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484회

 

참외 농사꾼 남편은 말순 씨 없인 못 살아

 

# 참외밭의 달달한 사랑꾼 부부

 

벌꿀 참외의 고장 경상북도 칠곡, 수확이 한창인

비닐하우스에는 참외처럼 달콤한 말투로

아내를 부르는 음성이 들려온다. 칠곡의 소문난

사랑꾼 김학술(77세) 씨가 아내 이말순(74세) 씨를

부르는 소리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비닐하우스에서 고된 농사를 짓던 말순 씨는

“말순 씨~”를 외치는 남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노부부의 참외밭에서 가장 예쁘게 자란

참외를 따서 말순 씨에게 들어 보이는 학술 씨.

참외가 꼭 말순 씨처럼 예쁘다는 학술 씨의

말에 말순 씨는 학술 씨를 처음 만났던

17살 소녀처럼 배시시 웃고 만다. 말순 씨에겐

남편의 사랑이 고된 참외 농사를 40년 넘게

해낼 수 있었던 버팀목이다. 아내를 ‘여보’나

‘병국 엄마’가 아닌 ‘말순 씨’로 부르는

이유 역시, 아끼는 사람일수록 이름으로

불러 더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라고 한다.

 

 

 

 

< 연락처 전화번호 >

484회 참외 농사꾼 남편은 말순 씨 없인 못 살아

 

김학술 010-6471-1468

 

 

# 내 사랑 말순 씨

 

말순 씨를 향한 학술 씨의 사랑은 자식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힘들게 일하고 온 아내를

위해 수제비를 끓여주는 건 기본!

막걸리 한 잔을 마실 때도 말순 씨 먼저 주고,

말순 씨가 어딜 나갈 때 신발까지 꺼내준다.

집 앞에 세워진 장승도 사랑하는 말순 씨를

떠올리며 직접 조각한 작품이다. 항상 애정이

넘치는 부부는 당시 불문율이었던 중매결혼이

아닌 연애로 결혼했다. 절친한 친구의

동생 말순 씨가 마음에 들었던 학술 씨는

연애편지를 말순 씨에게 몰래 전달했다. 편지로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연애를 금기시했던

마을 사람들의 눈초리를 피해 뻐꾸기 소리라는

둘만의 암호를 만들어 만나야 했다. 그렇게

노부부의 연애가 시작됐다. 연애한 지 3년째

되는 해, 마을 사람들에게 관계를 들킨

두 사람은 서둘러 결혼하게 되었다.

 

 

# 평생 농사일로 망가져 가는 몸

 

결혼 후의 인생은 연애하던 시절처럼

낭만적이진 않았다. 벼농사, 누에 농사,

버섯 농사 등 돈이 되는 농사는 안 해본 게 

없는 부부지만, 삼 남매를 키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때, 부부에게 돌파구가

되어줬던 게 바로 칠곡의 명물인 참외다.

황금빛의 과육이 탐스럽고, 당도가 높기로 

소문난 참외 덕분에 삼 남매를 장성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50도에 가까운 뜨거운

비닐하우스에서 허리를 굽혀가며 일을 해야

하는 참외 농사 때문에 부부의 몸은 조금씩

망가져 갔다. 말순 씨는 허리와 다리 수술도

모자라 어깨에도 물이 차기 시작했고, 학술 씨

역시 다리를 수술했다. 말순 씨는 다리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는 학술 씨를 보며 올해를

끝으로 참외 농사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으로 그친지 벌써 몇 해째다. 말순 씨와

달리 학술 씨에겐 평생 지어온 농사를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노부부의 자녀들

역시 부모의 사정을 모를 리 없다. 평일 내내

일한 큰아들은 주말엔 쉴 만도 한데 참외 농사로

고생할 부모 걱정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한 식사시간, 큰아들과 둘째 딸은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농사를 줄여보라고 권유하지만, 몸이

허락할 때까지는 농사를 짓고 싶다는 학술 씨.

하지만, 아내 걱정을 하며 쌓인 설거짓거리를

해치우는 남편이다.

 

 

 

 

# 역효과가 난 깜짝 선물

 

여느 때와 같이 고된 참외 농사를 마치고

출하장에 다녀오던 길, 학술 씨는 몇 해 전 

참외 농사에서 포도 농사로 전향한 친구의 

비닐하우스를 들른다. 벌써 포도 전문가가

되어버린 친구에게 포도 농사는 서서 하는 

일이니, 허리와 다리가 아픈 부부에게는

참외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파스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린

아내 말순 씨가 걱정된 학술 씨는 포도나무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기뻐할 아내를 떠올리며

말순 씨를 부르지만, 포도나무를 본 말순 씨의

표정은 굳어진다. 참외 농사만으로도 버거운데,

포도 농사로 바꿀 때 드는 수고와 비용은

어쩌란 말인가. 생각만으로도 부담이 된

말순 씨는 남편에게 화를 내고 마는데….

예상치 못한 말순 씨의 반응에 당황해 집을

나와버린 학술 씨. 참외밭 사랑꾼 학술 씨는

엇갈려버린 말순 씨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방송일 2021년 5월 28일

 

예고 영상

 

 

[출처] mbn,네이버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