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76회

 

뜨거운 위로 - 순대, 마음을 채우다

 

문을 밀치고 들어서자마자

달겨드는 구수한 음식 내음새

종일 두고 무쇠솥에 국물은 끓고

김은 피어오르고

(중략)

내가 그동안 잃어버린

미더운 사람 마음과 사람의 얼굴이

여기 와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구나

- 나태주의 시 < 순댓국밥집> 중에서

 

찬바람에 뼛속까지 시리고,

마음 둘 곳 없어 쓸쓸한 저녁

문득 생각나는 뜨끈한 순댓국 한 그릇!

 

내장과 선지 같은 보잘것없는 재료지만

제 속을 온기로 가득 채워

오랫동안 우리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준 고마운 한 끼!

 

속에 품은 재료에 따라

그 맛도 사연도 무궁무진한 순대는

과거와 현재,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맛의 종합세트 같은 음식이다

 

삶의 모든 희로애락의 순간마다

위로와 응원이 되어준

국민 별미, 순대를 만난다

 

 

 

 

■ 돼지 잡는 날, 순대 먹는 날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 흥부네토종한방순대

문의: 054.653.6220

주소: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용궁로 131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황금 들판을 누비며

가을걷이가 시작된 읍부리 마을. 처음 수확한

햅쌀을 성주단지에 담아 조상님께 올리고

한 해 농사에 감사하는 제를 올린다. 올해처럼

추석이 일찍 들어 햇곡식과 햇과일이 나오지

않았을 땐 음력 9월 9일에 중구 차례를 지내는

풍습도 전해온다. 명절이나 큰제사, 혼인이나

초상 같은 큰일을 치를 때는 돼지를 잡는 일이

흔했다. 돼지를 잡으면 신선한 내장과

선지를 얻을 수 있어, 그날이 순대를 만드는 날!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손을 보태야

만들 수 있는 게 순대다. 마을에서

큰일 치를 때면 도맡아 일했다는 시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은 양옥자(64세) 씨는 21년째

순대를 만들고 있는 순대 장인. 돼지 소창뿐

아니라 막창을 이용해 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의

막창순대를 만든다. 돼지 잡는 날은

보살감투(오소리감투), 울대, 식도, 콩팥 같은

내장도 삶고, 삶은 막창을 숯불에 노릇노릇

구우면 온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막걸리 한잔을 나누곤 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던져 준 돼지 오줌보를 불어

축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큰한 돼짓국 한 솥 끓이면 잔치 날이

따로 없었다. 부족했지만 사람사는 정이

있었던 시절의 추억이 담긴 순대는 요즘

용궁순대라는 이름으로 용궁면을 알리는

대표 음식이 됐다. 돼지 잡는 날의 추억과

이웃 정이 가득 담긴 용궁면 사람들의

순대 이야기를 만난다.

 

 

 

 

■ 순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주던 장터 음식

–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

 

* 충남집순대

문의: 041.564.1079

주소: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충절로 1748

 

‘순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 이름,

병천순대. 해도 뜨기 전인 오전 4시,

돼지 뼈를 끓이며 하루를 시작하는 곳이

있다. 바로 병천면의 오래된 순댓국집.

뜨거운 가마솥 앞을 지키며 살아온

세월이 벌써 30년. 아들까지 4대째 한결같이

그 맛을 유지하는 비법은 육수를 내고

남은 돼지 뼈에 붙은 살과 매일 삶아

신선한 내장들이다.

 

경상도, 전라도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병천면은 일찍부터 큰 장이

섰던 곳. 장날 좌판에서 팔기 시작한

순댓집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1970년대 이후. 양돈산업이 발달하면서

돼지 부산물을 값싸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병천면의 이름을 건 순댓집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아예 순대 거리까지

생겼다. 집집마다 재료나 조리법이 다르지만

병천순대는 채소가 많이 들어가고 선지를

넉넉하게 넣어 제대로 된 피순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오랜 세월 순대 맛을

지켜온 병천면 사람들의 자부심과

순댓국 한 그릇에 기운을 얻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따스한 사연을 담는다.

 

 

 

 

■ 순대, 바다를 채우고 추억을 품다

–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면

 

* 하우리부일호횟집

문의: 061.261.1210

주소: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면 독우길 234

 

순대는 지역마다 집마다 만드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 임자를 만나

진짜 임자도까지 들어가게 된

이자홍(48세) 씨는 임자도의 풍부한 먹거리

매력에 푹 빠져 사는 24년 차 요리사.

아내의 고향인 임자도로 귀촌해 부모님과

함께 살고있는 그에게 최고의 식재료는

단연 민어다. 임자도는 국내 최대 민어 주산지로

오랫동안 민어잡이를 했던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속에 민어로 다양한 요리를

시도하고 있는데, 순대도 민어부레와

민어대창을 이용해 만든다. 낙지, 전복,

갑오징어, 대하, 고둥 같은 신안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들을 다져 소를 만들고,

염생식물인 함초로 간을 맞추고 감칠맛을 더한다.

 

민어부레로 만든 순대는 조선시대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된 순대로 신안에서도

오래전에 귀하게 먹던 순대였다고 한다.

부레는 생으로 먹으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지만 순대로 만들면 부드러운 맛이

별미란다. 크고 두꺼운 민어 대창은 익으면

식감이 쫀득쫀득해져서 씹을수록 맛있는

부위 중 하나. 민어알은 간장에 재우고

참기름을 발라 말려 어란을 만들고, 민어살을

다져 아이들도 춤추게 하는 민어떡갈비도

선보인다. 살면 살수록 더 빠져든다는

임자도의 자연과 곁에 있어 든든한 가족의

사랑이 가득 담긴 바닷마을 부부의

민어순대 밥상을 만난다.

 

 

 

 

■ 순대의 어제를 기억하고 내일을 꿈꾸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호박집

문의: 02.2634.9703

주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237-1 성일빌딩1층

 

 

* 삼거리먼지막순대국

문의: 0507.1310.2469

주소: 서울 영등포구 시흥대로185길 11

 

소순대 순대스테이크

* 순대실록본점

문의: 0507.1407.5338

주소: 서울 종로구 동숭길 127 우성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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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작성된 글이며

언급된 인물 업체 제품 방송 등과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은 전국의 순대들이 모두 모이는 곳.

서울 대림동의 한 순댓국 노포에서 만난

육경희 씨는 순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자칭 타칭 순대 전문가. 오래된

순댓집들을 찾아 팔도를 누비고 전 세계의

순대를 찾아 지구를 일곱 바퀴를 돌았단다.

전주의 한 종갓집에서 태어났던 그의 할머니가

자주 만들어 주시던 콩나물 가득 넣은 순대는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고 그렇게 추억 속에만

있던 순대가 운명처럼 그녀의 인생을

파고들었다고 한다. 순대가 운명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순대의 가치를 제대로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며 공부를

시작했고, 순대가 얼마나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세계가 펼쳐지는 게 알게 됐단다.

 

삶은 쇠고기와 선지를 버무려 만든 소 대창에

넣어 만들어 서양의 소시지와 비슷한 모양과

맛을 내는 소순대와 돼지고기를 갈아

온갖 채소와 견과류 등 30여 가지 재료들을

총동원하고 선지를 넣지 않고 순대를 만들어

철판에 구워낸 순대스테이크는 순대가

얼마나 다양한 맛을 변주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육경희씨 못지않게 순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순사모’ 회원들과 함께 모두를

아우를 수 있고, 마음을 채워주는 순대의

매력과 진한 순대 사랑을 들어 본다.

 

■ 프로듀서 임기순

 

■ 연출 최영일 / 작가 전선애

 

■ 내레이션 류승룡

 

■ 제작 KP 커뮤니케이션

 

■ 방송일시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8시 30분 (KBS1TV)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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