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내 마음속의 풍경

우리가 수우도로 온 까닭은

구름 맛집 1번지

바다 정원을 본 적 있나요

이리 살면 좋지 아니한가

인생, 달리다




한국기행 548회 미리보기 


 < 내 마음속의 풍경 >


누구에게나 꼭 눈앞에 두고 살고 싶은,

혹은 결코 잊지 못해 마음속에 품고 사는

 풍경 하나쯤은 있기 마련.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사는 것에 

치여 주저앉고 싶은 어느 날-

품은 그 풍경 하나로 잠시 마음의 쉼표 찍고 

사는 사람들.

누군가는 벌써 그 풍경 안에 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풍경을 찾아 오늘 길을 나서기도 할 터.

그 아스라한 풍경을 찾아 힐링 여행을 떠나본다.



1부. 우리가 수우도로 온 까닭은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5일 (월) 밤 9시 30분


삼천포항에서 하루 두 번 소형여객선을 타고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통영의 수우도.

사량도에 가려진 작은 섬,

수우도에 오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풍경을

 가슴에 품었다. 첫배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수우도에 도착한 하종구 씨 일행.

그들이 향한 곳은 수우도의 은박산이다.

종구 씨 일행이 산을 찾은 이유는

140M 해안 절벽인 신선봉을 오르는 암벽등반 때문.

수우도의 암벽등반 루트를 처음 개척한 이들에게

푸른 바다와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수우도 

암벽은 언제 올라도 설레는 곳이다.

해벽에 매달려 남해의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

그들은 이 풍경을 잊지 못해 올해도 

다시 수우도를 찾았다.


-


7년 전 수우도에 돌아온 청년, 김정갑 씨도 

수우도에 잊지 못할 풍경이 있다.

산초나무 잎을 주머니에 따로 챙기는 정갑 씨는

산길을 오르는 내내 자신을 걱정할 

어머님 이야기뿐이다.

그런 그가 은박산 산행에 나서면 꼭 들러 

쉬는 곳이 해골바위다.

숭숭 뚫린 가파른 바윗길도 평지 걷듯 걷는 정갑 씨.

해골바위 그늘 아래서 푸른 바다를 보고 

있자면, 모두 근심 걱정이 다 잊힌다.

어머니를 찾아 밭에 도착한 정갑 씨.

집으로 갈 생각이 없는 어머님을 도와 서둘러

 팔을 걷어붙였다. 장가 안 간 아들이 제일

 걱정인 어머니와 그 어머니가 제일 걱정인 아들.

언제 생겼는지 모를 상처를 귀신같이 알아차린 

정갑 씨가 어머니 다리에 약을 바르고 호- 하고 

불면 어머니는 웃음꽃을 피운다.

저녁 찬거리를 구하러 바다로 나간 정갑 씨.

떠밀려온 홍합을 미끼 삼아 던져놓은 통발은 

어느새 해산물 백화점이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게가 들어간 

취나물꽃게 된장국과 돌문어 숙회까지.

어머니를 위한 정갑 씨의 산해진미가 한상 차려졌다.

한 상에 마주 앉은 아들과 어머니.

정갑 씨는 사는 동안 이 풍경이 계속되길 꿈꾼다.





2부. 구름 맛집 1번지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6일 (화) 밤 9시 30분


강이 산을 품고 산이 하늘을 품은 곳,

경상북도 군위군 화산마을.

구름도 쉬어가는 집 앞마당이 좋아

덜컥 이곳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지

 7년째라는 김수자 씨. 그녀의 하루는 

귀틀집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지펴 조청을

 끓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온종일 걸리는

 조청 달이는 일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산과 구름이 펼쳐내는 변화무쌍한 집 앞 전망 때문.

그런 수자 씨의 삶이 부러워 이 동네 주민이 된

셋째 언니 주연 씨는 재촉할 이 하나 없는

 이곳의 느린 삶과 풍경이 더없이 좋다.

그리 사는 동생이 부러운 것은 첫째, 둘째 언니도

 마찬가지. 도시 사는 두 언니는 주말이면 수자 씨 

사는 화산마을로 나물을 캐러 온다. 소싯적 

나물 박사였던 첫째 언니 계연 씨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던 수자 씨는 이제 언니들에게 

산나물을 설명해주는 나물 박사가 다 됐다. 

막 딴 산나물을 씻기 위해 차가운 계곡물에 

손을 담근 자매들은 서로에게 물수제비를 

던지며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잠겨본다.

작년 가을, 화산마을에 반해 황토 귀틀집의

 한 식구가 된 수자 씨의 큰딸 지영 씨를 

비롯해 둘째 딸 부부까지 총출동한 오늘,

힘쓰는 일이 많은 천연염색 작업에 온 가족이 

동원됐다. 두 사위가 파낸 소루쟁이 뿌리로

 염액을 만들고 두 딸, 손녀들의 손을 빌어 

노란 물에 흰 천을 담그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샛노란 스카프가 탄생한다.

눈부신 파란 하늘을 이고 바람에 몸을 맡긴

 노랑 천의 하늘거림은 이곳 풍경의 백미.

수고한 가족을 위해 수자 씨가 차린

 산나물 무침부터 직접 만든 약조청을 넣은

 제육볶음까지, 구름 맛집에서의 만찬은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더 맛깔나다.




3부. 바다 정원을 본 적 있나요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7일 (수) 밤 9시 30분


강원도 양양군, 파도가 세차게 치는 바다를 

정원으로 삼고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산에 살면서 바다로 출근하는 정환 씨와, 정미 씨. 

두 사람은 결혼한 바로 다음 날 서울에서

 양양으로 터를 잡았다. 매일 부부가 잠수복에 

공기통까지 장착하고 뛰어드는 곳은 해초와

 물고기들이 뛰노는 바다 정원. 도시에서 

회사에 다니다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들어

10년 전 이곳에 정착한 정환 씨는 6년 전,

아름다운 바다 밑에서 평생의 반려자 정미 씨를

 만났단다. 펄떡이는 물고기가 가득한 어판장에서 

한창 제철인 대구를 산 정미 씨가 남편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맛깔난 대구탕을 앞에 두고

 풍경 담은 창 앞에 앉은 부부에게 일상은 

곧 여행이다. 스킨스쿠버 동료들과 바닷속을

 청소하러 나선 날 일회용 컵에 버려진 어망들까지

 즐비한 바닷속을 청소하고 끊어진 통발 속에

 갇힌 문어를 구하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바다 정원을 지키는 것이 그들 마음속의 풍경을 

지키는 일이라고 믿는 두 사람.

부부의 소원은 이 바다가 지금 이대로

 그들 곁에 머무는 것이다.





 4부. 이리 살면 좋지 아니한가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8일 (목) 밤 9시 30분


강원도 양양군 바다 지나 솔숲 작은 집엔

 딱 하루만 행복하기 위해 떠나온 부부,

장세호 씨와 박미화 씨가 살고 있다.

서울을 떠난 지 20년, 평생 호텔리어로 살며

 좋은 곳에서 좋은 풍경 보고 지낸 세호 씨지만 

사람들 대접하고 살피는 것이 일상인 시간 속에서

 제대로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간직하고 있었던

‘숲속에 작은 집 짓고, 바다나 보며 

살고 싶다’는 그 꿈 이루고픈 욕심에 쉰둘의

 나이에 이른 명퇴를 하고 어느 날 갑자기

 결정한 귀촌. 양양의 솔숲을 보고 단번에

 인생 2막의 보금자리를 결정한 세호 씨가 

손수 지은 흙집에는 봄이, 뭉치, 솔이, 달자 등의

 동물 친구들이 함께 살고 있다.

장에서 사 온 해바라기 모종으로 다가오는

 여름맞이 텃밭 가꾸기에 나선 부부.

아욱, 고추에 이름 모를 쌈채소들까지,

매일 다르게 얼굴을 내미는 텃밭의 흙을 만지고 

사는 지금 삶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단다. 

일 년에 딱 한 번 테이블을 밀어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날, 새 얼굴을 내민 나무 테이블에

 나무 냄새가 진동하면 부부는 낡은 가마솥에 

불을 피우며 가장 행복한 만찬을 준비한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 사는 부부의 특별한 풍경을 만나본다. 




5부. 인생, 달리다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9일 (금) 밤 9시 30분


전라남도 순천시, 넓은 고사리밭을 모노레일로

 달려 오르는 남자가 있다. 밤밭이었던 산을

 갈아엎고 고사리밭으로 만든 해식 씨는 

아픈 아내 영숙 씨를 두고 오늘도 모노레일을 

달린다. 아내가 다리를 다치기 전에는 언제나 

함께였지만 이제는 고사리를 꺾는 것부터 삶고

 말리는 것까지 혼자 하게 된 해식 씨는 그래도

 괜찮다. 아픈 아내에게 순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할 수 있게

 됐으니까. 홀로 일한 남편을 위해 고사리전부터 

고사리 생선조림까지. 아내 영숙 씨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식사 후, 쭉 뻗은 도로를 달려서 남해의

 푸른 바다 앞에 도착한 부부. 일몰의 금빛 물결에

 반짝이는 해식 씨의 은빛 머리카락을 보며,

 한평생 함께 달려온 남편에게 아내 영숙 씨가

 전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


강원도 영월군.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는 트럭이 있다. 

마트에 갈 수 없는 오지 사람들을 위해 없는 게 없는 

만물 트럭을 모는 손병철 씨와 이애숙 씨.  부부는 

벌써 10년째 몸이 불편해 읍내로 장 보러 가는 것도

큰일인 어르신들을 위해 만물 트럭을 모는 중이다.


멀리서 트로트 노랫소리가 들리면 먼저 나와서 

부부를 기다리는 할머니들. 몸이 아파 오랜만에

 오지 마을을 찾은 애숙 씨를 본 할머니는

눈물까지 흘리는데, 오가는 안부 인사엔

 10년의 정이 스며있다. 오지 산골을 돌다가 

경치 좋은 곳에서 먹는 점심은 병철 씨 부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다시 트럭을 타고 도착한 

오지 마을에서 마주한 소박한 한상에는 10년

 세월을 오지로 달려준 이들에 대한 할머니들

 고마운 마음이 담겨있다


방송일시 : 2020년 06월 15일(월) - 06월 19일(금)


기획 : 김경은 

촬영 : 박주용 

구성 : 문은화 

연출 :김주철 

((주)박앤박 미디어)


[출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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