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643회 미리보기
곡괭이로 다시, 인간승리! 자연인 나용훈
이웃집 하나 없이 고요한 산골.
분주한 발걸음이 겨울 산의 적막을 깨운다.
곡괭이 하나를 들고 매일 산을 오르는
나용훈(53) 씨. 깎아지른 산비탈을 놀이터 삼고
살얼음 낀 계곡물에서 등목을 즐기는
열정적인 사나이다. 직접 끓인 약초물을 마시고
쉰이 넘어가는 나이에도 흰머리 한 올 없는
검은 머리를 유지하는 용훈 씨. 그의 시간은
마치 거꾸로 흐르는 듯하다. 다부진 체격과
환한 미소를 지녔지만, 한때 건강의 적신호가
도미노처럼 켜졌을 때 비로소 산 생활을
결심했다. 그가 매일 산으로 향하는 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자, 삶을 향한
몸부림이다. 그렇기에 그는 오늘도 산으로 간다.
나는 자연인이다 : MBN 프로그램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힐링과 참된 행복의 의미를 전하는 프로그램
www.mbn.co.kr
어려운 형편 속에서 끼니도,
제대로 된 옷 한 벌도 갖기 힘들었던
유년 시절. 6남매를 책임져야 했던 부모님을
보며 이른 나이에 철이 들어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3개월간 직장 생활을 했지만,
월급만으로는 원하는 미래를 그릴 수 없었다.
당장 돈을 벌고 싶었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 대신
리어카를 장만해, 장사를 시작했다.
낯선 이에게 말 걸기도 부끄러워했던
성격이었지만, 새로운 환경에도 곧장 적응하며
리어카 위에 올라가 춤을 추기까지 하는
진정한 장사꾼으로 거듭났다. 총 30여 가지의
물건을 팔면서 앞만 보고 달려 온 용훈 씨.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청소업체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밤낮없이 뛰었다.
그러나 그의 삶은 방심하면 미끄러지는
비탈길 같았다. 맡은 일은 착실히 해내며
꼼수를 모르는 성격이었던 그. 하지만 우직하고
성실하게 돈 버는 일에 잠시 지쳤던 탓인지,
다단계 회사의 영업에 넘어가게 된다.
그 일로 그간 모아둔 수억 원을 잃게 된
그는 다시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간다.
고향에서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청소 용역을 시작하며 또다시 충실히
한 푼 두 푼 모아갔다. 두 번 다시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사장이 되어서도 늘 현장을
뛰어다녔고, 가족 사업으로 확장시키며
25년을 버텨낸 자연인. 하지만 육체노동의
대가는 가혹했다. 청소 약품의 유해 성분이
밀폐된 공간과 뜨거운 물에 반응하면서
그의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무릎과 어깨 수술을 연이어 받게 되며
그는 또다시 미끄러졌다. 몸이 버틸 수 없음을
직감했을 때 비로소 은퇴를 결심했다.
절대적인 쉼을 위해 들어온 자연. 처음에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지만,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 때문인지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불편했다. 결국 그는 곡괭이를 들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돌밭의 돌을 골라내고,
그곳에 씨앗을 심으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같이 심었다. 쓰러지기 직전까지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힘이 들면 스스로
멈출 줄 아는 여유를 찾았다.
그에게 산은 그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곳이다. 하루하루 자연과 함께하며 손끝으로
만드는 터전 속에서 그의 겨울나기는 계속된다.
직접 잡은 닭으로 만든 닭갈비는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으면 겨울 감기도
두렵지 않다. 김치를 좋아해서
항상 100포기 이상 담그며 든든한 겨울을
보낸다는 자연인. 땅을 고르며 나온 돌로
돌탑을 쌓으며 그는 또 다른 소망을 새겨본다.
곡괭이로 인간승리를 새긴 자연인 나용훈 씨의
이야기는 방송일시 2025년 2월 12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