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나무꾼 모녀의 봄날은 온다

팔순 노모 강복연 씨

막내딸 하미현 씨

 아들 주민창 씨 

 충남 부여 

묘목 키우는 가족 




휴먼다큐 사노라면 425회


나무꾼 모녀의 봄날은 온다

          

“평생의 단짝, 팔순 노모와 막내딸의

 달콤·살벌한 동거”


산수유가 피어나는 봄. 충남 부여에는 봄맞이 

묘목을 키우는 가족이 있다. 히버니카, 

문 그로우, 에메랄드그린 등 이름도 생소한 푸른 

묘목들이 유럽의 정원을 방불케 하듯 줄지어 

서 있는 곳. 이 나무들을 정성껏 관리해서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하미현 씨(49세) 가족이 하는 일이다. 새순이

 피는 봄이면 나무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기 

때문에 하미현 씨 가족은 식목일이 있는 

4월 즈음까지 손을 놀릴 새 없이 매우 바빠진다. 

온 가족이 동원돼 삽수(가지)를 채취하고

 하우스에서 묘목을 키워내 분갈이를 하는데.


 



<연락처> 425회 나무꾼 모녀의 봄날은 온다


 주민창(서와실농원)

전화번호 010-6711-7892

조경수 식재 묘목 표고버섯




실질적인 사장인 아들과 미현 씨네 부부, 

그리고 막내딸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이 있으니, 그건 바로 미현 씨의

 친정엄마인 강복연 씨(84세)다. 하얗게 센 머리에 

구부정한 어깨, 종종거리는 걸음, 나뭇등걸처럼 

갈라진 얼굴의 주름 등 팔순의 연세에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그녀를 보면 모두가 

놀랄 정도. 가족들은 복연 씨 나이를 생각해 

일을 나오지 말라며 뜯어말리지만, 쉬다가도 

딸이 움직이면 껌 딱지처럼 따라붙는 그녀를

 당할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딸 바라기 엄마.




가족 사이에서 수다쟁이로 통하는 미현 씨에게

 그런 친정엄마는 더없는 짝꿍이다. 무뚝뚝한 

남편과 자식들 대신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이야기꽃을 

피우는 두 사람. 가끔은 ‘죽일 년~’하며 살벌하게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배시시 웃는 모녀다. 그런 모녀 

지간을 두고 미현 씨는 ‘잉꼬 모녀’라 칭하는데.


“7남매를 홀로 키운 엄마, 

이젠 편히 사실 때도 됐잖아유~”


하지만 사이좋은 모녀임에도 불구, 미현 씨가

 친정엄마에 대해 참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복연 씨의 헌 물건들! 

평소 부엌 싱크대 물기 하나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을 떠는 미현 씨이기에

 헌 물건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복연 씨의

 습관이 참기 어렵기만 하다.


마을회관에서 받은 부채며 생일 케이크에 

꽂혀있던 장식물, 낡아서 털이 빠진 점퍼 등 

복연 씨 고집으로 집 안에 쌓여있는 물건들이 

한가득. 새 옷을 사줘도 헌 옷이 일하는 데

 편하다며 도무지 버리지를 않는 엄마.

 몰래 헌 옷을 수거해 재활용으로 내놔도 

어떻게든 주워 다시 입는 엄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데. 아무리 미현 씨가 화를 내봐도 자신의 

물건을 건드리면 역정부터 내며 옛집으로 

돌아가겠다 엄포를 놓는 엄마이고 보니 

미현 씨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하기만 하다.


그런 엄마를 볼 때면, 과거 힘들게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여 안타깝기만 한데, 

고무신이 아깝다고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녀 

별명이 ‘맨발’이었던 엄마. 남편 없이 7남매를

 억척스레 키우며 부지런함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던 사람. 미현 씨가 고향인 부여로 돌아와

 결혼하고 터를 잡을 때도 복연 씨는 4남매를

 키우는 딸이 안쓰럽다고 딸집에 새벽 출근을 

해 농사일을 돕고 아이들을 돌봐주었다. 당연히

 미현 씨로서는 친정엄마에 대한 고마움이

 깊었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집을 합쳐

 함께 살기 시작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그런 만큼 이제라도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사신다면 좋으련만. 다른 할머니들처럼 화사한

 옷도 입고 즐겁게 여행이나 다니길 미현 씨는

 바라지만 여전히 엄마는 과거 7남매를 키울 

때처럼 일손도 놓지 않고 후줄근한 헌옷을 

고집하고 있다. 솜이 터진 옷을 볼 때마다 엄마가

 여전히 힘든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아 속이 

상하는 미현 씨. 어떻게 해서든 엄마의 낡은 

물건들을 치워버리고 반짝이는 새 것들로

 바꿔주고만 싶은데.


“엄마 헌 옷이 그렇게 좋아?!” 

기어이 헌옷을 태우겠다는 딸과 말리는 엄마의 전쟁


그러던 어느 날, 복연 씨의 집을 청소하던

 미현 씨. 이번엔 기필코 엄마의 헌 옷을 

처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보기에도

 허름한 헌 옷을 자루에 주워 담아 소각장에서 

태워버릴 생각으로 나오지만 아뿔싸! 자신의 방에 

들이닥친 복연 씨와 마주치고 만다. 상황을 

눈치 챈 복연 씨는 다짜고짜 막내딸의 옷깃을

 쥐고 실랑이를 벌이는데. 기어이 옷이 든 

자루를 빼앗아 카트에 신고 종종걸음으로

 달아나는 복연 씨.


카트를 붙잡은 딸은 “옷이야, 딸이야?!” 하면서

 엄마에게 선택을 강요하지만 복연 씨는 자신의

 물건을 태우려는 딸이 밉다며 역정을 낸다. 

그리고는 ‘헌옷을 버리는 것은 늙은 자신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엄마의 말에 말문이 막힌 미현 씨. 

결국 엄마는 자신이 7남매를 키운, 평생을 살던

 옛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미현 씨는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는데.


과연 미현 씨는 평생 짝꿍이었던 

엄마와 화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엄마의 마음에 봄을 찾아줄 수 있을까?


사노라면

방영일

2020년 4월 7일


예고 영상


 

[출처] mbn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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