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고택의 겨울 

불천위 종가의 품격 

외나무다리 건너 무섬 

오랜 집 오랜 그대

 100세 할머니의 따뜻한 집 

안동 퇴계를 만나다




한국기행 482회 미리보기 


고택의 겨울


고택의 매력은 겨울에 더 진가를 발휘한다.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 데워진 아랫목에 몸을 지지면

몸에 쌓인 피로마저 녹아내릴 것 같다.

고택과 새하얀 눈, 고목이 그려낸 풍경은

방 안에서도 툇마루에서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사람과 자연이 만나 어우러지는 곳. 겨울을 맞아

 백여 년 된 고택에 숨을 불어넣고 있는 이들의 손길도

 더 바빠졌다. 맛과 멋이 흐르는 고택의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1부 <불천위(不遷位), 종가의 품격>


경상북도 경주에 자리한 ‘충의당(忠義堂)’.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모두 의병을 일으켜 출전한 

정무공 최진립 장군의 종택이다. 


연중 가장 큰 행사인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앞둔

 충의당의 겨울.  큰 공을 세워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

도록 허락한 불천위 제사는 그 자체만으로 영광이지만

 경주 최씨 종가의 불천위 제사는 조금 더 특별하다. 


“우리 할아버지 전쟁에 참여할 때 

전사한 노비 두 분의 (종)제사를 같이 올려드립니다.”


박제된 가옥이 아닌, 고택을 지키는 이들을 통해 

경주 최 씨의 철학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충의당. 

이곳에서는 어떤 ‘내림음식’이 이어오고 있을까? 


충의당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14대 종부 이영주 씨,

한식 요리 고수 최정민 씨가 그녀를 찾았다. 

각종 해산물과 수란에 잣물을 곁들여 먹는 ‘수란채’와

겨울 별미 대구탕의 비법을 배우기 위한 것. 


경주 최 부자의 상생정신이 시작된 곳. 

400여 년간 이어온 종가의 맛과 품격을 

충의당에서 만나보자.  





2부 <외나무다리 건너, 무섬>


내성천이 마을을 휘감아 

물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는 경북 영주 무섬마을.  

이곳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한옥’의 매력에 빠져 

어머니의 나라에서 집 짓는 독일인, 텐들러 다니엘 씨.


“원래는 마을에 들어가는 방법이 

이 외나무다리 건너는 것밖에 없었대요.”


한국에서 만난 친구, 카리나 슈마허 씨를 만나는 여정. 

그녀는 260년 된 고택에 반해 무섬마을에 머물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이곳에 정착했단다. 


100여 년 넘는 고택이 즐비한 무섬마을은 

‘한옥 건축가’인 다니엘 텐들러 씨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 같은 곳. 고택마다 설치된 작은 환기구를 통해

 겨울 강바람을 피하기 위한 선조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는데...


“(한옥은) 늘 저런 거의 유머러스한 게

 하나씩 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위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대접하기로 한 카리나 슈마허 씨. 

겨울 별미 배추전과 함께 

친구를 위한 훈훈한 저녁 만찬이 완성된다. 


*


외나무다리 건너 온 손님, 

독일인 텐들러 다니엘 씨의 눈을 통해  

숨 쉬는 집,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져본다. 




3부 <오랜 집, 오랜 그대>


전남 보성군, 130년 된 고택에는 장수 부부가 산다. 

이십 대에 만나 칠십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하고 

어느덧 92살, 93살을 맞은 부부. 


일곱 살 때부터 서예를 공부했다는 채병기 할아버지는 

손에서 묵향이 떠나지 않는 현대판 선비다.

박정님 할머니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타고난 살림꾼. 

추운 겨울에도 마당 한 켠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찬을 마련한다. 


“우리 텃밭은 마트랑 다름없지. 

마늘 심었지, 시금치 심었지, 파 심었지, 

당근 심었지, 양파 심었지.

마트야, 우리 집안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자식 사랑에 

읍에 나가 직접 들기름을 짜고

뜨끈한 화로에 조청을 녹여 강정을 만드는 

박정님 할머니. 


손수 흙벽에 벽지를 바르고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기를 채워가는 고택의 겨울. 

오래된 집에서 백 세 인생을 가꾸는 

부부의 따뜻한 겨울을 살펴본다.





4부 <100세 할머니의 따뜻한 집>


충청북도 제천시, 150여 년 된 일명 박도수 고택.

중요민속자료 제137호로 지정된 이곳에는

올해 100세를 맞이한 이계숙 할머니가 산다.


할머니의 하루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숯을 화로에 피워 굽는 생선구이는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라는데..


오늘은 이계숙 할머니 댁 장 담그는 날.

새댁 때부터 장 담그는 솜씨 좋기로 소문난 할머니,

이제는 환갑 넘은 딸이 엄마와 함께 손맛을 더한다.

백 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집을 가꾸는 이계숙 할머니.

초가지붕과 대청 곳곳에는 할머니의

삶의 애환과 따뜻한 추억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집이 오래오래 있었으면 좋겠어. 

참 좋겠어. 하하하”


타닥타닥 따뜻한 아궁이에서는

오늘도 백 세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피어난다.




5부 <안동, 퇴계를 만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괴테가 걸었던 ‘철학자의 길’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퇴계 이황의 ‘예던길’이 있다.

유가의 대가이자, 시대의 스승이었던 퇴계 이황.


직접 도산서당을 설계하며 건축가로서도 두각을

 드러낸 퇴계 이황의 발자취를 따라 ‘한옥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씨가 안동을 찾았다.


먼저 퇴계 선생의 제자, 학봉 김성일 선생의

학봉고택을 찾은 텐들러 씨.


이곳은 파락호라는 가면 아래 가산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13대 종손 김용환의

 이야기로 유명세를 탄 곳이라는데..


일 년에 이천여 명 넘는 손님이 방문한다는

학봉고택의 다과상.

손님맞이를 위해 종부의 손에서 색색이 피어난 

꽃정과가 일품이다.텐들러 씨는 이점숙 종부에게 

정과 만드는 법을 배운다는데.. 

그도 종부처럼 정과 꽃을 피울 수 있을까?


*


퇴계의 태실(胎室)로 알려진 노송정,

소나무의 푸르름이 겨울 운치를 더한다.

이곳을 찾은 텐들러 씨.


그는 노송정 18대 종손 이창건 씨를 도와

고택 청소를 함께한다.

수백여 년 쓸고 닦았지만,

마루에는 여전히 은은한 소나무 향이 배어 나온단다.


“천 년이 가도 소나무 향이 납니다.”


수백여 년간 고택을 지키고 퇴계 이황의

 정신을 꽃 피운 사람들.

텐들러 씨와 함께 안동 고택을 찾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방송일시 : 2019년 02월 18일(월)~ 02월 22일(금)


기 획 : 김현주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김주희


연 출 : 지은경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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