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여왕님 나가신다

 

요즘 세상에 여자라고

이루지 못할 것이 뭐가 있으랴 싶지만

세상 곳곳엔 여전히 깨기 힘든 유리천장들이

존재한다. 성별을 불문하고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기수들의 세계 역시 그중 한 곳.

 

그래서 남성 기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경마계에서

그들과의 체력과 근력 차이를 극복하고

자타공인 최고의 기수로 우뚝 선 한 여자가 있다.

‘경마의 여왕’이란 별명을 가진

김혜선 씨(37)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9년 데뷔 후 지금까지 쌓은 승수만도

430승이 넘는 혜선 씬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그간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수마들이 겨루는 ‘대상 경주’에서

열 차례나 우승했고

지난 연말엔 한국 경마 최고의 무대로 뽑히는

<그랑프리(G1) 대상경주>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인간극장

보통사람들의 실제 삶을 밀착취재하여 제작한 휴먼다큐프로그램.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수 있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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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한국 경마가 출범한 이후

여성 기수가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건 10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급기야 지난 3월 1일엔 국내 여성 기수 최초로

두바이에서 열린

‘알 막툼 클래식'에 출전했는데...

 

8살 연하의 후배 기수, 박재이(29) 씨와 결혼해

다섯 살배기 아들 찬이를 둔 엄마이기도

한 혜선 씨. 부부가 모두 현역 기수이다 보니

 

아이를 인천에 계신 친정어머니께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마음속에 늘 미안함과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지만,

여성 기수로서 새로운 발자취를

남기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강한 의지와 남다른 승부욕,

그리고 무엇보다 탁월한 실력을 바탕으로

벽을 허물고 끝없이 도전하는

혜선 씨의 뜨거운 질주를 담아본다.

 

# 대한민국 경마계를 재패한 작은 거인

 

새벽 5시가 되면 알람 소리를 듣지 않고도

절로 눈이 떠진다.

부리나케 준비를 마치고 찾아가는 곳은

부산 경마 공원의 마방.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주마들을

훈련 시키는 것으로 혜선 씨의 아침이 시작된다.

2009년에 데뷔했으니 벌써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기수로서의 일상이다.

 

키 150㎝의 단신 기수인 혜선 씨.

어릴 적부터 작은 키는 늘 걸림돌이었다.

좋아했던 핸드볼도, 연예 기획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을 볼 정도로 푹 빠졌던 댄스도,

 

늘 키가 문제였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경마 기수’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키가 작으면 유리하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기수의 길로 들어섰다.

2년간의 교육생 생활을 마치고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혜선 씨의 기수 생활은

그야말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성별 구분 없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 경마이기에

체력도 근력도 남성 기수들에 비해 부족한

혜선 씬 늘 불리한 위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차이는 기회의 차이로 이어져,

혜선 씬 좋은 말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혜선 씬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성실함,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여성 최초 대상경주 우승(2017년),

여성 최초 400승 돌파(2024년),

여성 최초 그랑프리(G1)

대상경주 우승(2024) 등의 대기록을 쌓아 올렸다.

 

오른쪽 다리의 십자인대가 두 번이나

파열되고, 발목인대가 끊어지는 등

부상이 친구처럼 따라다녔지만,

이 또한 불굴의 의지로 이겨낸 혜선 씨.

지금 그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 최정상 기수다.

 

# 가족은 나의 힘

 

지난 2019년,

8살 연하의 후배 박재이(29) 기수와

부부의 연을 맺은 혜선 씨.

서울에서 부산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그곳에 있던 재이 씨와 만나게 됐다.

서로 성격이 잘 맞을 뿐 아니라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하고

직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높아

여전히 신혼처럼 알콩달콩 깨를 볶고 있다.

예천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시아버지는 며느리 혜선 씨의 열혈 팬이다.

 

결혼 후 바로 아들 찬이(5)를 낳은

혜선 씬 하루라도 빨리 말을 타고 싶어서

출산 7개월 만에 기수로 복귀했다.

주변에선 우려가 컸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성공적인 귀환을 한 혜선 씨.

하지만 부부 모두 현역 기수다 보니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가 어려웠고

 

결국 인천에 살고 계신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게 됐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보니

늘 그립고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짬이 날 때마다 달려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커서 하루빨리 함께

지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건상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 또 하나의 도전

 

지난 3월 1일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열린 ‘알 막툼 클래식’에 출전한 혜선 씨.

4월 5일 펼쳐질 ‘두바이 월드컵’ 예선전 중

하나로, 우승하면 본선에 자동 진출하는 대회다.

1,200만 달러(약 172억 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두바이 월드컵’은

세계 최고로 꼽히는 경마대회.

 

베팅이 금지돼 있어 오로지 상금을 걸고

세계적인 명마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로

기수들에겐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올해 국내 기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참가한 혜선 씬

 

이번에도 역시 ‘국내 여성 기수 최초’로

두바이 대회에 출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함께 호흡을 맞춘 말은 혜선 씨의 단짝

‘글로벌히트’.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던 말이었지만

혜선 씨를 만나면서 눈부신 비상을 하게 된

히트는 혜선 씨와 함께 국내 대상경주 7개를

휩쓸고 이번에 두바이까지 출전하게 됐다.

 

히트 역시 국산 토종마로서

처음 출전한 의미 있는 도전이다.

지난 1월 치러진 1차전에선 8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2차전에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혜선 씨.

 

높아만 보였던 세계의 벽을 곧 허물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대회였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혜선 씨에게도

언젠가는 내리막이 찾아오게 되는 법.

남자 기수보다 수명이 짧은 여자 기수의 입장에서,

그리고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고민이 많았던 혜선 씬

향후 조교사로서 인생 2막에 도전하기 위해

자격증을 따고 틈틈이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다.

 

‘경마의 여왕’으로 우뚝 선 혜선 씨의

가슴 뜨거운 여정을 따라가 본다.

 

1부 줄거리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혜선 씨.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경주에 어김없이 참가한다.

 

그런 혜선 씨의 곁엔

나란히 기수의 길을 걷고 있는

남편 재이 씨가 함께한다.

혜선 씨의 기수로서의

바쁘디바쁜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간 그녀가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연출 : 이성호

 

글 : 최근주

 

촬영 : 민병일

 

조연출 : 현계원

 

취재작가 : 이아영

 

방송일시 : 2025년 03월 31일(월) 4월 01일

4월 02일 4월 03일 4월 04일(금)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이아영 취재작가 (02-782-5555)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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