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596회 미리보기

 

<리틀 포레스트 하실래요?>

 

시골은 나이 들어 세상사 모두를 관조할 줄 알 때

마지막으로 떠나는 곳이라 누가 그리 말하였던가.

팍팍하고 숨찬 도시에서 고픈 마음을 안고 떠나와

자연 속에서 소박하고 단순하며

불편하게 사는 것을 택한 젊은이들.

혹시나 이리 밀려서 떠나는 건

이른 실패인가 싶어 소심하게 상심한 그들에게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고 위로해준 건

작은 시골마을,

낡았지만 아담한 나의 집, 나의 텃밭,

나의 뜰, 나를 위한 밥 한 끼였다.

내안의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 찾기에 나선

이들을 찾아 떠나는 기행.

 

당신도 리틀 포레스트 하실래요?

 

 

1부. 우린 '탈서울' 했다

 

방송일시 : 2021년 05월 17일 (월) 밤 9시 30분

 

전라북도 임실군, 결혼하자마자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온 이정민, 오의진 씨 부부.

20년 넘게 서울에서 살아온 부부는

결혼 승낙을 받으러 찾았던

시골에서 친정아버지 희석 씨의 말 한마디에

시골행을 결심했다.

 

“큰 꿈이 있는 게 아니면,

더 시달리지 말고 내려와 사는 건 어때?”

 

작곡 일을 하던 정민 씨와 디자인 일을 하던

의진 씨가 신혼살림을 들인 곳은

옥정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농막 한 채.

초라한 듯 보여도, 문 열고 나오면 펼쳐지는

백만 불짜리 비경 앞에 먹지 않아도 매일이

배가 부르다. 하지만, 이 비경 앞에 살려면

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다. 푸릇푸릇한

이파리들이 돋아나 활기를 찾는 봄은 농사일이

제일 바쁜 시기. 매일 밭 갈고 비료 뿌리고

모종 심느라 하루해가 짧다. 그래도 두 사람

얼굴엔 시도 때도 없이 웃음꽃이 만발. 지독한

거름 냄새마저 이리 향기로울 수가 없다.

 

“거름 냄새가 다크초코우유 냄새처럼 느껴져요. 

작물을 잘 자라게 해주니까 고맙죠.”

 

그렇게 자란 텃밭의 어린잎들로는

소리마저 신선한 피자를 굽고,

알싸한 향 진해진 두릅으로는 오일 파스타를 만든다.

직접 씨 뿌리고 모종 심어 길러 먹는 밥상이

가장 맛있는 밥상임을 깨달았다는 두 사람.

‘탈서울’을 감행한 그들에게 언덕 위의

농막 하우스는 꿈꿔오던 리틀 포레스트다.

 

 

 

 

2부. 내 쉴 곳은 몽마루뜰

 

방송일시 : 2021년 05월 18일 (화) 밤 9시 30분

 

충청남도 서산시, 6년 전 어릴 적 살았던

고향 집으로 돌아온 여인이 있다.

그녀는 오늘도 그 집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느라 바쁘기만 하다.

예전에는 13남매가 살았던 집이 이제는

정주홍 씨 홀로 지내는 집이 되었지만

그녀는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다.

누워서 낮잠을 청했던 토방마루에 앉아

뜰을 바라보며 자수를 놓을 때면,

어릴 적 추억 위로 새록새록 달달한 행복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이름까지 붙였다.

불어로 ‘나의’라는 뜻의 몽(mon)에

마루와 뜰이 있다 해서 <몽마루뜰>.

봄이 찾아온 <몽마루뜰>엔 오늘도

무지갯빛 꽃들이 피어나고,

그녀의 토방마루는 그 뜰 관람하기

가장 좋은 관객석이 되어준다.

 

<몽마루뜰>이 이토록 아름다워질 수

있었던 것은 숨은 조력자들 덕분이다.

오늘도 남편 낙근 씨와 큰아들 병하는 뜰로

나왔다. 주홍 씨의 주문대로 야외 테이블이 될

육중한 폐목재를 굴리는 부자.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지나는 곳이 ‘꽃길’이라는 것이다.

푸릇푸릇 돋아난 것들은 머지않아 꽃이 되어

피어날 뜰의 귀한 생명. 주홍 씨는 ‘꽃보다

남편’이라지만, 행여 꽃들 다칠까 안절부절이다.

이래서야 <몽마루뜰>의 아름다운

테이블은 완성될 수 있을까?

 

바람 솔솔 부는 토방 마루에 앉아만 있어도

행복하다는 주홍 씨의 쉴 곳,

<몽마루뜰>을 만나러 간다.

 

 

 

3부. 그 남자의 판타집

 

방송일시 : 2021년 05월 19일 (수) 밤 9시 30분

 

경상남도 함안군, 가족들을 위한

‘꿈의 집’을 만들기 위해서

직접 85년 된 시골집을 고치고 있는 남자가 있다.

하지만 희창 씨가 처음 계획했던 3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고 벌써 1년.

희창 씨는 집안 곳곳에 가족들의 로망을

담아내느라, 문턱 닳도록 이 집을 오가는 중이다

집안의 큰 창은 아내 미혜 씨의 로망.

카페 같은 분위기의 큰 창을 만들어 달라는

아내의 소망대로 이 집에서 가장 먼저

완성된 곳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창만 온전히

완성되었다는 것. 그 창을 등지고 돌아서면

서까래만 남은 방안은 휑하기 그지없다. 뿐인가.

건식사우나를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빼곤

아무것도 실현된 바 없는 창고는 덩그러니

짐들로 넘쳐나고. 황토방을 만들겠다던 사랑방의

아궁이는 한 번도 불을 피워본 적이 없어서

불이 잘 지펴지는지도 알 길이 없다.

 

그래도 이곳은 뭘 해도 신나기만 하는

그만의 리틀 포레스트.

아무것도 안 할 자유를 꿈꾼 그에게,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는 세상 유일한 장소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사십 대 아재가

찾아낸, 그 남자의 판타집 만들기 현장으로

떠나본다.

 

 

 

 

4부. 간헐적 농부

 

방송일시 : 2021년 05월 20일 (목) 밤 9시 30분

 

인천 강화도, 작년 6월부터

주말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부부가 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6평 농막에 도착한

서민석, 임청산 씨 부부.

그들은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5도 2촌, 초보 농부다.

 

농막에 도착한 그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자신들이 없던 평일 동안 집을 다녀간 손님들의 

안부를 묻는 것. 야생동물들이 많이 다니는

시골길에 설치한 CCTV에는 고양이부터

물까치까지 친히 방문해서 찍혀준 덕에

‘동물농장’이 따로 없다.

 

청산 씨가 이 농막에서 꿈꾼 삶은

직접 길러 먹는 자급자족의 삶.

그러나 텃밭의 현실은 쑥갓 한주먹이 전부다.

쑥갓 라면은 그 웃픈 사연으로 탄생한

농막 표 성찬. 그래도 이 농막에서 먹는 것은

뭐든 본래의 맛보다 훨씬 좋다. 새싹이

돋아나는 5월은 농부들에겐 아주 중요한 달.

새로운 모종들을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주일에 이틀만 간헐적 농부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5월은 너무나도 짧아

아쉽기만 한 달이다. 오늘은 민석 씨가 좋아하는

옥수수와 여름에 먹을 수박 모종이 그녀 밭에

새로 이사 올 작물. 이번엔 온전한 자급자족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일주일에 딱 이틀

간헐적 농부로 살아가는 두 남녀의 해보고 나면

그리 신날 수 없는 시골살이 도전기를 만나본다.

 

 

 

5부. 인생은 여행처럼

 

방송일시 : 2021년 05월 21일 (금) 밤 9시 30분

 

전라남도 해남군, 두 달 전부터 쉴 시간도 없이

빈집을 수리하는 남자가 있다.

여행을 다니는 시간 절반을 그 지역의 빈집을

보러 다녔다는 표언재

그는 마을 외곽에 위치한 작은 시골집에 반했다.

언재 씨가 집을 고르는 기준은 넓은 마당과

커피하우스로 고칠 창고가 있는 집.

그가 고치는 시골집은 오롯하게

그만의 공간이 아닌, 찾아오는 이들과 인연을

만드는 시골 마을 작은 게스트하우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밥말리 소품부터

먼지 쌓인 태엽 시계에 호두까기 인형까지.

수리 중인 그의 집엔 세계 각지에서 보내준

게스트들의 흔적이 가득하다.

 

혼자 집수리에 나선 언재 씨를 도와주기 위해

멀리 창원에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양양에서

언재 씨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때부터 맺은

인연인 재만 씨. 한창 힘들었던 시절, 홀로

여행 왔던 재만 씨를 위로해준 건 시골의

작은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그 집 주인장인

언재 씨였다. 부모에게도 힘든 모습을 보이기

힘든 30대의 나이에, 언제나 편견 없이 그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화내주는 그의 따스한

마음에 시골집 작은 게스트 하우스는 힘들 때면

찾고 싶은 그만의 리틀 포레스트가 됐던 것.

 

이 집 고친다 했을 때 선뜻 나선 건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럴진대,

집 고치는 일은 만만치가 않다. 작은 카페로

쓰기로 한 샤워장 벽을 깨기 위해 번갈아 가면서

망치를 들었지만, 열정 가득한 망치질에

수도관이 터질 위기. 과연 그들의 빈집 수리는

잘 마무리될 수 있을까?

 

특별한 인연들과 함께 하는 인생이

행복하다는 시골집 작은 게스트 하우스의

여행 같은 하루를 만나본다.

 

방송일시 : 2021년 5월 17일(월) 5월 18일 5월 19일

5월 20일 2021년 5월 21일(금) 밤 9시 30분

 

기획 : 정경란

촬영 : 박주용

구성 : 문은화

연출 : 정진권

((주)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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