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도시락 기행

 산으로 소풍 간다 

그렇게 농부가 된다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우리가 하동을 여행할 때

외딴 섬 오지의 맛




한국기행 521편 미리보기 


늘 삶의 풍경 속에 있는 도시락. 

밥과 곁들인 반찬 하나로도 

소풍날을 기다렸고 출출한 속 달랬으며 

소중한 이들과 추억을 만들었다.

 

들판이 무르익고 산은 붉게 만드는 가을 한가운데, 

추수의 계절을 맞이한 사람들의 도시락은 어떨까. 

그들 도시락에 담긴 이야기와 풍경을 만나 본다.


 



1부. 산으로 소풍 간다 

11월 18일 (월) 밤 9시 30분


오를 때 ‘악’ 소리 절로 난다는 치악산.

험준한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산이다.

3년 전 그 산 아래로 귀촌한 

임승재, 장정남 씨 가족. 뒷산이 붉게 물들면

 두 아이와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돈다.

운동장에서 은행을 줍고 텃밭에서 배추를

 뽑아 도시락을 싸는데 돌돌 말린 김밥에는 

이들 가족의 일 년 시간이 담겨있다.

알록달록한 도시락을 들고

단풍이 부는 치악산으로 소풍을 떠난다.

이번 소풍에는 어떤 추억을 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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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남쪽 봉우리 바로 아래에 있는 상원사.

‘은혜 갚은 꿩’의 전설이 있는 곳으로

주지인 고공 스님은 지게를 지고 산길을 오른다.

산에 머문 지 이제 10년.

그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걸음으로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올해 산사를 찾은 새 식구인 벌의 보금자리를 

돌보고 단풍이 붉게 물결치는 풍경 끝으로

 도시락을 들고 나선다.


 



2부. 그렇게 농부가 된다 

11월 19일 (화) 밤 9시 30분


드넓은 들판이 펼쳐지는 한반도 땅끝, 해남.

주민 평균 연령이 일흔을 훌쩍 넘는 부길리 마을의

유일한 20대인 박재훈 씨.

평생 농부로 산 할아버지를 보며

 농부의 꿈을 키운 그는 3년 전부터 할아버지와

 한집에 살며 농사를 배운다. 올해 할아버지가 

내어준 밭에 고구마를 심은 재훈 씨. 두근거리는

 마음 안고 생애 첫 고구마 수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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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의 통명산자락 아래, 

4대가 모여 사는 정은희 씨 가족.

제철 맞은 토란을 수확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하다.

농부로 50여 년을 산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도시에서 귀농한 딸 은희 씨와 아들 정택 씨가

 부지런히 거든다. 뭣도 모르고 시작했던 

토란 농사에 기진맥진할 때쯤 집안 큰 어른 

아흔둘의 이순복 할머니는 농부의 도시락, 

새참을 준비한다.


새참은 농부의 출출한 속을 달래주는데,

아마도 새참을 부모의 세월만큼 먹으면

청년도 그렇게 농부가 되지 않을까.


 


3부.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11월 20일 (수) 밤 9시 30분


남도에서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진도의 서망항.

하루에 한 번 망망대해로 가는 배가 있다.

꽃게잡이 작업선에 식량과 생필품을 갖다주고

조업한 꽃게를 싣고 돌아오는 운반선.


바다에서 두 어 달 동안 생활하느라 

집밥이 그리울 선원들을 위해

김영곤 씨 부부는 정성껏 도시락을 준비한다.

먼바다를 건너 도시락을 전달하는

 꽃게 운반선의 여정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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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송군 마을, 아침부터 전복 양식장으로

 나서는 김민우 씨 가족. 귀어한 지 2년 차인 

민우 씨 부부는 아버지에게 전복 농사를 배운다.

아직 실수투성이지만 제 손으로 키운 

전복을 볼 때마다 힘이 난다.

살이 오른 전복을 건져 정성껏 요리하는

 민우 씨 부부. 도시락을 챙겨 들고 옆 마을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가족에게 향한다.

도시락을 펼쳐 놓고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건넬까.





4부. 우리가 하동을 여행할 때

11월 21일 (목) 밤 9시 30분


지리산을 따라 섬진강이 흐르고 남해를 

굽어볼 수 있는 경상남도 하동. 가을바람이 

이끄는 대로 셰프 김현종 씨가 길을 떠난다.

황금빛이 일렁이는 악양 들판에서 만난 

일흔의 농부. 친환경 농사를 짓게 해준 

민물고기 ‘메기’ 자랑이 끝없이 이어지고

길손을 위해 잘 익은 대봉감과 함께 

맛깔난 새참을 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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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따라가다 수십 척의 배를 만난 셰프.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하동의 상저구 마을에선

150여 명의 주민이 섬진강에서 재첩을 캔다.

4월부터 11월 초까지 작업을 하는데 이제 막바지다.

도시락 챙겨 들고 출근한 주민들과 함께 

강으로 들어가는 셰프. 거랭이로 긁어서

 황금 조개, 재첩에 웃음꽃이 핀다.


점심시간이 되자 배 곳곳에 펼쳐지는 

가지각색의 도시락. 김현종 셰프는 즉석에서 

재첩을 이용해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데.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하동에서 만나는

 도시락은 어떤 맛일까.




5부. 외딴 섬, 오지의 맛 

11월 22일 (금) 밤 9시 30분

 

드나드는 배 한 척 없는 전라남도 완도의 작은 섬.

대나무와 동굴이 많아 ‘죽굴도’라고 불린다.

한때 50여 명이 살았지만 험한 파도 때문에 

달랑 한 가구, 김녹산, 소복단 씨 부부만 남았다.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지만 부지런하기만 하면

물고기며 해초며 먹을 것이 지천.

달랑 흰 밥만 챙겨 들고 바다로 떠나도

금세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싱싱한 밥상이 

뚝딱 차려진다. 잔잔한 바람 불어오면

숨겨둔 솜씨를 뽐내는 아내 복단 씨.

갯가에서 구한 톳과 문어를 돌돌 말아

외딴 섬에서나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김밥을

 만든다. 섬마을 유일한 짝꿍이자 ‘영원한 친구’인 

남편과 함께 도시락을 챙겨 들고 죽굴도의

 숨겨진 동굴로 소풍을 떠난다.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8일(월) ~ 11월 22일(금)

 

기 획 : 권오민

촬영 : 고민석

구성 : 김경희

연출 : 허도검 

(㈜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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