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달밭골에 봄이 오면 

임분노미 어머니 

황선보 황득구 형제  

 경북 영양 

100년도 더 됐다는 옛집 

 고향으로 돌아온 형제들 




인간극장 4533회 미리보기 


달밭골에 봄이 오면

 

달도 굽어본다는 영양의 심심산골 달밭골, 

산 중턱에 자리잡은 외딴집에는 

임분노미(85) 어머니와, 황선보(60), 

황득구(50) 형제가 살고 있다.

집안 구석구석 두터운 세월을 덧입고 있는 이곳.

아침저녁으로 아궁이에 군분을 때고, 

시루에 콩나물을 길러먹는다

댕댕거리는 괘종시계의 소리를 듣고 있자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어릴 적 시골집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 

고색창연한 물건들만큼이나 사는 모습도 

옛 모습 그대로인, 달밭골 세 식구다.





100년도 더 됐다는 옛집에서 7남매를 키워

 대처로 내보낸 어머니. 그런데 장남 선보 씨, 

도시로 나간 지 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병구완을 자청한 선보 씨. 

집안의 고추 농사를 이어받았고, 

달밭골의 가장이 되었다.

그렇게 27년째 산골에 갇혀 

아직도 짝을 못 찾은 장남. 어머니는 애가 타는데...

오라는 며느리는 안 오고 5년 전에는

 다섯째 득구 씨까지 달밭골에 돌아왔다.

잔소리를 퍼부어도 때가 되면 장가간다는 

태평한 두 아들, 어머니는 속이 터진다.


산골에서 내려와 편하게 살라는 친척들.

그래도 어머니는 여든다섯 인생 중 

육십여 년을 산 내 집이 제일 편하다.

게다가 장가 못간 게 흠이지 

어머니에게 살갑고 다정한 두 아들.

선보 씨는 어머니를 위해 매일 약초 물을 달이고, 

득구 씨는 호주머니 가득 밤을 주워다 드린다. 

함께 고추 농사를 짓다가도 날이 궂으면 

평상에 둘러앉아 부침개를 부쳐 먹는 세 식구.

작은 일상 속에 행복이 무르익으니, 

달밭골은 세 식구의 소박한 낙원이다.


봄기운이 올라오는 3월, 달밭골에는

 때아닌 눈이 펑펑 내렸다. 

아직 영락없는 겨울 풍경이지만, 

조금씩 봄을 준비 중인 세 식구.

고추는 씨앗을 심어 모종을 냈고, 

부드러워진 땅은 비닐을 벗겨내고 새 단장을 마쳤다.

밭에서 함께 쟁기질을 하는 두 형제와

 그 옆에서 바지런히 봄나물을 캐는 어머니.

완연한 봄이 찾아오면 세 식구는 더 바빠질 모양이다.

 

세 식구의 오랜 벗 달밭골, 

깊은 세월을 품은 그곳에 다시 새봄이 찾아오고 있다.





# 옛 시간이 머무르는 곳, 달밭골


경상북도 영양 심심산골에는 

달도 굽어본다는 골짜기, ‘달밭골’이 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외딴집 하나, 

100년도 더 되었다는 오래된 흙집은

어머니 임분노미(84) 씨와 황선보(59), 

황득구(50) 형제 세 식구의 오랜 보금자리다.

 

여히 아궁이에 불을 때 방을 덥히고 

세월과 손때가 함께 묻은 가마솥에 

약초 물을 달여먹는다는 이곳.

태엽을 감아 돌아간다는 괘종시계는  

열두 시만 되면 댕댕 울리며 식구들의

 점심 식사 시간을 알리고.

작은 방문 옆에 시루를 두고 콩나물을 길러 먹는다.

3대째 내려온다는 신발장과

 부엌에 가득 쌓인 땔나무까지 

집 안 구석구석 생활사 박물관이 따로 없는데...

옛 시간이 머무르는 산골짜기.

여전히 그곳에 사는 세 식구의 사연은 뭘까?

 

# 고향으로 돌아온 형제

 

시어른을 따라 들어온 달밭골에서 

7남매를 키워 대처로 내보낸 분노미 할머니.

그런데 장남 선보 씨는 도시로 나간 지

 7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병구완을 자청한 선보 씨.

집안의 고추 농사를 이어받았고,

 달밭골의 가장이 되었다.

4년 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홀로 남겨진 어머니 곁을 지킨 선보 씨.

5년 전부터는 다섯째 득구 씨도 함께다.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나 회사를 그만둔 득구 씨.

지친 심신을 이끌고 형과 어머니가 있는

 달밭골로 돌아왔다.


그렇게 함께 살기 시작한 두 형제는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장남 선보 씨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공부했다. 

손수 거둔 칡뿌리, 황기, 엄나무...열 가지가 

넘는 약초를 가마솥에 끓이는 선보 씨.

1년 356일 떨어지지 않도록 매일 약초 물을 달여 

어머니께 대령한다.혹여나 적적하실까, 냉이를 캐는 

어머니 옆에는 다섯째 득구 씨가 함께다.

정지에 나무가 그득해야 맘이 편하다는

 어머니를 위해서 득구 씨는 바지런히 

나무를 해다 빼곡하게 쌓아놓는다.


늘 옆에서 챙겨주는 살가운 두 아들이 

얼마나 고맙고 든든할까 싶은데

어머니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 아들아, 장가 좀 가라!


환갑을 목전에 둔 선보 씨와 50세의 득구 씨

머리가 희끗해진 두 아들은 아직 미혼이다.

결혼도 못 하고 산골에만 박혀 있는 

두 아들을 보니 애가 끓는 어머니. 

짝을 만나 알콩달콩 살면 얼마나 좋을까

 볼 때마다 잔소리가 튀어나오는데


“저는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때가 되면 가는 거죠”

나이는 드는데 아들은 여유만 늘어간다.


어머니가 더 심란 해지는 건 읍내에 나갔을 때다.

이제 그만 산골에서 나와 읍내에서 

살라고 성화인 친척들.

산골에 있으면 평생 결혼은 못 한단다.

읍내에 살면 생활도 더 편해지고 

짝을 찾는 일도 쉬워진다는데

어머니는 울적해진다.


그래도 60년 넘게 산 내 집이 제일 편한 걸 어쩌나. 

부추, 참나물 뜯어다 평상에서 부침개를 부치면 

그 옆에 턱을 받친 두 아들, 

도란도란 함께 옛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 내리던 어머니 마음에도 다시 햇빛이 든다.


# 달밭골에 봄이 오면


새싹이 움트고 꽃망울이 피어나는 3월에

달밭골에는 때아닌 폭설이 내렸다.

길가를 뒤덮은 눈과 하얗게 물든 설산이 

아직 영락없는 겨울 풍경. 

하지만, 세 식구는 조금씩 봄 농사를 준비 중이다.


고추는 씨앗을 심어 모종을 냈고, 

부드러워진 땅은 비닐을 벗기고 새 단장을 했다. 

두 형제는 밭에서 함께 쟁기질을 한다.

아우가 쟁기를 끌고 나가면 뒤에서 밀어주는 형.

그 옆에서 어머니는 바지런히 

점심상에 올릴 봄나물을 캔다.


집 앞에는 버들강아지가 폈다.

버들강아지가 피면 봄이 온 거라는 분노미 할머니는

봄이 되면 심어야 하는 작물을 줄줄이 꿰고 있다.


“이제 봄 되면 고추도 심고, 

콩도 심고, 감자도 심고 다 해야돼”

완연한 봄이 되면 세 식구는 더 바빠질 모양이다.


첩첩산중 골짜기만큼이나 우애도 깊고

 효심도 깊은 달밭골 가족.

세 식구의 오랜 세월을 품은 그곳에, 

다시 새봄이 찾아오고 있다.


방송일시 : 2019년 4월 8일(월) ~ 4월 12일(금)

 

채 널 : KBS 1TV 07:50 ~ 08:25

 

프로듀서 : 윤한용

 

제 작 : 타임프로덕션(02-761-6921)

 

연출: 박정규/ 촬영 : 서연택 / 글․구성 : 김수진

 

보도자료 문의 : 이연수 취재작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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