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18회
여름나기 - 밥상의 여유를 찾아서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저마다의
여유로운 여름나기 방법을 만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내 집 앞마당이 계곡이고,
내가 사는 산이 피서지인 것을.
중요한 건, 얼마나 넉넉한 마음으로
즐기느냐에 달려있는 것.
내 공간에서 자연이 내어주는 식자재로
여름 최고의 진미를 차려낸다.
이 여름,
자연 가득 담은 휴식의 밥상을 만나본다.
■ 대대로 내려온 황룡마을 사람들의 휴식 밥상
– 강원도 양양군
강원도 양양의 구룡령 자락에 자리한 황룡 마을.
여름이면 남자들은 당귀와 더덕을 캐기 위해
마을 뒷산에 오른다. 화전민들이 터를 잡았던
마을 뒷산에는 심마니들이 제를 지내던 터도
남아있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제를 지내고
당귀와 더덕을 캔 후, 마을 주민들의 더위를
피하는 곳인 마을의 보물 얼음굴로 간다.
5월까지 얼음이 남아있을 정도로 찬 기운이
도는데, 뙤약볕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이곳은
냉풍이 불어온다. 마을 앞에 흐르는
1급수 계곡과 산속의 얼음굴 덕분에 황룡 마을
주민들은 이 무더운 여름이 두렵지 않다고.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족대를 들고
잡은 꺽지와 피라미를 동그랗게 놓아 양념을
붓고 끓여준 ‘도리뱅뱅’과 산에서 채취한 더덕,
당귀를 넣어 푹 고아낸 ‘산당귀더덕백숙’까지
더해지면 무더위 거뜬하게 날 수 있는
여름 보양식 한상이 완성된다. 계곡 흐르는
시원한 나무 밑에서 함께 음식을 먹으며
최고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의 피서지를 만나본다.
■ 부부만의 놀이터에서 여름 성찬
– 경기도 양평군
◼ 경기도 양평군 소개된 곳
- 꼬예뜰 (나물전골, 예약제 운영)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215-46 1층
연락처 010.7640.7060
경기도 양평의 산골 마을. 여기 특별한 부부가
있다. 요리하며 베풀고 살고 싶다는
아내 김경숙 씨의 간절한 바람에 결국 부부는
7년 전, 양평에 뿌리를 내렸다. 친정어머니가
요리하는 걸 보고 자란 경숙 씨는 음식을
만들어 남에게 대접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란다. 자연에서 나는 재료를
찾기 위해 부부는 함께 산을 돌며 꽃송이버섯을
채취하고, 텃밭을 정리하고, 장독을 관리한다.
부부가 여름을 보내는 곳은 집에서
열 발만 떼면 자리한 아담한 계곡. 손재주 좋은
남편 강나루 씨는 계곡 옆에 트리하우스도
직접 지어놓았다. 직접 채취한 재료로 경숙 씨는
가족들을 위해 솜씨를 발휘한다. 꽃송이 버섯과
각종 산나물을 넣어 푹 끓여낸
‘꽃송이버섯산나물전골’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경숙 씨만의 요리라고 한다.
더운 여름에 먹으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는
‘꽃송이버섯오이냉국’과 ‘꾸지뽕잎냉국수’까지
만들어 계곡에 자연 식탁을 차려놓고
아내가 준비한 음식을 마주한다.
부부만의 놀이터에서 맛보는 여름 성찬.
부부의 계곡으로 가본다.
■ 350년을 이어온 마을의 수호신을 만나다
- 충청남도 예산군
◼ 충청남도 예산군 소개된 곳
* 예산황새마을 (숙박, 체험, 친환경 농산물 판매)
충청남도 예산군 광시면 시목리 325-1
홈페이지
storkvillage.modoo.at/?link=6cgbzvbl
멸종됐던 황새가 돌아왔다는 충청남도 예산군의
‘대리황새마을’. 이 마을에는 황새만 있는 것이
아니다. 600년 동안 사계절 내내, 그 자리에서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에게 보물 같은 존재라고.
더위를 피해 정자나무에 모여 부채질을 하며
옥수수를 먹던 그 옛날 고향의 한여름 풍경.
이제는 옛이야기가 된 것 같지만, 아직도
그 아련한 추억을 맛보며 살아가는
대리황새마을 사람들이 있다.
직접 채취한 옥수수를 쪄서 알알이 떼어내고
정성껏 쪄낸 ‘찰옥수수설기’는 동네잔치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정자나무 그늘 아래 모일 때마다 빠지지 않는
‘찰옥수수부침’과 시원한 맛이 일품인
‘찰옥수수냉국수’까지 정성껏 만들어내면
시원한 여름 옥수수 한 상이 완성된다.
오래된 당산나무와 그 넓은 그늘 아래에서
여름나기를 하는 대리황새마을 사람들의
추억을 찾아간다.
■ 스님들의 자연 치유의 밥상 – 경상남도 하동군
◼ 경상남도 하동군 소개된 곳
* 와룡사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매화골먹점길 89-7
문의 전화번호 055-883-8089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 아래 자리한 와룡사.
성관 스님이 30년간 일군 도랴이다. 이곳의
여름은 뜨겁고, 또 시원하다. 사찰 뒤편에 있는
50여 평의 텃밭으로 향하는 스님들. 풀과의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풀을 매고,
텃밭을 정리하며 울력을 하고 나면 스님들은
포행 삼아 ‘와룡폭포’로 향한다. 예부터 이곳은
스님들의 수행처이자, 명창들이 득음을 하기
위해 찾던 곳이었다고. 폭포 소리에
모든 상념을 씻어 내리기도 하며,
더운 날 스님들은 이곳에서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텃밭에서 채취한 머위와 솔가지로 향과
지리산의 정기를 담아내 지어낸
‘머위영양쌈밥’과 들깨가루와 머위를 함께
쪄낸 ‘머윗대찜’은 이 시기에 먹을 수 있는
보약같은 음식이라고 한다. ‘가지냉국’까지
곁들여 한 상 차려낸 후, 탁 트인 산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 하는 와룡사 스님들의
여름나기를 만나본다.
■ 기획 KBS / 프로듀서 정기윤
■ 제작 KP 커뮤니케이션 / 연출 선희돈 / 작가 남혜경
■ 방송일시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 8시 30분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