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세부 누나'의 오지살이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세부
세부 시에서 두 시간 떨어진 오지마을에
한국말이 울려 퍼지는데~
산골 마을에서, ‘세부 누나’로
통한다는 임은영(52) 씨
어쩌다 오지살이를 시작한 걸까?
나이 마흔에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필리핀 유학 연수를 떠났고
클럽에서 만난 열 살 연하의
라젠(42) 씨와 결혼까지 했다.
제주에서 살다 필리핀 세부로 돌아온
은영 씨 부부 산골에 땅을 사두고
시누이 집 차고에서 분식을 팔다,
장사가 잘돼서한식당을 차렸고,
손님도 늘고 직원들도 생겼는데...
남편 라젠 씨는 ‘못다 한 꿈을 이루겠노라’
선언, 로스쿨에 들어갔다.
하지만 3년 전, 코로나19가 터지고
물가가 오르자 삶의 길을 새로 찾아야 했다.
남편은 로스쿨을 휴학했고, 사놓은 땅에
돼지농장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시내 한식당과 오지마을을 오가는
두 집 살림이 시작됐다!
쉽지 않은 오지 생활, 우기엔 전기가
나가고 건기엔 물이 끊긴다.
모든 게 임시로~ 비 오면 닭장에
천막을 덮어 지붕을 만드는데...
느긋한 남편의 돌아오는 한국말,
‘걱정하지 마라’~
오지마을 유일한 한국인이 신기해,
주변을 맴돌던 마을 소년들은
아이가 없는 은영 씨 부부에게
가장 먼저 이웃이자 친구가 되어줬다.
불 피워 밥할 땐 일을 거들고,
돼지 축사 만들 나무도 함께 베러 간다.
이젠 은영 씨의 오두막집에서 같이 먹고
자는 한 식구가 되었는데...
아이들의 부모님은 은영 씨가 아이들의
‘두 번째 엄마’란다~
한편, 우연히 마을 학교에 왔다가
학생들을 위해 교실을 짓기 시작한 은영 씨
공사 관리도 직접~ 벽 페인트칠도
나서서 하고~ 읍내에서 상도 받는다.
마을 소년들이 부르기 편해 ‘누나’로 통한
은영 씨 이젠 마을 사람들
모두 그녀만 보면 ‘누나’를 외친다.
농사라곤 몰랐던 대구 도시 여자는
오지 땅에 바나나 나무를 심고
직접 만든 돼지 축사엔 염소를 들이는데...
인생의 길이 어디로 갈지 누가 알까
필리핀 산골 마을의 세부 누나,
은영 씨의 오지살이는 이제 시작이다.
# 필리핀 세부 오지의 한국인 '누나'
세부 섬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북쪽 도시 캇몬. 그곳에서도 깊은 산골,
두우얀 마을이 있다.
매일 아침 오두막집의 해먹을 열고
한국말로 마을 소년들을 깨우는 이가 있으니,
3년 전부터 마을의 ‘누나’로 통하는
한 사람, 한국인 임은영(52) 씨다.
‘은영’이라는 이름 발음이 어려워서
‘누나’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소년들이 부르자 마을 사람들도
‘누나’ 따라 불렀다.
자기보다 연장자인 여자를 부르는
필리핀 말 ‘아떼’나중에야 ‘누나’가
‘아떼’라는 걸 안 마을 사람들은
더 열심히 ‘누나’를 외친다.
얼마 전까지 로스쿨에 다니던
남편 라젠(42) 씨는,
휴학하고 오지 산골에서 재능을 발휘 중,
직접 만든 닭장에 밥 주는 게 일과이고,
닭장은 아직 완벽하지 않아,
비 오면 천막으로 지붕도 만들어 준다.
오지마을에서 생선 먹는 것도 쉽지 않아
어쩌다 생선 트럭이 지나가면
은영 씬 뛰쳐나가 반기는데...
대구에서 태어난 도시여자 은영 씨,
그녀는 어쩌다 필리핀 오지살이를 시작했을까?
# "영어 공부하러 왔다가 결혼했어요"
농사 한 번 해본 적 없는 은영 씨가
세부 오지살이를 하게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영어 공부하러 왔다가,
순둥순둥 열 살 연하의 남편 라젠 씨를 만나
결혼까지 했으니 인생 참 알 수 없고,
여행 차 간 제주에선 식당 일을 하고
겨울엔 귤밭에서 일했다. 필리핀 세부로 돌아와,
돼지농장을 만들어 보자며 캇몬 오지 땅을
샀지만,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차고에서
한국 음식을 팔았다. 케이팝 열풍까지 더해
한국 음식은 필리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시내에 테이블 두고 본격적으로
식당을 차렸는데~ 직원까지 두고 장사가
잘되니 남편이 슬며시 꺼낸 로스쿨의 꿈,
은영 씬 지지해 줬다.
3년 전, 코로나로 도시의 일상이 마비됐었고
부부는 돼지농장의 꿈을 다시 꿨다.
그렇게 도시와 산골을 오가며
닭장부터 시작해, 집까지 지었고
올해, 본격적으로 산골살이에 돌입했다.
물이 자주 끊겨 물을 길어다 써야 해서,
식당에 남는 통들을 잔뜩 쟁여오고,
도로에 남는 흙을 퍼다 화단에 옮긴다.
쉽지 않은 오지생활이지만 남편이 있어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는데,
사실 캇몬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던 라젠 씨.
느긋함도 일등이라, 아내가 ‘빨리 일해라’,
‘로스쿨 공부 좀 해라’ 잔소리해도
항상 한국말로 ‘걱정하지 마라’~ 웃어넘긴다.
한국에선 식당을 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던 은영 씨,
이젠 남편 라젠 씨와 함께 필리핀 오지생활까지,
예상치 못한 인생의 순간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 '세부 누나'에게 아들들이 생겼다!
3년 전, 두우얀에 터를 잡으면서
은영 씨에겐 친구들이 생겼다.
춤추며 ‘인조이 라이프’를 외치는 폴(15),
막내 여동생을 잘 챙기는 이스보이스(16),
그중 농구 잘하는 비제이(14)와,
은영 씨의 껌딱지인 이안(13)은 형제다.
처음 마을에 들어와 야심차게 키우기 시작한
닭들이 돌림병으로 떼죽음을 당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시간 보내다보니 슬픈 것도
잊었다는 은영 씨. 밥 사 먹을 데도 없어
길가에 불 피워 밥하고 있으면,
난생처음 보는 한국인 누나가 궁금해
호기심으로 모여들던 아이들과
밥 같이 먹는 사이가 되었고, 방학 땐
아이들이 해먹 하나씩 차지해 잠도 잔다.
결혼 후, 원했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았던
부부에겐 이제 자식이나 다름없는 아이들
함께 밥을 먹고, 일도 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이 됐다. 바나나 나무도 함께 심고,
산에 달팽이도 따러 간다.
누나 은영 씨를 위해 나무에 올라 코코넛을
따고, 코코넛 주스까지 만들어 주는데...
은영 씬 몸이 좋지 않은, 이안,
비제이 형제의 엄마를 보러 가고
아이들의 엄마는 은영 씨에게 ‘당신이 우리
아이들의 두 번째 엄마’라며 고마워하는데...
방학이 되면 산골 소년들 도시구경 시켜준다
약속한 부부. 소년들은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게 마냥 신나고 가는 곳마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시내 전망대에 올라,
오지마을 밖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시장에도 데려가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 "아이 러브 세부 누나"~
코로나가 터졌을 때
처음 가 본 마을 초등학교,
종종 들른 학교에서, 우연히 교실 없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보았다.
개인 방송을 통해 받은 한국인들의
후원으로 시작된, 4학년 교실 짓기!
새로 생긴 교실에, 학생들과 선생님은
너나 할 거 없이 ‘누나’를 부르고~
은영 씬, 물 길어다 쓸 통도 도시에서
모아다 주고여학생들에게 유기농 생리대도
건네는데,학생들에게 염소를 보내고
새끼를 받아 학생들의 장학금을 마련하는
이름하여 ‘염소 장학회’까지 만들었다.
어쩌다 보니 두우얀 학교를 위해
발로 뛰는 누나와,
조용히 힘을 보태는 라젠 씨와 마을 아이들.
어느 날 은영 씨도 한 벌 뿐인 외출복을
챙겨 입고, 마을 아이들은 애지중지 운동화까지
신고 외출하는데, 대체 무슨 일일까?
다 함께 놀러 간 세부 바닷가, 소년들이
은영 씨의 눈을 가리고 데려간 곳에
기다리고 있는 깜짝 선물은,
모래 위에 쓴 ‘아이 러브 누나’~
인생은 예상치 못한 순간의 연속!
어찌 흘러갈지 알 수가 없고~
은영 씨의 삶의 중심은 목표가 아닌
과정에 있다. 삶의 길목마다 무한 긍정,
‘세부 누나’의 인생 후반전은 이제 시작이다!
1부 줄거리
필리핀 세부 시에서 두 시간 떨어진
오지마을에 사는 은영 씨와 라젠 씨 부부,
3년 전부터 도시와 산골을 오가며
새로운 삶을 모색 중인데~
처음 산골에 왔을 때부터 함께 밥 먹으며,
마을 아이들과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단전단수는 기본인 오지살이~
웬만한 건 직접 해결하는데,
갑자기 놀란 은영 씨,
드디어 물이 나온다!
연출 : 박정규
글 : 김은희
조연출 : 금문선
취재작가 : 최혜민
방송일시: 2023년7월 31일(월) 8월 01일
8월 02일 8월 03일 8월4일 (금) 오전 7:50~8:25
5638회 5639회 5640회 5641회 5642회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