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미리보기

 

울 엄마가 있어서

 

6년 전, 고향인 삼척으로 돌아온 김동혁(67) 씨.

부산에서 큰형님과 살고 있던

어머니 이순희(91) 씨와 함께였다.

어머니는 10여 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상황.

 

생활력 부족한 아버지를 대신해

억척스럽게 오 남매를 키웠던 어머니...

늘 강인할 줄 알았던 ‘울 엄마’가

기억을 잃어가고 어린애가 돼가는 모습을 보며

둘째 아들 동혁 씨는 가슴이 무너졌다.

어머니와 함께한 변변한 추억 하나가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속상했다.

그동안 자기 살기 바빠서 어머니의 삶엔

눈길 주지 못했던 지난 시간도 죄스럽기만 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동혁 씬 어머니와

추억을 쌓아보기로 했다.

그것도 단둘이서! 형제들과 아내의 걱정을 뒤로 하고

바다가 보이는 고향 집에서

하루하루가 새로운 어머니와의 날을

보내고 있는 동혁 씨....

새삼 ‘울 엄마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런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구나’를

느끼고, 깨닫고 있다.

 

예전의 총명했던 모습은 간데없이,

금방 한 일도 잊어버리는 어머니지만 그게 뭐 대수랴.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와의 귀하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 없기에 동혁 씨는 오늘도 분주하다.

어머니 좋아하는 물고기 잡으랴,

어머니와 밀린 수다를 나누랴,

어머니가 가고 싶어하셨던 곳에 같이 가랴...

신기한 건 이렇게 어머니와의 마지막 추억을 쌓으며

자신도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힐링의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는 점.

울 엄마가 있어서 행복한 남자, 동혁 씨를 만나보자.

 

 

 

 

# 다시...울 엄마와 함께

 

어머니 이순희(91) 씨는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인정하던 사리 분별 명확하고 총기 넘치던 분이셨다.

생활력 없는 남편을 대신해 가정 경제를

책임지면서도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던 억척스러운

어머니기도 했다.

 

10여 년 전, 그런 어머니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들이닥쳤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우울증과

치매를 함께 앓게 되신 것.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 치매 4등급.

 

어머니의 치매 소식에 다섯 자식들의 마음도

무너졌다. 특히 둘째 아들인 김동혁(67) 씨는

어머니와 만든 변변한 추억 하나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해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

이대로 어머니를 떠나보낸다면 평생 죄책감과

후회로 제대로 살 수 없을 것만 같았고

형제들과 아내의 만류에도 동혁 씬 어머니를

모시고 6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동혁 씨의 목표는 두고두고 어머니를

기억할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는 것.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함께 나누며

어머니를 한 번이라도 더 웃으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울 엄마 덕분에

 

어머니가 그리워하고 돌아오고 싶어 하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남자 혼자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삶이 쉽지만은 않았다.

해 본 적도 없던 집안 살림이며

어머니 씻겨 드리고, 식사 챙기기.

이 모든 것이 다 동혁 씨 혼자 감당해야만 하는 일들.

그러나 어머니 덕에 평생 모르고

살아온 일들을 다 해 보니

이것도 아들에게 주는 어머니의 가르침이라며

감사하다 생각한단다.

 

어머니를 돌보는 틈틈이 아버지가 쓰던

낡은 배를 물려받아 바다 일도 시작했다.

서울의 전자제품 만드는 대기업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했던 동혁 씬

바다가 지척인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 번도 바다 일을 해 본 적 없었던 일이라

아직도 여전히 실수투성이.

초보 어부 티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돈 되는 일은 못 해도 그 덕에 어머니의 밥상만은

풍요로우니 그것으로도 만족이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대로 몰랐던

어머니의 모습도 하나하나 알아가고.

태어나고 자란 동네일 뿐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었던 고향에서

친구들과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3회 연속 이장 일까지 맡으면서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삼척 사람이 된 것 같다.

모두가 어머니 덕분에 누리게 된 새로운 세계다.

 

# 울 엄마와 오래오래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식사 한번 하려면

3시간은 걸리고. 한 발짝 떼는 것도 이제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힘들어진 어머니.

가끔은 아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누군데 내 집에 있소’,

‘같이 사는 식구는 왜 없소’ 같은 질문을

쏟아내실 때면 걱정에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한다.

 

오늘 일도 금세 까맣게 잊어버리는

어머니를 보면 안타깝고 두렵기도 하지만.

그 순간순간 어머니가 기쁘고 즐거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만족한다.

어머니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동혁 씬 어머니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더욱더 소중하고 애틋하다.

 

어머니 옆에 있을 수 있어서. 어머니와의

추억들을 쌓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동혁 씨.

이런 시간이 조금만 더 허락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어머니가 곁을 떠나신 날 후회로 가슴 치며

울기보다는 함께하는 오늘

최선을 다해 즐겁게 보내는 것이 목표.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유쾌하고

즐거운 추억 쌓기에 함께 동참해 보자.

 

1부 줄거리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6년 전 치매에 걸린 어머니

이순희(91) 할머니를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온 아들 김동혁(67) 씨

 

형제들과 아내의 만류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동혁 씨는

오늘도 어머니와의 추억 만들기로 바쁘다

 

어머니를 모시고 도착한 곳

누군가 순희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한다!

 

연출 : 이병욱

글 : 원효진

촬영 : 민병일

조연출 : 김소현

취재작가 : 전정현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전정현 취재작가 (02-782-5555)

 

방송일시: 6월 20일(월) 6월 21일 6월 22일

6월 23일 6월 24일(금) 오전 7:50~8:25

5348회 5349회 5350회 5351회 5352회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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