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기운차다 봄
주꾸미가 돌아왔다
쑥 만난 도다리
진도의 봄맛을 아시나요
봄을 담아 당신에게
힘이 솟네, 붕장어
한국기행 538편 미리보기
기운차다, 봄
5. 힘이 솟네, 붕장어
사천 황토집 정혜숙 씨 약선 요리 전문가
약선 요리 전문점 식당 맛집
<송비당>
경남 사천시 곤명면 송림길 32
지번 송림리 72-1지
새 봄의 기운으로 가득한 요즘.
들판에는 푸릇한 봄나물들이 고개를 내밀고
바다에는 거친 물살을 뚫고
다양한 어종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봄날의 진객들을 손꼽아 기다려온 남도엔
꼬박 1년을 기다린 맛들이 있다.
이 한 그릇이면 움츠렸던 어깨가 쭉 펴지고
봄맞이 준비 완료!
봄향기, 봄기운 가득 담은
남도의 봄보양식 한 그릇을 맛보러 떠난다.
1. 주꾸미가 돌아왔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렸다는 충남 보령의 원산도.
배 운전 경력만 60년이라는 신문길 선장이
한창 제철 맞은 주꾸미잡이에 나선다.
신 선장은 이른바 ‘소라방’으로 주꾸미를 잡는데
알 품은 주꾸미들이 산란을 위해
소라껍데기에 스스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원산도 아낙들은 조개를 캐러
바위섬 군관도로 떠난다.
커피도 타고, 김밥도 싸 가니 봄소풍 가는 기분!
자루에는 바지락, 굴, 고동이 한가득.
낙지를 잡을 때면 산삼 캐는 것보다도 기분이 좋다.
예부터 이른 봄날 맏물로 잡은 건
다 같이 나눠 먹는다는 원산도 사람들.
잡아 온 해산물로 손맛 좋은
부녀회장 최순자 씨가 맛을 낸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주꾸미 알은
원산도 주민들이 ‘쌀밥’이라고 부르는 봄 별미.
봄이면 밥상에 떨어질 날이 없다는
바지락무침에 낙지탕탕이까지!
무엇보다 평상에 둘러앉아 다 같이 나눠 먹는
재미에 진짜 봄을 느낄 수 있단다.
원산도의 진짜 봄맛을 만나러 떠나본다.
2. 쑥 만난 도다리
경상남도 통영의 추도.
푸릇한 햇쑥들이 고개를 내밀면
바다에서는 봄날의 전령사 도다리들이
걸려들기 시작한다. 볼락과 아귀, 쥐치까지
당기는 그물마다 사탕 목걸이처럼
봄바다 손님들이 줄줄이!
춘우 씨는 용왕님이 준 이 모든 복이
예쁜 아내 정순 씨 덕인 것 같다.
봄이면 산으로 쑥 캐러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는 아내 정순 씨.
그녀의 말에 따르면 남편은 도다리고 본인이 쑥.
고향이 지리산이라 산이 그리운 정순 씨지만
바다가 좋은 남편을 따라 무작정
섬살이를 시작했단다.
봄날의 도다리와 쑥이 만나니
춘우 씨와 정순 씨처럼 찰떡궁합!
도다리쑥국 한 그릇은 부부의
둘도 없는 봄 보양식이다.
정월 보름 안에 세 번 쯤 먹으면
기운 없어 스러지던 사람도 벌떡 일어난다는
쑥국에 도다리까지 들어가니 더할 나위없다.
통영 추도의 닭살 부부
심춘우, 이정순 부부의 기운 넘치는
봄날을 함께해본다.
3. 진도의 봄맛을 아시나요?
전남 진도항에 세 자매가 뭉쳤다.
김덕순 씨를 도와 조도로 쑥 캐러 간다는데
봄 소풍 가는 기분이라며 소녀들처럼
들뜬 모습이다. 실컷 옛날이야기를 하고,
노래도 부르며 쑥을 캔 자매들!
이번엔 생선 가게를 하는 둘째 언니 김맹순 씨의
집으로 향한다. 일손 바쁜 언니를 도와 손질하는
생선은 붕장어와 점숭어. 칠 남매를 포함한
아홉 식구가 나눠 먹기 위해 토막토막 낸
붕장어와 배추우거지로 양을 늘려 된장국
끓여먹던 시절. 맹순 씨는 오늘 저녁
추억의 붕장어쑥된장국을 끓일 셈이다.
머리나 꼬리에 남은 살만 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는 반건조농어찜도
세 자매가 즐겨 먹는 봄날의 별미!
칠 남매 중 막둥이인 김명식 선장이 도착하자
추억이 물씬 피어오르는 밥상에 둘러앉아
수다 꽃을 피운다.
막내 명식 씨가 꽃게잡이를 시작하는 날.
군대 후임인 셰프 이태학 씨가
한 끼 대접하겠다며 따라나선다.
꽃게잡이 첫 수확에 통발에선 봄 꽃게가 줄줄이.
후배는 꽃게, 낙지, 문어 몽땅 넣고
해물 짬뽕과 문어탕수육을 선보이는데...
선상에서 뚝딱 차려낸 진도의 봄맛은
과연 어떤 맛일까?
4. 봄을 담아 당신에게
전남 신안 도초도에서 시금치 밭과 염전을 가꾸는
박경년, 김정순 부부. 두 사람이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니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자칭 ‘도초에서 제일 멋있는 집’에서
시금치 전을 부치는 정순 씨.
맨손으로 휘휘 돌려가며 손맛을 더한 시금치전이
작업장으로 배달된다.
시금치 손질 후 나란히 저수지에 가는 두 사람.
물속에 있던 어망을 뒤집으니 토하가
오소소 떨어진다. 정순 씨는 남편이 티 없이
만들었다는 소금으로 토하 김치를 담근다.
직접 기른 시금치와 친척 오빠가 잡아다준 간재미로
매콤하게 무치고 된장국까지 보글보글 끓이면
남편을 위한 봄 식탁 완성!
“첫째는 우리 서방님이 제일 좋아하시고.
내가 서방님을 위해서 이런 것 하지.”
조카며느리가 눈꼴시리다 하는데도
애정표현이 끊일 줄 모르는 부부!
먹으면 사랑고백이 절로 나오는
도초도 부부의 식탁을 들여다 본다.
5. 힘이 솟네, 붕장어
산꼭대기의 노송거목(老松居木)이 날아갈 듯
춤추는 모양이라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는
경남 사천 송비산(松飛山).
그 정취 속에 살고 싶어 황토집을 짓고 사는
정혜숙 씨는 오랜 경력의 약선 요리 전문가다.
봄에는 독초도 약이 될뿐더러 나물이 지천으로
자라 시장에 갈 필요가 없다는데...
소쿠리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나물 캐러 가는
삼총사. 쑥부쟁이부터 뱀차즈기, 광대나물,
쇠비름, 돌나물까지! 가지각색의 봄나물을
마주한다. 봄나물 밥상 준비로 복작복작해진
황토 집. 나물과 조개를 다져 봄동 위에 올리고,
솔잎에 쪄 만든 봄나물 장떡. 코다리와 나물을
바삭하게 튀긴 코다리 봄나물 강정. 맛깔스럽게
버무린 신선초 오징어무침과 봄나물 유자 샐러드.
한입 베어 먹으니 봄 냄새가 방 안 가득히 퍼지고
마음까지 맑아진다는데... 보약이 따로
필요 없다는 봄나물 밥상을 사천에서 만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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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장 먼저 도착한다는 전남 해남.
예락마을은 세발나물 수확으로 들썩들썩하다.
세발나물은 언뜻 보면 잔디 같지만
짭짤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삼삼오오 모여 푸릇푸릇한 세발나물을 캐다 보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노래와 춤가락이 절로 나온다.
뱃일도 겸하고 있는 이대윤, 김순심 부부는
봄을 찾아 올라온다는 붕장어를 잡으러 간다.
시집와서 배를 타기 시작한 순심 씨는
멀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30년 세월을 거치며 베테랑이 됐단다.
부부가 잡아 온 붕장어 덕에 한바탕 벼락잔치가
열린다. 세발나물을 넣어 노릇노릇 부친 부침개와
옆구리가 터져도 맛있는 세발나물 김밥! 빨갛게
무친 세발나물 겉절이에 붕장어구이를
싸 먹으면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기운이 쑥쑥
난다는 사람들. 흥이 넘치는 예락마을
벼락잔치로 놀러가 보자.
방송일시 : 2020년 4월 6일(월) ~ 4월 10일(금)
기 획 : 김경은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