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시골달인

 은둔의 달인을 찾아서

 자연 밥상의 고수

 나와라 만능 손

 소문 듣고 왔습니다  

최고의 고수를 찾아라  




한국기행 501회 미리보기 


시골달인 


오랜 세월동안 성실한 반복을 거치다보면

평범한 우리는 누구나 ‘달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산과 계곡, 논밭과 바다를 삶의 배경으로

평생의 시간을 충실하게 지나오면서 고수로 거듭난

달인을 찾아 떠나는 기행

각자의 자리에서 나만의 가치를 발굴해 낸

우리 주변 달인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1부. [은둔의 달인을 찾아서]


상투 튼 머리, 허리에 찬 마패, 길게 늘어진 흰 수염.

한 눈에 봐도 딱 ‘조선 스타일’인 남편은

속세를 떠나 선비의 안빈낙도를 

제대로 즐기는 풍류의 달인이다.

범상치 않은 행색만큼이나 심상치 않은 행동.

하늘, 바다, 땅을 화선지 삼아 

빗자루 붓 허공에 휘둘러 글을 쓰더니

학문하러 간다면서 등에 지는 건 가방 대신 지게?!

자연을 벗 삼아 제대로 풍류를 즐기는

21세기 현대판 선비의 산중생활 예찬을 만나보자.


-


섬진강 550리 물길로 흘러드는 화개천이

청정수 자랑하며 여름을 알리면

수박 내음 가득 품은 채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 ‘은어’.

예민하고 민첩해 좀처럼 낚기 힘든

 은어지만 그래도 비법은 있다.

볼펜심을 이용해 직접 만든 ‘걸갱이 낚싯대’.

물의 흐름을 유도해 레이더망 안으로 

끌어들이는 ‘숙련된 왼손’.

그리고 숨죽이고 접근하는 잠입능력과

은어보다 빠른 손과 잡을 타이밍을 아는 판단력.

밤낮없이 노력한 덕분에 소문난 달인이 되었지만

다리 이곳저곳엔 영광의 상처가 가득하다.

파란 멍 자국들 훈장이라 자랑하며

넉살 좋게 웃어 보이는 달인을 따라 

섬진강 은어를 만난다.


 



2부. [자연 밥상의 고수]


바닷길이 열리고 바다가 민낯을 드러내면

드디어 한 손에 붓자루를 든 

할매들이 개펄을 접수할 시간

쏙 구멍에 붓을 넣고 살랑살랑 약을 올리면

집안에 쏙쏙 숨어있던 쏙이

한껏 성을 내며 할매들 붓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때는 바로 이때. 신바람 난 할매들

 쏘옥 쏙 잘도 뽑아내는 쏙.

쏙 잡이의 쌍벽들 서로 신경전 벌이며 

자웅을 겨루는 남해의 개펄에서는

오늘도 볼멘소리 실랑이가 벌어지다가도

고소한 쏙 튀김 하나로 웃음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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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장수 오지 마을에

세계 곳곳을 떠돌다 행복 찾아

 산골로 들왔다는 한 남자가 있다.

자급자족 100%. 생활비 0원.

그야말로 도무지 돈 쓸 일이 없다는 

그는 무위자연, 무욕 생활의 달인.

산과 들이 키워준 푸성귀에 쌀, 보리,

 밀은 물론 각종 채소와 과일들까지.

손수 먹을거리를 모두 직접 키우고 

수확하는 만능 농부.

매 끼니마다 한 끼 먹을 만큼만 거두고 먹는 그는

오늘 모처럼 밀을 탈곡해 밀겨 그대로 맷돌에 갈고

손수 만든 화덕에 빵 굽기에 도전한다.

방금 따온 싱싱한 오디를 넣은 오디 빵은

 과연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3부. [나와라 만능 손]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에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

호기심에 그 소리를 잠시 따라가 보면

여름 땡볕 아래 용광로 같은 열기를 내뿜고 있는

기상천외 아이디어로 무장한 발명의 

달인을 만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도전하는 경험을 

즐기는 그는 일명 크리에이터.

오늘은 그의 오랜 로망이었던 낚싯배를 만드는 날.

재료공수를 위해 보물창고로 달려간 

그가 도착한 장소는 다름 아닌 고물상.

바람 빠진 짐볼을 발견하곤 뛸 듯이 기뻐하는데

과연 짐볼로 어떻게 배를 만들겠다는 것일까.


뚝딱뚝딱 요란한 움직임이 반복되길 몇 시간째.

드디어 재밌는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하는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낚싯배.

지인들은 그를 두고 사서 고생한다고들 하지만

그에겐 직접 만든 물건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


햇살 좋은 오후.

직접 만든 낚싯대 어깨에 들쳐 메고

이제 막 완성한 특별한 배에 오르면 출항 준비 완료.

개성만점 발명의 달인이 승선한 배는 

과연 순항 할 수 있을까.





4부. [소문 듣고 왔습니다]


반가운 제비 안내하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이르게 되는 오래된 옛집.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삼삼오오 모여 앉은 할머니들이

 좋은 구경 시켜준다며

100년 묵은 다듬이 방망이와 다리미를 내어온다.

저마다 각자가 서로 달인이라며 다듬이질

 자랑 뽐내는 할머니들 덕에 시작된

신바람 나는 다듬이질 한마당.

다듬이질 정겨운 소리 따라 옛 이야기

 술술 풀려나오고

할머니들 사이 감도는 묘한 신경전에

다듬이질 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간다.

천하제일 다듬이질 달인이 누군들 어떠랴.


저마다 한평생 지나온 옛 세월이 녹아 있는 

청아한 리듬이 흥겹기만 한 것을.


-


낙지잡이 달인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도착한 섬 하의도.

낙지가 유명한 하의도에서도

마을 사람들 모두 다 엄지 들어 

손꼽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주인공이 바로 천문삼씨다.

온 몸을 날려 왼손을 개펄에 찔러 넣으면

 영락없이 걸려나온다는

그의 독특한 낙지 사냥법을 

드디어 두 눈으로 확인할 시간.

그런데 물 때 탓인지 계절 탓인지 

어쩐지 낙지는 감감 무소식이고

뒤따라 다니느라 방해꾼이 되어버린 제작진에게

어쩐지 따가운 눈총이 모두 쏟아진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매의 눈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여기저기 

숨구멍 막아 둔 곳들마다

낙지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등장.

식초 팍팍 넣고, 상큼한 오이에 달달한 배까지

 송송 썰어 넣어 뒤

시원한 얼음 동동 띄워 먹는 하의도식 

독특한 연포탕은 고전하며 땀 흘렸던 

그의 하루를 차갑게 위로한다.




5부. [최고의 고수를 찾아라]


짱뚱어가 펄쩍펄쩍 뛰기 시작하는 

햇살 따가운 여름.드디어 사냥꾼이 떴다는

 소식에 위험을 감지한 예민한 짱뚱어들이

 뻘 속으로 쏜살같이 숨어든다.

그런 녀석들을 잡기 위해 소리 없이 

귀신같이 뻘 배를 밀며

목포의 갯벌 이리저리를 누비는 달인.

날카로운 적막이 감도는 이곳 개펄은 

지금 폭풍전야. 눈에 보이지 조차 않는 거리에서

들고 있기도 버거운 10m가 넘는

 장대 낚시를 한번 휘두르면

백발백중 짱뚱어가 날아온다.

빈 바늘로 돌아오는 일이 없는 낚싯대 덕분에

어느새 짱뚱어가 한가득.

오늘도 위풍당당 승리를 거머쥔 달인은

 무거워진 널배에도 콧노래가 절로난다.


-

 

마치 화가 나신 듯 퉁명스레 시어머니 툭툭

 던지시는 말에 갓 시집온 며느리

 가슴 서늘해진다는 강원도 강릉 사투리. 

이제는 정겹게만 들리는 시어머니의 사투리는

 강원도가 인정하고 알아주는 명실상부한 

최고 실력이다. 강릉 사투리 대회 일등에 

빛나는 시어머니와 소리꾼 버금가는 시아버지. 

밭에서 일을 할 때도, 알콩달콩 데이트를

 즐길 때도 넘실넘실 흘러나오는 자연스런 

사투리와 흥겨운 노래에 어느새 구수하고

 해학이 한마당.


‘마카! 강릉 사투리 하잖소. 얼른 구경 오시와’


방송일시 : 2019년 7월 1일(월) ~ 7월 5일(금) 

기 획 : 김 민 

촬 영 : 고민석 

구 성 : 허수빈 

연 출 : 남호우 

(㈜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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