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바리톤 이대범(49).
그는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던 전도양양한 성악가였다.
사랑하는 아내 이소연(45) 씨와 함께
밀라노에 정착해
오페라 가수로 승승장구하던
그의 삶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6년 전 그날,
그가 일구어 가던 세상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고
이탈리아의 상황은 특히 심각했다.
당시 둘째를 임신 중이던
아내 소연 씨와 어린 아들을
고민 끝에 잠시 한국으로 보내고
홀로 밀라노에 남아 있던 대범 씨.
그렇게 떨어져 지내던 중
그에게 급성 뇌경색이 찾아왔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뒤늦게 병원에 갔지만
이미 골든 타임이 한참 지나
뇌 손상을 크게 입었고,
그 후유증으로 대범 씬
몸 오른쪽으로 편마비와 함께
심각한 언어 장애를 갖게 됐다.
인간극장
보통 사람들의 실제 삶을 밀착취재하여 제작한 휴먼다큐프로그램.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수 있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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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사랑했던 노래만은 부르고 살라는
하늘의 허락이었을까.
놀랍게도 대범 씬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혼신을 다해 부르는 그 노래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런 남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소연 씨.
몸이 불편한 남편과
태리(11)·태라(7) 두 아이를
돌보는 일만도 벅차지만,
기꺼이 대범 씨의 매니저이자 통역사가 되어
한 발짝 한 발짝 함께
세상 속으로 나아가고 있다.
가혹한 삶의 파도에 밀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 닿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다시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두 사람.
이들의 아름답고도
찬란한 삶의 무대로 들어가 본다.
# 귀국 그 후... 삶은 계속된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빌라.
부부의 아침은 평범하다.
태리(11)와 태라(7) 남매를 각각 학교와
유치원으로 보내고 나면 오붓하게
아침을 먹는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대범(49) 씨의 몸이 불편하다는 것.
6년 전 찾아온 뇌경색의 후유증으로,
오른손으로는 숟가락질도 제대로 하기 힘들고
일상적인 대화도 자유롭게 나누기 어렵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적당한 말을 찾기가
어려워 단어만 나열되기 일쑨데
그럴 때마다 족집게처럼
대범 씨의 마음을 읽고 알아듣는 이가
바로 아내 소연(45) 씨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부부는 함께 연습실로 향한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말 한마디 못 하던
상황에서도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불렀던 대범 씨.
그렇게 대범 씬 심한 언어 장애 속에서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고
예전처럼 크고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다시 무대에도 서게 됐다.
악보에 적힌 가사를 보고
그대로 읽는 것조차 쉽지 않고
노래 한 곡을 익히려면 무한 반복해
듣고 수없이 불러야 하지만
그 과정조차 대범 씨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 절망을 딛고 다시 부르는 노래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유학길에 올랐던 대범 씨.
오스트리아 빈시립 음악예술대학과
이탈리아 밀라노 시립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가수로 데뷔했다.
아내 소연 씨와는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에
만난 사이. 외국어 고등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러시아로 대학 진학을 했던
소연 씬 졸업 후 글로벌 기업의
모스크바 법인에서 근무하던 중
대범 씨와 사랑에 빠졌다.
밀라노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들 태리를
낳고, 대범 씨를 세계적인 성악가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던
눈부신 시절도 잠시,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대범 씨에게
급성 뇌경색이라는 불행이 찾아왔다.
만약 그때 함께 이탈리아에 남았더라면,
아니 함께 귀국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소연 씬 후회하고 또 후회했지만
계속 그렇게 후회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사람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남편에게 무대를 선물하기 위해,
작은 기획사를 세우고 동분서주 중인 소연 씨.
지난해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청도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문화 학생들 행사의 오프닝 공연,
그리고 기획사를 세운 후
처음 기획한 공연까지,
대범 씨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조금씩 늘고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 바리톤 이대범의 인생 2막
예전같은 완벽한 기량은 아니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무대가 있다면
관객이 설령 단 한 명뿐이더라도
기꺼이 서겠다는 대범 씨.
오페라 가수 시절엔 더 큰 무대, 더 큰 역할,
더 큰 성공을 위해 내 달렸지만
이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됐다.
언어 장애로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해답을 주긴 어렵지만
언제나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함께 하며
대범 씨 만의 속도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가장 안쓰럽고 미안한 건 아내 소연 씨.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면
건강을 더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날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은 연애 시절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몰래 연습 중인데
곧 예정된 버스킹 무대에서 불러줄 계획이다.
행복한 기억들이 가득한 밀라노로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겠다는 소망도 생겼다.
어둡고 캄캄했던 지난 6년은 어쩌면
삶의 두 번째 막이 오르기 전의 암전.
대범 씬 위로와 희망의 노래로
새롭게 오를 다음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1부 줄거리
남양주의 활기찬 아침.
남편 대범 씨가 아이들의 등원을 돕고 나면
서둘러 아내 소연 씨와 연습실로 향한다.
대범 씨는 바리톤 성악가.
비록 6년 전, 급성 뇌경색으로
말도 행동도 제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기적이 일어난 걸까.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할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소중한 기회로 공연에 가게 된 대범 씨 부부.
하지만, 대범 씨의 몸이 영 따라주지 않는데...
연출 : 정유진
글 : 최근주
촬영 : 민병일
조연출 : 황 준
취재작가 : 이제영
방송일시 : 2026년 10월 5일 10월 6일 10월 7일
10월 8일 10월 9일(금) 오전 7:50~8:25
6468회 6469회 6470회 6471회 6472회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이제영 취재작가

[출처]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