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아버지는 오늘도 웃는다  

전라남도 해남 대한조선소 

강원도 태백 주물 공장

 맨홀 뚜껑 만드는 일 

세월을 낚는 어부 무창포항 




 

한국인의 밥상 416회 미리보기 


아버지는 오늘도 웃는다


청춘을 바친 산업 현장

굽이굽이 위기를 이겨낸 아버지

아름다운 은퇴를 꿈꾸는 아버지와 바다 

아버지는 오늘도 웃는다


■ 조선 업계 불황 이기고 오늘의 희망을 만난다

 - 해남 조선소 이형섭 아버지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대한조선소의 

이형섭(49)씨는 배 만드는 일만 20년 넘게 

해 온 베테랑이다. 주 업무는 강판 블록(Block)을

 연결하는 탑재 일이지만 바쁠 때면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현장을 지키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다. 이처럼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중무장한 형섭씨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바로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의 일이다.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된 이 소장은 1년간

 벌이가 없어 막노동에 뛰어 들어야 했다. 

기관지가 약해 병치레를 하던 어린 아들의

 병원비를 내기도 어려웠던 시절이다. 

힘들었던 그 시절 먹을 수 있었던 최고의 음식은 

닭볶음탕. 귀하게 먹는 음식이니 신혼 새댁의

 서툰 솜씨에도 꿀맛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많이 안정되어 고된 일을 하고 온 날이면 

낙지삼겹살과 낙지탕탕이를 즐겨 먹는다. 

삼겹살과 함께 낙지를 통째로 구워 먹고, 

남은 낙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낙지탕탕이로 먹는 이형섭씨만의 특식이다.

 취미 생활로 붕어 낚시를 즐기는 남편을 위해 

아내는 당귀, 오가피, 생강, 마늘 등 각종 약재를

 넣고 붕어즙을 고아낸다. 또 남편이 좋아하는

 제철 음식 병어로 만든 병어조림으로

 응원의 밥상을 준비한다. 





■ 기러기 아빠의 부정,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 

밥상으로 달랜다 - 태백 맨홀 뚜껑 만드는 아버지 


 강원도 태백에 사는 남두호(52) 씨는 19년째 

주물공장에서 맨홀 뚜껑 만드는 일을 해왔다.

 아내와 두 딸, 막내아들은 경기도 광명에서 

각자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랜 시간 

혼자 지내 온 남두호 씨는 그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공장 근처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산나물,

 표고버섯, 과일나무 농사를 짓고 있다. 홀로

 지내면서 꿋꿋히 외로움과 고단함을 견디며

 살면서도 가족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이들의 중요한 시기에 같이 있어주지 못했고, 

부도위기를 겪으면서 한창 아이들이 공부할 

나이에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준 마음, 

그런 아이들에게 지금이라도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고 싶지만 자꾸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마음을 전하고 싶은

 아버지는 그동안 서먹해진 큰 딸이 공장에 

오기로 한 날 밥상을 준비한다.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과 딸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아낌없이 

토핑으로 얹은 ‘태백 슈퍼콤비네이션 자연산

 피자’와 ‘진흙 통닭구이’.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조리법이 있다. 바로 용광로 쇳물 작업이 

끝나고 남아있는 1400도의 온도로 피자와 

통닭을 굽는 것. 그야말로 남두호 씨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서툰 솜씨지만

 정성 가득한 밥상으로 아버지의 진심을 전해본다. 


 


■ 세월을 낚는 어부, 

무창포항 할아버지의 건강한 노후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무창포항 소개된 곳

 

서해수산 연락처 전화번호 

041-936-5378

 무창포항 최고령 조용원(77) 할아버지는 

여전히 아침이 되면 뱃일을 하러 나가신다.

 젊을 때나 지금이나 개근상을 줄 만큼 

성실한 어부다. 예전에는 1년에 300일 이상

 배를 타러 나가실 정도였고, 지금도 날씨나 

컨디션에 문제가 없으면 언제나 할아버지는

 바다로 나간다.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새벽에 나갔다가 몸이 힘들면 그냥 

들어오시기도 하고, 고기가 조금 덜 잡혀도

 조급해하지 않으시는 77세 조용원할아버지.

 지나온 세월만큼 얼굴의 주름도 늘었지만, 

또 한 가지 늘어난 게 있다면 바로 마음의 

여유다. 할아버지가 잡아온 고기들은 

수산시장에 계시는 할머니에게 가서 무상으로 

제공되기도 하고, 꽃게탕, 주꾸미 된장찌개 등

 밥상 위의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돼지고기다.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과 살코기가

 많은 목살을 반반 섞어 삶은 수육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한다. 다 큰 딸은 이제 부모님께서

 고된 일을 그만했으면 싶지만, 힘이 닿는 날까지

 일을 하고 싶다는 노부부.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말마다 내려와 부모님의 일을 돕는 딸은

 오랜만에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수육을 대접하며

 노부부의 건강을 기원하는 밥상을 차린다.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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