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578회
산양치기 남편과 잔소리꾼 아내
#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끝에 표고 농부가 된 부부
봄기운이 나날이 번져가는 전남 장흥에는
느긋한 표고 농사꾼 이영만 씨(60세)와
부지런한 성격의 아내, 이정란 씨(58세)가 산다.
영만 씨는 8년 전 고향인 장흥으로 귀농해
만평(33,000㎡) 가까운 산에 표고목 3만 개를
옮겨다가 표고 농사를 짓고 있다. 바야흐로
3월은 표고 꽃 피는 계절,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 시기다. 영만 씨의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낮에는 표고 수확하랴, 낡은 흙집
수리하랴, 밤에는 산림기사 자격증 공부까지
24시간이 모자랄 판. 더욱이 올해는 이장까지
맡아 쉴 틈 없다며 앓는 소리를 하는데,
아내 입장을 들어보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남편이 작년 가을까지 마치겠노라 호언장담했던
흙집 보수는 2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고,
표고 수확도 세월아 네월아다. 연애 시절엔
느긋하고 순한 성격이 좋아 결혼을 했는데,
막상 살 부대끼며 살고 보니 성미 급한
정란 씨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남편.
출연자 이영만씨
출연자 연락처 : 010-5133-7597
유기농 표고버섯
마니네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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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장동면 진곡길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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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 씨의 잔소리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결혼생활 30년 동안, 남편은 세 번이나
사업 실패를 했다. 부질없는 욕심 따위는 버리고,
고향에서 조용히 산을 일구며 살겠다는 남편이
오히려 반가웠다는 아내. 귀농 후
제법 마음도 잡고, 새어나가는 돈도 없어졌지만
여전히 정란 씨는 노심초사 중이다.
예고 영상
# 금쪽같은 내 산양!
낮이나 밤이나 산양 바라기 남편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기어코 정란 씨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나란히 표고를 따다가도
뒤돌아보면 어느 틈엔가 사라져 없고, 흙집을
수리 중이라기에 막상 찾아가 보면 남편은
옷자락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유인 즉,
바로 산양들 때문이다. 산양을 키우는 게
숙원이었다던 남편이 어느 날, 세 마리의
산양을 집에 들이더니 번식에 번식을 거쳐
열두 마리가 됐다. 남편에게는 금쪽보다
귀하다는 산양. 그 마음을 아는지 녀석들도
남편 목소리만 들릴라치면 ‘음메~’, 발소리에도
‘음메메~’ 화답한다. 순하디순한 눈망울에다,
성격까지 온순한 녀석들을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영만 씨의 변. 영만 씨의 모든 생활은
산양에게 맞춰져 있다. 틈날 때마다 수시로
먹이를 챙겨주는 건 물론, 낮밤으로
어미 산양들의 젖을 짜고, 새끼 포유도 하며,
숲속 표고농장을 산책로 삼아 산양들과 산보도
즐긴다. 고구마 줄기에 김장배추,
이웃 농장에서 수거해온 사과까지 녀석들의
먹이도 뭐든 최고로 신경을 쓴다는 영만 씨.
남편의 넘치는 산양 사랑 때문에 아내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는데. 결국, 정란 씨의
울화통이 폭발하고 마는 일이 발생하는데...
# 당신과 더는 못 살겠다! 냉전에 돌입한 부부
아내 정란 씨는 아직 온전히 귀농을 하지 않았다.
도시에 남은 일도 있고, 병원을 오가며 치료도
해야 하는 까닭이다. 다시 도시로 떠나는 날,
아내는 남편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다. 아내는
표고 농장 한 쪽에 널찍한 꽃밭을 만들어 꽃도
구경하고, 차도 만들어 팔 수 있는 힐링농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시에 다녀올 동안
남편에게 꽃밭 부지를 만들어달라 청을 하는데...
남편은 아내의 긴한 청을 들어줬을까?
완성된 꽃밭 부지를 기대하며 수십 개의
꽃모종을 사 들고 집에 돌아온 아내. 하나,
남편은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사라진 건 남편뿐이 아니다. 축사의 산양들도
행방이 묘연한 것. 불안한 예감 그대로,
아내는 기가 찬 상황에 맞닥뜨리고 마는데...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 뭐든 서두르기보다
차근차근히 해 나가야 탈도 안 난다는 걸
알게 된 남편, 목표를 정했으면 게으름
부리지 않고 바로 끝내야 한다는 아내.
경칩에 때 아닌 서릿발 날리며 부부는
냉전에 돌입한다. 과거의 상처까지
들춰내면서,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된
싸움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이는데.
부부는 과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방송일시 2023년 3월 31일 (금) 오후 09:10
[출처] mbn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