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슬기로운 직장 생활
여의도 미생 72시간
내레이션 손종학
대한민국 정치 경제 1번지
여의도 공원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상
다큐멘터리 3일 634회 미리보기
슬기로운 직장 생활
- 여의도 미생(美生) 72시간
짜증이 나도 해야 하고, 싫증이 나도 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싫증과 짜증 내는 모습이
부러워 이력서를 수십 번씩 고치고, 면접장에서
떨린 마음을 다독인다. ‘일’을 하고 싶어서다.
대한민국 2700만 취업 인구는 오늘 하루도
만만치 않은 직장을 버티고 고비를 이겨낸다.
대체 ‘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제 일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 정점을 달리는 베테랑과
은퇴를 눈앞에 둔 사람까지. 각자의 위치는 달라도
모두 오늘을 견디기에 아름다운 미생(美生)이다.
대한민국 정치·경제 1번지 여의도, 그 중심을
관통하는 ‘여의도 공원’에서 펼쳐지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상을 3일간 동행했다.
여의도 공원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5.16 광장’으로 불리며, 군사 퍼레이드와
반공시위가 열리던 곳이었다. 1980년대에
‘여의도 공원’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연 생태와 문화 공간을 갖춘
시민들의 광장으로 발돋움했다. 잣나무,
벚나무 등이 울창한 숲 산책로와 연꽃 향으로
가득한 연못, 아름다운 사진 명소까지. 평일에는
직장인들의 휴식처로, 주말에는 가족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모습이 ‘한국의 센트럴 파크’
라는 별칭이 붙을 만하다.
취직, 겨우 문(門) 하나였다
“다들 대단한 것 같아요.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인
줄 알았는데, 다 열심히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가정도 먹여 살리고...
다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요” - 이정민(29), 직장인
금융사에 근무하는 1년차 사회 초년생,
이정민 씨(29)는 목에 걸린 출입증이 특별하다고
한다. 본인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담긴 출입증.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시작해 직원이 된 만큼 ‘일’로
인정받은 새내기 일꾼이다. 취직하면 참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취직하니 집도 사야 하고, 결혼도
하고 그다음 단계가 계속 보인다는 그녀. 취업이
끝이 아니라 하나의 문을 연 것뿐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열어야 할 인생의 문이 많지만, ‘초심자의
행운’은 그녀에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회사가 ‘전쟁터’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다
“제가 지금 나이가 58이에요. 58이면 가장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때에요 지금“
- 이인수(58), 기자
58세의 국회 출입 기자 이인수 씨. 그의 요즘
최대 화두는 친구들의 명예퇴직 문제이다. 58세는
통상적으로 임금 피크제에 들어가며,
조직 내에서도 퇴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일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여전한 그들. 여의도 야경을 이루는
반짝반짝한 빌딩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밝은
생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젊다. 58이라는 숫자에 기죽지 않는
당신을 응원한다.
그대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부지러너
“아침을 자기 주도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강정태(33), 직장인
새벽 5시, 시원한 공기를 뚫고 벌써 달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러닝 크루 모임의 회원들.
여의도 공원의 비행기 전시관이 있는 광장에서
시작해 한강 공원까지 찍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이다. 한 번에 5~6km를 뛰는데, 대부분이
여의도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다. 출근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침을
시작하고 시간을 벌고 싶어 시작했다는 새벽 러닝.
한 바퀴 돌고 상기된 얼굴 흐르는 땀을 닦는 그들
모두 진정 아름답고 건강해 보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제가 시스템 관리를 하는데 시스템조차도
100% 맞길 원하지 않아요.
99%만 맞으면 ‘이 시스템은 훌륭하다,
옳다’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 정원락
그의 말은 그야말로 현실판 <미생>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겠지만 일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그럴 때마다 끊임없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그게 어려워서 문제지만 말이다.
주식 시장을 분석하는 시스템도 99%의 정확도면
완벽이라고 한다. 기계의 완벽도 99%인데, 우리는
결코 100%를 달성할 수 없으며, 1%의 아쉬움은
필연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99%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20년 차 베테랑 증권맨의
산 증언을 한번 믿고 최선을 다해 볼 때이다.
미생이 되기도 참 어렵다
“요즘 아버지 뒷모습 바라보면 ‘진짜 힘들게 사셨구나’
그걸 또 이제 우리가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요” -
홍범식(24), 취업준비생
면접을 보기 위해 여수에서 상경한 두 청년을
만났다. 낯선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화려한 도심
야경에 마음이 잠시 들뜨다가도 왠지 아쉬운
여운이 남는 하루다. 아까 그 질문은 이렇게
대답했어야 했는데 왜 더 잘하지 못했을까. 그러나
자책도 잠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한 거라고
서로를 위로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에 취업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왠지 모르게 아버지가
보고 싶은, 그의 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날이다.
<미생>의 마 부장 ‘손종학’, 내레이션 참여
한편, 내레이션은 드라마 <미생>과
<스토브리그>에 출연한 배우 손종학 씨가
참여했다. 손종학 씨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잘 담아낸 드라마에서 각각 ‘마 부장’과
‘고강선’ 사장 역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몰입과 공감을 선사한 바 있다. 분노 유발,
상사 캐릭터에 익숙한 만큼 특유의 친근하고
소탈한 목소리로 ‘남 얘기이지만, 왠지 내 얘기
같은 여의도 미생’들의 이야기에 반전 재미와
여운을 더할 예정이다.
치열하고 고단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의 솔직한
진심을 담은 이야기. 최선을 다하기에 매 순간
더할 나위 없는 삶의 현장, <다큐멘터리 3일>
『슬기로운 직장생활 – 여의도 미생 72시간』은
7월 26일(일) 밤 11시 5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 : 2020년 7월 26일(일) 밤 11시 5분 KBS2TV
연출 : 유경현
글, 구성 : 최서연
취재작가 : 이진영
내레이션 : 손종학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