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장터에서 놀아보자 한판
한 달에 세 번 통리장
해남에 취하다
배 위에서 놀자
사랑방 손님과 원장님
떴다 그녀
한국기행 490편 미리보기
장터에서 놀아보자, 한판
언 땅을 기세 좋게 뚫고 나온 나물들과
제철 맞은 생물들로 생기 넘치는 곳,
싱싱한 산해진미 가득 싣고
부지런히 장터로 달려온 장꾼들과
그 풍경 좀 구경해 보겠다고 밖으로 나온 구경꾼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가득한 오일장터.
봄바람에 취해, 흥에 취해 어깨가 들썩이니
소란스러워진 봄 장터에서 신명 나게 놀아보자! 한판
1. 한 달에 세 번, 통리에서
한 달에 세 번 축제장으로 변하는 마을
백두대간 산마루에 펼쳐져
내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곳,
그곳에 한때 번영했던 탄광촌의 역사를
간직한 한적한 마을이 있다.
‘하늘 아랫마을’이라 불리는 통리 마을,
이 조용한 마을은 한 달에 세 번
(5일, 15일, 25일) 소란스러운 축제장으로 변한다.
한 시간 남짓 거리의 묵호항,
삼척항에서 올라온 해산물부터
산골에서 캐온 나물과 약초,
심심한 입을 달래 줄 주전부리,
시골 장터에서 봤던 각종 골동품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통리장.
주변에 산나물밖에 없는 통리 마을에
싱싱한 외지 산물들과 장꾼들이 모이는 축제.
축제날이 되면 텅 빈 골목과 공터에는
빼곡하게 노점이 늘어서고 강원도 각지에 산골장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노점이 있다.
바로 박춘희, 김이수 부부가 운영하는 잔치국수 집.
특별한 식당이 없는 장터에서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의
허기진 배를 요긴하게 달래주는 국수,
덕분에 장날이면 최소 500그릇 이상
팔리는 인기 먹거리라는데.
도대체 이 집 국수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열흘에 한 번, 조용하던 통리 마을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축제가 시작된다.
사람 냄새, 계절 냄새 가장 먼저 맡을 수 있는
그곳에서 제대로 놀아보자, 한판!
2. 해남에 취하다
막걸리와 장터를 사랑하는 독일에서 온 청년
한국 사람보다 더 막걸리를
사랑하는 외국인 청년이 있다.
독일에서 온 청년 셰프, 다리오 조셉 리.
그가 제일 사랑하는 곳은 장터,
가장 사랑하는 먹거리는 막걸리와 안주란다.
어린 시절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외할머니댁에
산 경험이 있는 다리오는 오래전부터 정이
넘치는 남도 장터를 가고 싶었단다. 그와 함께
찾아간 남도의 땅끝, 해남
그곳에서 찾은 장터의 맛은 무엇일까?
봄기운 완연한 해남. 특히 ‘보해 매화농원’에 펼쳐진
매화꽃이 진한 봄 향기를 내뿜으며
해남을 가득 메웠다. 그 길을 지나노라면
누구라도 절로 봄에 취할 수밖에 없다는데,
그곳의 오일장은 어떤 향기를 가졌을까?
할머니들의 난장, 해남읍장
안줏거리를 찾아 해남에서 가장 큰 오일장,
해남읍장(1일, 6일)을 찾았다.
비옥하고 넓은 토지에서 나는 풍부한 작물과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산나물,
무엇보다 영양분이 풍부한 갯벌에서
자란 수산물은 다른 지역보다
싱싱하고 맛 좋다고 한다.
해남읍장의 가장 큰 볼거리는 할머니들의 난장.
꽃처럼 펼쳐진 할머니들의 빨간 대야엔
봄을 알려주는 각종 산물이 발길을 끈다.
이곳에서 다리오가 선택한 안줏거리는 무엇일까?
싱싱한 안줏거리를 사 들고 발걸음을 옮겨
꼭 만나고 싶었던 스승님을 찾아갔다.
100년 역사를 간직한 고즈넉한 주조장.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누구일까?
싱싱한 산물들과 좋은 사람들, 때마침 내린 봄비.
더할 나위 없는 해남에 취해보자!
3. 배 위에서 놀자
장이 설 때마다 장꾼들은 설렘과
기대로 장터를 찾고 좌판을 깐다.
때론 바다가 그 장터가 되고 배가 좌판이 되기도 한다.
바다 위에 서는 장터, 삼길포항
“이게 가게에요, 바로 잡아 와서 파니까.
배가 횟집이에요”
24척의 어선이 포구를 둘러싸고 늘어선 삼길포항.
그곳에 특별한 해상시장이 있다.
늦은 아침 여유 있게 손님맞이 준비를
시작하는 어머니들.
점심시간이 되자 새벽에 갓 잡아 온
수산물을 맛보기 위해
멀리서 손님들이 몰려왔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들린다는 단골손님부터
속초, 안산 각지에서 만나 함께 온 손님들까지.
입소문 타고 삼길포 뱃전을 찾는 손님들,
이곳의 매력은 무엇일까?
봄 제철 맞은 키조개 장터
“여기가 키조개 80%를 취급하는
제일 많이 나는 시장이에요”
고요한 밤바다 서른여섯 척의
배가 한 곳을 향해 일제히 출항한다.
그 배 위에 키조개잡이 30년 차 임정수 씨가 탔다.
바다가 허락하는 날이면 매일같이
배에 올라탄다는 임정수 씨.
뭍에 서 있는 시간보다 바다 위에 서 있는
시간이 많을 정도로 바다는 그의 삶의 터전이 됐단다.
그는 키조개가 제철을 맞은 요즘 가장 바쁘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한참일 때,
낫 한 자루를 들고 바닷속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
홀로 6시간 넘게 작업한 끝에 건져 올린
키조개는 무려 2500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내야 하니
물속에서도 땀을 흐른다.
한 번에 막대한 양을 채취하다 보니 육지에서도
감당할 만한 냉장시설이 없다.
그래서 상인들에게 팔리고 남은 키조개는
바다 저장고에 저장된다는데,
귀한 키조개를 가득 품은 바다 장터와
바다 저장고는 어떤 모습일까?
4. 사랑방 손님과 원장님
청주 육거리 시장만 있는 거리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청주 육거리 장(2일, 7일)에는
다른 오일장에는 없는 특별한 거리가 있다.
처음 오는 관광객들은 각종 먹거리에 눈을 돌리지만
현지인들이라면 꼭 들르는 거리 ‘미용실 거리’.
이곳은 청주의 할머니들이 오일장을 손꼽아 기다려
팔 일, 살 일 없이도 어김없이 들렀다 가는 곳이란다.
이곳이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들이 나온 할머니들의 ‘사랑방’
시장 한 모퉁이에 있는 30년 된 미용실.
장날이면 동네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건너 도시에 사는 할머니들도
한 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찾는 곳이다
“여기가 아지트예요”
“여기 이렇게 놀이하면서
부담 없이 노는 데가 어딨어?”
새벽같이 이곳에 찾아온 할머니들은 머리하고,
국수를 끓여 먹고,
수다를 한판 벌이다가 밤늦게 미용실을 떠난다.
게다가 눈 너머 배운 미용기술로 사장님이 바쁠 때는
서로의 머리를 만져주고 미용기구들을
대신 치워주기까지 하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서는 일하는 사람들.
이곳은 육거리 시장 ‘사랑방’이다.
사랑방 주인, 조연순 원장님은 그 풍경이 좋아
이곳을 절대 떠나지 않을 작정이란다.
장서는 날이면 정이 가득해지는 사랑방, 미용실
들뜬 마음으로 나들이 나온 할머니들을 만나보자.
5. 떴다, 그녀
남도 꽃 대궐 ‘나들이 장터’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남녘부터
하얗고 노란 꽃 파도를 일으켰다.
산들산들 꽃 방울들이 물결을 이루자
사람들은 남쪽으로 꽃구경 나섰다.
볼거리 많고 놀 거리 많은 곳에
장터가 빠질 수 없는 법.
전라남도 구례, 꽃구경 축제장 인근
나들이 장터에는 지리산 자락에서 자란
초록 나물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전날 호미 하나 들고 힘겹게
산을 오르내리며 캐왔을 할머니의 나물,
삼삼오오 모여 앉은 유쾌한 할머니들은
먼 곳에서 온 손님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남도 장터에 스타가 떴다! 작은 거인 ‘김윤정’
나들이 장터에는 갓 캐온 나물 못지않게
인기가 있는 공연이 있다.
바로, 작은 거인 김윤정(44세)씨의 품바 공연.
왜소증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진기한 재주로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윤정 씨.
꽃구경 대신 그녀를 보러 먼 길을 온 사람들로
축제 공연장은 항상 북적인다는데.
공연을 보고 반한 팬들은 매년 그녀를 따라
남도 장터를 순회한단다.
뱃속에서부터 장터의
시끌벅적한 소리를 듣고 자란 윤정 씨가
아버지를 따라 전국 장터를 돌고
축제장을 순회한 지 올해로 23년째.
지금은 아픈 아버지 대신 공연장에서 만난
남편과 장터와 축제장을 돈다고.
놀이터이자 생활공간이었던 장터. 이른 아침,
공연 전 딸 별이를 위해 서둘러
구례 오일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장터의 풍경이 반갑기만 한데,
그녀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사람들.
남도 장터의 스타, 윤정 씨를 따라
장터를 둘러보면 어떨까?
그녀를 따라 신명 나는 장터를 느껴보자.
방송일시 : 2019년 4월 15일(월) ~ 4월 19일(금)
기 획 : 김현주
촬 영 : 김기덕
구 성 : 김혜진
연 출 : 방세영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