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04회

 

내 마음의 호수, 봄날을 품다

 

한 장의 사진처럼,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풍경들

물안개가 걷히면

고요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호수가 그렇다

고여있어도 수많은 생명들이

서로 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썩지 않고

수많은 생명을 품는 호수

고즈넉한 봄날의 호수가 품은

넓고 깊은 인생의 맛을 만나다

 

■ 산중 바다 파로호,

육지속 섬 마을 비수구미 부부의 호수 연가 (戀歌)

 

화천 소개된 곳

 

* 비수구미 수피아 펜션

연락처 010 - 4207 - 3946

 

강원도 화천, 파로호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하는 인공호수로 1944년 5월에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졌다. 산과 호수로 둘러싸여,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비수구미는 육지 속

오지 섬마을. 마을을 오가는 배가 따로 없다 보니,

집마다 작은 배 한 척씩을 갖고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나희 씨는 우연히 찾은 파로호에서

평생 배필! 남편 김정일 씨를 만났다. 이곳에서

함께 봄을 맞은 지도 9년째. 산과 계곡을

울타리 삼고, 호수를 마당 삼아 살고 있는

부부에게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다.

 

파로호가 유일한 삶의 터전인 비수구미. 지금은

낚시를 할 수 없지만, 호수는 계절마다 먹거리를

내주던 고마운 곳간이었다. 평생의 짝을 만나

성격도 입맛도 조금씩 닮아가며 산다는 부부가

지인들을 위해 솜씨를 뽐내보겠단다. 쏘가리에

갖은양념을 올려 쪄낸 쏘가리찜은 남편 정일 씨의

비장의 레시피. 냉이는 그저 무치거나,

된장국 끓여 먹는 게 제일 좋다는 남편을 위해

만든 아내표 냉이파스타는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봄철 별미인데. 쌉싸름한 달래에

고춧가루와 액젓을 넣고 살살 버무려 무친

달래무침까지 적막한 산중 호수지만,

지루할 틈이 없이 바쁘고 즐겁게 살아간다는

부부의 봄날 같은 밥상을 만난다.

 

 

 

 

■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오

- 호숫가에서 인생 2막을 사는 귀촌 부부

 

■ 합천 소개된 곳

 

* 물안개피는호숫가펜션

전화번호 010 - 8536 - 9984

 

경남 합천호. 고향으로 돌아온

이제학, 변경연 씨 부부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집을 짓고 산 지 9년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풍경에 반해 호숫가에 터를

잡았다는 부부는 산과 호수를 누비며 매일 같이

붙어 다니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티격태격하다

웃곤 한단다. 호수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가뭄이 심해, 비소식을 기다렸던 터라.

며칠 전 내린 단비가 반갑기만 하다는 부부.

봄비에 꽃망울도, 새순도 쑥쑥 고개를 내민다.

4월 한 달, 이때를 놓치면 먹기 힘든 귀한

두릅과 머위나물 캐는 손이 분주하다. 인생의

살아온 깊이를 호수가 말해주듯 호수에 마음을

담그고 살아간다는 부부. 필방을 운영하면서

취미로 시작한 붓글씨와 그림도 요즘 사는

낙 중에 하나라는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시구처럼 아름다운 부부의

봄날이다. 들깻가루를 우려낸 들깻국물에 쑥을

넣어 끓인 고소한 쑥들깻국은 봄기운을 가득

품은 별미. 머위나물에 된장과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낸 머위나물무침과 봄내음 가득한

두릅미나리전까지 봄날이 내어준 선물 같은

한 상이 차려진다.

 

 

 

 

■ 가장 오래된 인공호수,

의림지 순채를 아시나요?

 

■ 순채 소개된 곳

* 바우본가 043 - 652 - 9931

 

충청북도 제천시, 의림지(義林池)는 농사를 위해

삼한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을 가두어 삶을 유지해온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곳으로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공호수이다. 옛 문헌 속에는 의림지에서 나는

대표 특산물 ‘순채’가 기록되어 있는데 선비들뿐

아니라 궁중에도 진상하던 귀한 식재료임을

알 수 있다. 수생식물인 순채는 둥근 잎이 연잎과

비슷하며, 어린잎은 줄기와 함께 우무 같은

점액질에 싸여있다. 동의보감에서 순채는

100가지 독소를 해독한다고 전한다.

제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복원을 추진했지만,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지금은 제천의

홍광초등학교 연못에 순채가 조금 남아 전해온다.

순채요리연구가 박화자 씨는 순채를 띄운

오미자차와 순채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식촛물에 담가 두었다 먹는 순채초회,

순채불고기전골 등 사라진 순채의 맛을 알리고 있다.

 

 

 

 

■ 제천 청풍호,

산과 호수를 지키는 어부들의 만찬

 

■ 청풍호 소개된 곳

 

* 제천시 수산면 자율관리어업공동체

010 - 4085 - 7230

 

충청북도 제천,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는

제천을 지나면서 청풍호라는 새 이름을 얻는다.

17년 전 낚시가 좋아 귀어한 청풍호

어부 김형철 씨에게 호수는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이자 든든한

삶의 터전이다. 어부에게 봄은 본격적으로

조업을 준비해 바쁜 계절이지만, 요즘 배를

타는 시간보다 산을 누비는 일이 많아졌다.

올봄 유난히 산불이 잦은 터라

항시 대기 중이라는데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지역의 지형을 잘 아는 대원들이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이 나면 신속하게 출동해

진화작업을 펼친다. 종일 비가 내리는 오늘은

대원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일! 메기와

장어를 푹 끓여 체에 걸러 살만 발라내 시래기를

넣고 끓인 어탕국수는 대원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거뜬하게 해주는 보양 별미이다.

쏘가리에 징거미새우 넣고 얼큰하게 끓어낸

매운탕은 호수에 기대어 살아온 청풍호 어부의

든든한 한 끼! 아름다운 산과 호수를 지키며

사는 청풍호 어부들의 봄날에 함께 해본다.

 

 

 

 

■ 호수 아래 잠든 추억 - 장흥댐 수몰민 이야기

 

강가에서 다슬기 은어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살던 사람들은 댐이 생기면서 고향을

호수 아래 둔 채 떠나야 했다. 30여 년 전 댐이

들어설 지역들을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기록한

마동욱 씨에게 호수는 단지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이고 그리움이라는데. 다시는

볼 수 없는 고향의 풍경들은 그리움이 되어

사진 속에 남아있다. 수몰민 30여 가구가

이주해 살고 있는 원등마을은 예부터

표고버섯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산자락에서

키우던 표고버섯을 사러 상인들이

줄을 설 정도로 마을 사람들에게는 든든한

살림 밑천이 되어주었다. 표고버섯에

고기 반죽을 올려, 부쳐 먹던 표고고기전 하나면

그날이 잔칫날! 너도나도 젓가락 들고 달려들던

추억이 생생한 표고구이는 소금 살살 뿌려

숯불에 구우면 고기맛 부럽지 않았다고.

다슬기를 삶아 새콤달콤 무쳐낸 다슬기초무침은

강에서 다슬기 잡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 속

원등마을 사람들의 그리움 담긴 음식을 만나본다.

 

■ 기획 KBS/ 프로듀서 정기윤

■ 제작 KP 커뮤니케이션

/ 연출 남호우 / 작가 전선애

■ 방송일시 2022년 04월 20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8시 30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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