일 2월 10일

2월 11일 2월 12일(금) 밤 9시 30분

 

기 획 : 정경란

촬 영 : 정석호

구 성 : 강남우

연 출 : 이희범

(㈜ 박앤박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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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우리 어릴 적에는

다시, 나의 고향

산골 동창회

촌놈들이 돌아왔다

오! 영원한 친구

행복이 별건가요

 

 


한국기행 581편 미리보기


떠올리면 마음 기슭에 

작은 행복이 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 

형제들과 계곡물에서 고기 잡아가면 

들에서 고사리 뜯어다가 듬뿍 넣고 

끓여내 주셨던 어머니의 생선찜. 

겨울밤 아궁이에 불을 넣고 

따끈한 아랫목에 모여앉아 나눠 먹던

 정겨운 풍경. 고향 집에 흐드러지게 달린 

열매 따 먹고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를 타며 웃던 유년시절.

 

그 시절 우리는 가난했지만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던 게 아닐까. 

그래서 다시 행복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내 마음의 고향산천으로.

 

 

1부. 다시, 나의 고향 

방송일시 2월 1일 (월) 밤 9시 30분

  

전라남도 담양 정감 넘치는 돌담과 운치 있게

 흐르는 도랑을 따라가다가 고영백 씨 부부의

 한옥에 닿았다. 도시에서 직장생활하는 내내

 이곳을 그리워하다가 정년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부부.


서로가 서로에게 당신이 더 어린아이 같다며

 사랑싸움하는 부부의 모습은

 이곳의 풍경만큼이나 정겹다.


오늘은 스님이 된 큰아들이 오는 날


눈 내리는 바다에 나가 갓 따온 감태를 

장작불에 부쳐내고 툇마루에 둘러앉으니 

맛있는 냄새와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다.


 



2부. 산골 동창회

2월 2일 (화) 밤 9시 30분


강원도 평창

어린 시절 수영하며 놀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금당계곡이 참 좋아서  5년 전 박경란 씨 부부는

 이곳에 손수 황토집을 지었다.

곳곳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부부의 집에 초등학교 동창들이 놀러 왔다!


어머니가 해주셨던 것처럼 범벅과 만두를 빚고

 아궁이 솥에 쪄낸다. 어릴 적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것처럼 썰매를 만들어 타고 

옛 놀이를 하며 놀다 보니 어느덧 예순이 

넘어버린 친구들은 코흘리개 개구쟁이로 돌아간다.


이 순간은 또 추억이 될 것이다.

살면서 한 번씩 떠올리며 방그레 웃음 짓게 되겠지.




3부. 촌놈들이 돌아왔다

2월 3일 (수) 밤 9시 30분


강원도 산속 오두막에는

도시에서 고향 땅으로 온 김도연 씨가 살고 있는데

온 세상이 꽁꽁 얼어버린 겨울날

도시에 사는 동생이 형님 집에 놀러 왔다! 

이십 센티미터쯤 두껍게 얼어버린 얼음을 깨서 

고기를 잡고 그러느라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언 나무를 패서 휴대용 난로를 만들고 

언 땅에서 칡을 캐 힘겹게 전분을 내서 

칡 떡을 만든다. 이 모든 것이 마냥 즐거운 

형님을 동생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이 겨울, 형제의 산중생활을 함께한다.

 

-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지만

눈물 쏙 뺄 정도로 매서운 한겨울의 소양호에서

딱 이때만 맛볼 수 있는 빙어를 잡느라 

신난 김재권 씨와 친구들을 만났다.

빙어와 함께 올라오는 메기, 동자개는 덤~

얼큰하게 끓여낸 가마솥 매운탕과 

추억의 도리뱅뱅 어릴 적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호미 고기로 속을 채우고

꽁꽁 언 물 위에서 팽이 시합하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노는 이들의 

오늘은 행복하다.





4부. 오! 영원한 친구

2월 4일 (목) 밤 9시 30분


강원도 횡성의 산속에서 얼굴만 한 말굽버섯을

 잔뜩 따고 즐거워하는 김명오 씨 부부를 

만났다. 동창생이라는 부부는 어린 시절처럼

 살고 싶어서 산골로 찾아든 것인데 병풍처럼

 둘러싼 산과 집 가운데로 흐르는 계곡

 검은 기와를 얹고 흙을 바른 집이 딱 어릴 적 

아내가 살던 곳의 모습이란다. 그리고 모든 것은 

남편이 아내를 위해 손수 짓고 만든 것~

 특별한 기술도 없던 채로 말이다.


고향 집을 닮은 부부의 집에는 형제들이

 놀러 온다. 자연에서 얻은 먹거리를 넣고 

불을 피워 닭개장을 끓여내면 옛 풍경이

 떠올라 재밌다.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간

 부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함께하는

 이마저 흐뭇해진다.




5부. 행복이 별건가요

2월 5일 (금) 밤 9시 30분


강원도 강릉

큰 물줄기를 따라서 산을 오르다가

마실 물을 얻기 위해서 언 계곡을 깨는

 강륜 씨를 만났다. 아름다운 숲속에 어린 시절 

그랬듯 자연 그대로 집을 짓고 산양 50마리와 

개 천둥이와 영이와 닭들과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자유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화려한 집도 진귀한 먹거리도 재미나는 

놀잇거리도 이곳에는 없는데 그 행복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


바닷가 길에서 현종 스님을 만났다.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해서 

강릉의 현덕사로 왔고

어머니의 음성을 닮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포행하는 것을 좋아하신단다.


스님은 차 대신에 손수 볶고 맷돌에 갈아서 내린

 커피를 대접에다가 따라내신다. 

차나 커피나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은 같고 

스님은 차보다 커피를 좋아할 뿐이라고.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자.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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