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85회 미리보기
“혼자 먹으면 무슨 맛인가?” 함께 차린 겨울 밥상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현대사회는 쓸쓸하다.
다 같이 무언가를 이루는 건 고사하고,
집안 식구끼리 식탁에 둘러앉아 밥 한 끼 하는
정겨운 모습조차 보기 힘들다. 오죽하면
‘혼밥’이라는 단어가 일상에 자리 잡았을까?
하지만 개인주의가 극심해지는 세상에도
여전히 함께 모여 온정을 나누는 이들이 있다.
다 같이 모여 김장 김치를 담그고,
큰 솥 걸어두고 조청을 만드는 사람들.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가진 끈끈한 유대감이
온기로 다가온다.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함께 모여 월동 준비를 하는 공동체를 통해,
그들이 함께 차리고 함께 나누는
밥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정을 만난다.
함께 지어 달콤한 맛! -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
*곰바위 조청마을
(쌀, 도라지, 무, 칡, 인진쑥, 수수,
마늘 조청 / 된장, 청국장 판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92
곰바위 마을로 불리는 제천의 한 산골 마을.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마을에 모인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만난 동창들이다.
그들은 추운 겨울에도 지게를 매고 산을
오르는데, 조청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농한기를 잘 보낼 궁리를 하다가
전통 방식으로 조청을 만들어 판매한 지도
12년째. 처음에는 어릴 적 어깨너머로 봤던
기억을 되살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가마솥에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아
쌀만 축내기 일쑤였단다. 이제는 솥만 만져도
온도를 짐작하고, 기계처럼 불 조절을 하는
솜씨가 단연 으뜸이다. 조청 만들기의 시작은
고두밥 짓기, 오직 조청을 위해 제작한
커다란 솥에 밥을 지어 식혜를 만들고,
체에 걸러 졸이며 꼬박 이틀 내내 솥 곁을
지켜야 한다. 수고스러운 작업을 거쳐
탄생한 조청은 무려 7가지! 이제는
조청 마을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조청을 고는 날에도 새벽부터 함께 모이는데,
오늘은 무 조청과 칡 조청을 만드는 날.
사람들은 둘러앉아 재료 손질부터 시작한다.
특히 칡 조청을 만드는 날이면 전분을 내
부침개를 즐기는데, 허기와 더불어 부엌의
온기도 채워간다. 8시간 이상 졸이는 작업을
거치며 끼니도 함께 하는 마을 사람들.
음식을 담당하는 정연택(71세) 씨와
유미준(68세) 씨는 제천에서 즐겨 먹던
지칭개로 국을 만드는데, 지칭개는 억세고
강한 쓴맛 때문에 빨래하듯 치대서 부드럽게
만들고 거기에 콩가루를 입혀 끓여야 한다.
또한 조청 마을에는 음식 할 때 특별히
설탕 대신 조청을 사용한다. 닭볶음탕에
무 조청을 넣고 표고버섯에 쌀 조청을
사용하며 깊은 맛을 내는데, 천연 단맛이라
건강에도 좋단다. 옛 시절을 추억하는
청국장과 고구마조밥까지 차려내면
조청 마을 별식이 완성된다. 밥상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함께 하는
산골 마을의 겨울을 만난다.
우리 마을 김장하는 날!
-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
*백련동 편백농원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로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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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촬영지,장소,맛집
Contact Place Add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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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속에도 푸른 잎의 나무들이 즐비한
장성의 편백숲. 그곳에는 부모님의 대를 이어
숲을 살뜰히 아끼는 형제 김진환(39세) 씨와
김주엽(34세) 씨가 있다. 그들은 오래전
할아버지가 조성한 편백 숲을 지키고 어머니의
세월이 깃든 식당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그 세월도 10년 가까이
흘렀다. 마을을 둘러싼 편백숲과 그곳에
자리한 식당은 마을 최고의 자랑거리!
그래서일까, 편백 농원에 일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출동한다.
이번에도 2천 포기 김장을 위해 마을의
기라성 같은 김장 선수들이 식당에 모였다.
눈 쌓인 밭에서 뽑아낸 2천 포기 배추를 씻고,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기까지 여러 손이
더해져도 하루 이틀 내에 끝낼 수 없는
대장정이다. 이처럼 마을 사람들이
자기 식당처럼 나서서 일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을 식당을 운영하면서,
주방장 주엽 씨는 마을의 농가와 계약을 해,
내다 팔기 어려운 못난이 채소를 모두 사들여
그것으로 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니 주방장인
주엽 씨가 어찌 이쁘지 않겠는가?
늘 사랑해 주고, 또 요리에 대해 늘 뭔가를
가르쳐주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새참을
준비하는 주엽 씨. 돼지고기 수육을 삶는데,
거기에 흑미를 넣어 빛깔을 내고 편백 향을
입혀 특별함을 더한다. 정성으로 준비한
새참으로 춥고 힘든 노동의 고단함까지
씻는다는데, 김장 김치를 땅속에 묻어야
비로소 김장이 끝난다. 시린 추위와 노고에도
함께 해서 즐겁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하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주엽 씨는
요리 스승과 든든한 식사 준비에 돌입한다.
식당 최고의 인기 반찬인 묵은지, 최소 3년 이상
묵힌 김치를 꺼내 찌개를 끓이고, 귀한 음식이던
조기찜을 만든다. 거기에 편백으로 만든 찜기에
제철 채소를 넣고 한 솥 쪄내면 그윽한 향을
머금은 편백 찜이 완성된다. 고단함을 녹이고
기력을 채우는 한 상, 함께 하면 어떤 일이어도
신나고 밥맛도 더욱 좋아진단다.
아늑한 편백 숲에서 활기찬 기운이 흐르는
시간을 함께한다.
- 프로듀서 임기순
- 연출 조완현 / 작가 한지원
- 내레이션 태양
- 제작 하얀소엔터테인먼트
- 방송일시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8시 30분 (KBS1TV)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