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며느라기 46년

 

충남 서산에는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부가 있다. 며느리 강명숙(67) 씨가

집안일을 할 때도, 외출할 때도,

취미생활을 즐길 때도 항상 곁에는

시어머니 유이석(90) 씨가 있다.

시어머니가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 전,사실 며느리의 눈물 쏙 빼던

매서운 시어머니였다는데…

 

22살, 어린 나이에 시집 온 명숙 씨에게

시어머니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남편 완수 씨에게는 19살 터울의 동생이 둘이나

있었고, 자식 셋과 시누, 시동생의 육아와

모든 살림은 명숙 씨의 독차지였다.

사소한 잘못에도 불호령을 내리던 시어머니.

그 때 흘린 눈물을 모으면 한강을 채울 정도라는데…

하지만 시어머니가 아흔을 넘기면서

조금씩 찾아온 노인성 치매에 180도 달라졌다.

그 숱한 ‘고부갈등’은 다 잊고,

사이좋은 고부사이로 기억하는 시어머니.

원망할 대상이 사라진 명숙 씨의 마음이

복잡하기만 하다.

 

 

 

 

한편, 평생 흩어져서 산 적이 없다는 명숙 씨 가족.

1년 전에는 아예 두 아들과 시동생이 합심해

동업을 시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았던 땅에

고기유통업과 캠핑장을 결합한 사업장 문을 열었다.

시어머니 모시랴, 자식들과 시동생 뒷바라지 하랴

눈코 뜰 새 없는 명숙 씨….

하지만 손주바라기 이석할머니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를 하고

틈틈이 들여다보는 손주들 때문에 신이난다.

 

하루 종일 붙어있는 고부가 떨어져 있는

유일한 순간. 바로 이석 할머니가 고기 유통업을

하는 손자들 배달을 따라 나갈 때~

손자들에게는 업무시간이지만, 할머니에게는

손자와 함께하는 낭만의 시간

걷기도 힘들어서 손자 등에 업혀 다니는 할머니지만,

트럭에 올라탈 때만은 누구보다 재빠르다.

 

눈물 없이 보낼 수 없었던 46년의 시집살이…

명숙 씨의 자식들은 고맙게도 효자로 자라났다.

‘효부 밑에 효자난다’는 말 하나 틀리지 않는데…

며느리로 46년, 명숙 씨도 어느새

두 며느리의 시어머니가 되었다.

여기에 한참 어린 손아래 동서까지 있으니

명실상부한 차세대 시어머니로 등극!

46년차 며느리이자 동시에 시어머니인

명숙 씨의 복잡 미묘한 고부전쟁은 계속된다.

 

 

 

 

# "놓치지 않을거야 우리 며느리"

-스토커가 된 시어머니???

 

충남 서산, 효부라고 소문 자자한

며느리 강명숙(67) 씨가 있다.

그녀의 시어머니 유이석(90) 씨는

며느리를 24시간 쫓아다니기로 유명하다.

집안일을 할 때는 물론, 취미 교실을 가거나

친정에 갈 때도 며느리의 치맛자락을 잡는다.

심지어 한밤중 아들 며느리가 자는 방에 들어와

곁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편하게 잠을 이룬다.

대체 며느리를 얼마나 사랑하면 이러는 걸까?

 

사실 결혼 46년 동안,

이석할머니는 며느리에겐 그야말로

‘눈물유발자’였다는데…

스물두 살 어린 새색시 시절,

‘가진 것 없이 시집왔다’는 핀잔을 들을 땐

한없이 작아졌고,

살림에 일찍 손을 뗀 시어머니 때문에

물정도 모른 채 큰살림을 맡았다.

시어머니의 늦둥이 두 아이까지 거둬야 해서

명숙씨는 3명의 자식과 2명의 시동생을 키우고

뒷바라지했다. 살얼음판 같은 시집살이에

작은 잘못에도 불호령이 떨어져,

‘눈물로 한강을 채울 지경’이었다는데….

 

그랬던 시어머니가 1년 전부터 달라졌다.

조금씩 찾아온 노인성 치매.

서릿발 같던 시어머니는 어린아이처럼 변했고,

이제는 원망도 한풀이할 곳도 없어진

며느리 명숙 씨. 과거 일을 잊은 채,

며느리를 ’예쁘다‘하는 시어머니를 보면,

안쓰럽고 속상하다가도,

불쑥 휘몰아치는 미움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 나이는 90세, 취미는 트럭드라이브~

 

올해 90세, 이석할머니의 취미는 트럭 드라이브다.

어미새 보듯 명숙씨를 따르는 이석할머니가

유일하게 며느리를 놓아주는 시간,

고기유통업을 하는 손자가 배달 길에 오를 때면

어느새 트럭 앞에 시위하는 듯 서 있다.

무릎이 아파 손자 등에 업혀 다니지만,

트럭에 오를 때만은 날다람쥐처럼 재빠르다.

손자들과 배달을 다니는 것이 벌써 10년째…

할머니에게 트럭드라이브는

손자들과의 낭만적인 데이트.

지루한 일상에 짧은 여행, 인생의 낙이다.

 

이석할머니에게 평생 소중한 건, ’핏줄‘ 이었다.

손이 귀한 집에 시집와 명숙씨 남편 완수씨를 낳고,

긴 세월 치성 끝에 늦둥이 둘을 낳았다.

그것이 마음에 한이 되었을까…

며느리에게는 매서웠어도,

손주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자애로운 할머니였다.

손주들 역시 할머니를 끔찍하게 위한다.

그래서 손자들의 트럭드라이브는

할머니를 위한 시간이기도 하고,

매운 시집살이를 견뎌왔던 어머니를 위하는 시간…

명숙씨에게는 휴식을~

할머니에게는 즐거움을 드리는 시간이다.

 

# 4대 가족, 뭉쳐야 산다!

 

핏줄을 최우선으로 여긴 시부모님 덕분에

명숙씨 가족은 한 번도 흩어진 적 없이 뭉쳐서

살았다. 결혼해 분가한 자식들도 10분 거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런데 1년 전,

두 아들과 시동생이 큰일을 저질렀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았던 땅에

고기유통업과 캠핑장을 결합한 사업장을 연 것,

이석 할머니를 가까이 모시겠다며

가족들의 일터 바로 옆에 새집까지 지었다.

 

 

 

 

세상에서 자식 손자들이 제일 예쁜 이석할머니는

입이 귀에 걸릴 일이지만, 장사에서 은퇴한

남편 완수씨와 명숙씨는 일이 두배로 늘었다.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캠핑장 허드렛일을 거들어야 하고,

형제처럼 자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두아들과 시동생을 중재하기도 해야한다.

 

하지만 아침저녁 문안인사를 하며,

얼굴도장을 찍고…힘겨워하는 명숙씨를 보고,

은근슬쩍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 자식들을 보면,

제법 기특하고 힘이 된다.

시부모님에게 하는 걸 보고

배운 것이려니 생각하면,

세상에 괜한 고생이 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 나도 모르게 시어머니를 닮아간다.

 

며느리들의 고생문이 열리는 제삿날.

일 년에 10번씩 치르던 제사가

이제는 6번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제 손으로 음식을 만들고

상다리 부러져라 상을 차린다.

밤 12시에 치러야 한다는 전통을 고수하느라

새벽이 되어서야 일이 끝나는 집…

명숙씨의 며느리들은 ‘이제 그만~’을 외치지만,

그녀 역시 시어머니를 닮아가는 걸까…

할 일은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린다.

 

그러던 어느 날,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지는데…

가정의 달을 맞아 명숙씨가

‘효부상’을 타게 됐다는 것…

시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골이 아직 다 풀리지 않은

명숙씨로서는 이 상이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서는데..

 

며느리로 살아온 46년,

미운 적도 있었지만 좋았던 시간도 많았다.

무엇보다 ‘내 자식을 가장 사랑해준 사람’

가족이 똘똘 뭉쳐 살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준 사람,

그리고 이제는 기억이 사라져

아름다운 추억만 남아있는 시어머니…

티끌 같은 미움을 털어버리면,

명숙씨 마음에 남은 바람은,

이석할머니의 건강과 평온함 뿐이다.

 

긴 세월을 함께 보낸 시어머니와 며느리…

어느새 두 며느리의 시어머니가 된 명숙 씨.

한참 어린 손아래 동서까지…

46년차 며느리이자 두 며느리의 시어머니인 명숙 씨.

그녀의 다사다난한 고부전쟁은 계속된다.

 

1부 줄거리

 

아흔의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사는

46년차 며느리 강명숙 씨.

 

일년 전,

두 아들과 시동생이

정육점과 캠핑장을 열었고,

명숙 씨 부부는 뒷바라지에 한창이다.

 

바쁜 와중에도

혼자 있기 싫어하는 시어머니를 챙기느라

명숙 씬, 쉴 틈이 하나도 없는데...

 

며칠 뒤, 거래처에 배달 갈 준비를 하느라

바쁜 명숙 씨의 둘째 아들 홍규씨.

그 사이,

할머니가 트럭에 올라탔다!

 

연출 : 강효헌

글 : 홍현영

조연출 : 황찬미

취재작가 : 윤지윤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윤지윤 취재작가 (02-782-8222)

 

방송일시: 2023년 5월 15일 (월) 5월 16일

5월 17일 5월 18일 5월 19일(금) 오전 7:50~8:25

5582회 5583회 5584회 5585회 5586회

 

 

[출처] kbs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