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752회 미리보기
〈나는 왕진의사입니다〉
호호방문진료센터 가정의학과 양창모 원장
파티마의원 장현재 원장
고령화 시대, 나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의료와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고령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뿐만 아니라
도심 속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
그들을 위해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의료 취약 계층들의 어려움을 알고
전공의 시절부터 왕진을 다녔다는 양창모 원장과
동네의원에서 왕진 의사로, 환자와 보호자의
호출이 있을 때면 진료실 문을 잠그고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다는
왕진 24년 차 경력의 장현재 원장.
돌봐야 할 단 한 명의 환자가 있다면
왕진 가방을 둘러메고 산 넘고 물 건너
어디든 진료에 나선다는 두 의사!
진료실에선 결코 알지 못했던 환자들의 삶을
왕진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며
의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마저 느낀다는데...
EBS 명의 <나는 왕진 의사입니다> 편에서는
환자들의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따뜻하게
치료하는 그들의 삶을 통해 각박한 사회에
배려와 나눔의 정신으로 환자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그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하고,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평등한 의료란
무엇인지, 또 변화하는 시대 속 의료현실의
개선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의사와 병원이 아닌 환자 중심의 진료 – 왕진
아름다운 소양강이 흐르는 춘천.
그러나 이 지역은 50여 년 전 소양강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이 생겼고,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주변 산간 오지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주민 대부분은 고령의 나이!
특히 독거노인들이 많아 돌봄 부재가 심각한데
고령의 주민들은 의료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다. 댐에서 물을 방류할 때면 육지로 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84세의 할머니.
골다공증이 심각한 할머니는
양창모 원장과 방문 진료 팀이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양창모 원장은
복약 지도부터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보는데
그런데 이때 진료를 하며 할머니의 약물 중복
복용 사실을 발견했다. 치료를 위해 할머니가
시내 병원을 돌아다니며 처방받은 약과 주사가
중복된 것! 실제로 왕진을 하다 보면 고령의
독거노인들이 이렇게 약물을 중복으로 복용해
과다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는데.. 만약 좀 더 세심하게 환자를 살필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양 원장은 지금의 의료현실이
안타깝다 말한다.
“진료실에선 환자는 증상으로 뿐이 보이지 않아요.
3분 안에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왕진을 하면 환자의 삶이 보이죠
가족이 누구고, 어떤 직업을 가졌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보여요
그걸 본 순간, 결코 3분 진료를 할 수 없죠.
그래서 왕진이 필요해요 “
- 방문진료 의사 양창모 원장 -
의사와 의료 서비스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효율적인 진료가 필요한 지금,
양창모 원장은 왕진이 그 해답을
제시해줄 수 있다 말한다.
거동이 불편해서, 질환 때문에, 이동할 수 없어서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려운 환자들!
그들에게 방문 진료는 큰 희망이 된다.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임종을 준비하는 사람들
4년 전, 파킨슨 진단을 받았던 아내. 그런데
뇌졸중으로 쓰러져 넘어지면서 와상 마비 상태가
되고 말았다. 와상 마비 상태가 길어지면서
근육이 점차 더 굳어가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기능도 떨어져 가족들의 고민이
커져갔다. 아내의 병간호에 온 가족이
매달리고 있는 상황!
환자의 바람대로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돌봄을
하고 싶지만, 의료전문가가 아닌 가족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외래 진료
한 번을 받기 위해 침대로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데 사설 구급차 한 번 호출에
왕복 약 20만 원이 드는 데다 막상 병원에
도착해도 대기실이 마땅히 없어 눈치를 보기 일쑤!
그런데 그런 가족들에게 희망이 생겼다.
바로 왕진 의사 장현재 원장의 방문 진료 덕분이다.
동네 병원에서 환자를 돌봐왔던 장현재 원장이
환자의 집을 직접 찾아와 환자의 상태와 보호자가
알아두어야 할 처치법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 24년 차 왕진 의사인 장현재 원장은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임종이 가능하도록
왕진이 꼭 필요하다 말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대부분 자신의 임종 장소로
자택을 꼽았는데 지금의 의료현실에선 77%의
한국인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만약 왕진 의사가 있었다면
임종 선택지가 병원뿐일까?
장현재 원장은 서울 도심 한복판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환자들을 방문하며 돌보고 있는
의사다. 철거를 앞둔 백사마을은 그가 첫 도심
왕진을 시작했던 장소! 가족처럼 돌보던
주민들이 철거로 이주하고 이제 그곳을 지키는
주민들도 몇 가구 남지 않았다. 쓰러져가는
판자집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을
마지막까지 진료하는 장현재 원장!
그가 진료하는 건 환자의 몸이 아닌
상처받고 외로운 환자들의 마음인 것이다.
부족한 왕진 의사, 그 이유는?
정부에서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방문 진료 시범 사업.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거지에서 보건, 의료,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전국에 방문 진료를 하는
인력은 전국 10만 명 의사 중 345명뿐! 한 명의
환자에게 가는 시간과 거리를 고려했을 때,
현저히 낮은 진료비용. 현실적이지 못한
의료수가로 왕진에 참여하는 의료진이
적을 수밖에 없다.
초고령 사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독거노인과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인구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왕진이 필요한 환자들은
점차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병원과
요양 시설만으로는 감당하기에는 역부족.
이제 왕진을 위한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듯,
한 명의 노인을 돌보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의사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돌보는 사회!
이것이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의료의 방향이 아닐까?
환자를 질병뿐만이 아닌 온 마음을 다해
진료하는 왕진 의사들.
EBS 명의 <나는 왕진 의사입니다> 편에서
의료 사각지대의 놓인 환자들을 위해
방문 진료하는 의사들을 소개한다.
*방송일시 : 2021년 2월 4일 (금) 밤 9시 50분, EBS 1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