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져 끈끈하다고 하지만

집집마다 사정을 들여다보면

모래알처럼 서걱대고

심지어 남보다 못한 사이인 집도 적지 않다.

 

발레리노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정민찬(35) 씨네도 비슷했다.

발레 하느라 예고에 입학한 열일곱 살 때부터

상경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발레단을 거쳐

가수가 된 지금까지,

 

민찬 씨는 경남 양산에 있는 가족들과

소원하게 지냈다.

그동안 어머니 황귀분(64) 씨는

희귀병을 얻어 투병하다가

시력을 잃었고, 하던 일에 실패한

아버지, 정화영(65) 씨는

가족들을 등지고 홀로 산에 들어가서 살았다.

누나들도 무심한 아버지를 원망하며

각자의 삶을 살았는데...

 

 

 

 

한 달 전,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그것도 혼자 사는 아들, 민찬 씨 곁으로!!

전세사기 당한 아들을 도와주러 오셨다가

시일이 걸리게 되자 방송과 공연 일정에

바쁜 아들 뒷바라지를 자처하신 것.

 

아버지 화영 씨는 아침밥을 차려놓고 먹으라고

깨우는가 하면, 집안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 하고

중고차까지 구입해서 공연 연습을 하러 다니는

민찬 씨를 태우고 다닌다.

민찬 씨가 트로트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양산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잦았는데

아버지도 덩달아 가족과의 접촉이 늘었다.

 

자신의 가수 활동을 계기로 가족이 다시 모이는 게

흐뭇한 민찬 씨는 화목한 가정을 꿈꾼다.

방송 출연과 지방공연을 구실로 양산 집에

드나들며 가족의 끈을 다시 이으려고 애쓰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가족해체 시대에 가족을 복원하려는

부자를 만나본다.

 

 

 

 

# 아버지와 아들의 어색하고 조금은 불편한 동거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빌라의 옥상.

정민찬 (35) 씨가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온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는 발레리노.

 

작년에 트로트 경연 방송 출연한 이후

가수도 겸하고 있다. 민찬 씨가 썩 마음에

들어 하는 지금의 집은 한 달 전에 이사 온 곳.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고향 양산에서

아버지가 상경하셨다.

 

전에 살던 집에서 당한 전세사기 문제를

도와주러 오셨다가 해결에 시일이 길어지면서

함께 지내게 된 아버지, 정화영(65) 씨.

매일 아침, 아들이 부른 노래를 기상송 삼아

일어나서 아침밥을 해놓고 먹으라고

아들을 깨우신다.

 

그뿐인가. 어느 날 갑자기 중고차를 한 대 사더니

공연 연습을 다니는 아들을 태워다 주는가 하면,

아예 운전을 배워서 직접 몰고 다니라고 채근하신다.

 

민찬 씨로서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난감하고 살짝 피곤한 상황이 많아진 것인데,

이상하게 싫지는 않다.

반면에 아버지 화영 씨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발레에는 문외한이라 아들이 발레를 해도

가타부타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가수, 그것도 자신이 훤하게

꿰뚫고 있는 트로트 가수를 한다니,

이제야말로 아버지 역할을 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침밥 대령하랴, 청소와 빨래하랴,

입시생 부모처럼 서른 넘은 아들의

연습실 라이딩까지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 트로트 가수가 된 발레리노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공연 연습을

다니게 됐지만

집안의 지원 없이는 배고픈 예술이 발레라서

민찬 씨는 늘 ‘뚜벅이’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다녔었다.

 

사실, 집안 환경도 발레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상남도 양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셨던

부모님은 하나뿐인 귀한 아들이 원하니

하도록 허락하셨을 뿐, 클래식 발레는 그저

무용복 입고 춤추는 것으로 아셨다.

 

그렇게 혼자 춤에 눈떠 예술고등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한예종 무용원을 거쳐

국립발레단에 잠시 몸담기도 했던 민찬 씨.

좀 더 다양한 무대에 사고 싶어 그만두고

사립발레단에서 활동하며 노래 공부도 해서

뮤지컬 무대에도 진출했었는데...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로 공연업계가

얼어붙어 설 무대가 사라졌다.

안 하던 레슨도 해보고 필라테스 강사도

하던 시기에 한 방송사의 트로트 경연대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민찬 씨도 주변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에 도전했다.

 

최종 라운드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발레리노가

트로트 가수로 나섰다고 ‘발레트롯’으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트로트 가수를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민찬 씨는 잘한 선택이라 여긴다.

발레리노로 설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좁아지는 반면,

트로트 가요가 흥하면서 찾는 곳이 많아졌다.

 

 

 

 

가장 뿌듯한 점은 발레를 할 때는

발레를 할 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가족들이 트로트 가수 활동에는 기뻐하며

응원을 보내주는 것. 빈 손으로 서울에 와서

발레리노로 활동할 때, 가족들의 인정과

응원에 목말라했던 터라 각별하다.

 

게다가, 불화로 따로국밥처럼 지냈던 가족들이

민찬 씨의 트로트 가수 활동을 계기로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 ‘모래알 가족’을 ‘찰떡 가족’을 만들고 싶다

 

민찬 씨가 가수 활동을 하기 전까지,

가족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채 각자 각각 살았다.

 

어머니 황귀분 (64)씨가 희귀병인 루프스병에

걸리자, 가족들은 사업 실패에 빚보증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한 가장을 원망했고 아버지는

모든 걸 정리한 뒤 산속으로 들어가셨던 것.

민찬 씨는 집안 사정을 전해 들었지만

발레를 하며 서울살이 하기만도

바빠 신경 쓸 여력이 없었고,

그러는 사이 어머니는 병세가 악화돼서

시력을 거의 잃으셨다.

 

그런데, 민찬 씨의 방송 출연을 계기로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가족들이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고,

민찬 씨 일을 돕는 덕분에 아버지도

나머지 가족들과 끈도 생겼다.

 

방송에 함께 출연할 기회가 생기면서

얼굴도 전보다 자주 보고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로 오해했던 일도

제대로 알게 된 가족.

 

민찬 씨는 이런 변화가 썩 마음에 든다.

열일곱 살 때부터 집을 떠나서 살아온 터라

뒤늦게 ‘이런 게 가족인가’ 싶을 만큼

가족의 정을 느낀다.

 

이번 일을 기회로 모래알처럼 따로 놀던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싶다.

아버지, 화영 씨의 바람도 같다.

아들이 잘 되면 가족들도

마음을 풀 거라는 기대를 갖고

아들의 뒷바라지에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족 해체의 시대에, 인생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트로트에 기대 가족 화합을 위해 애쓰는

부자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함께 하자.

 

1부 줄거리

 

발레리노에서 트로트 가수가 된

정민찬(35) 씨는 한 달 전부터 새로 이사한

집에서 아버지 정화영(65) 씨와 함께

지내고 있다.

 

학업 때문에 일찍 집을 떠나 살았던

민찬 씨로서는 20년 만에

아버지와 동거하게 된 것인데....

 

혼자 사는데 익숙하다 보니 어색하고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림자처럼 함께 하며 도와주시는 게 싫지는 않다.

 

지방공연차 고향집에 들른 부자.

화영 씨는 아픈 아내가 자신을 탓하자

집을 나와 어디론가 향한다.

 

연출 : 최승낙

글 : 이진연

촬영 : 임한섭

조연출 : 허은

취재작가 : 김수지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김수지 취재작가 (02-782-5555)

 

방송일시: 2023년 6월 5일(월) 6월 6일

6월 7일 6월 8일 6월 9일(금) 오전 7:50~8:25

5598회 5599회 5600회 5601회 5602회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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