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선비와 우렁각시 

현대판 선비 문 제봉씨 

아내 김 수자씨 

경기도 여주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집 

사백 여년 된 고택 서문재


 


인간극장 4483회 미리보기 


선비와 우렁각시


경기도 여주의 사백여 년 된 고택에는

반평생 기른 흰 수염에 유건을 반듯하게 쓴

문익점의 후손이자 현대판 선비, 문제봉(66)씨가 산다.

 

7살 때부터 주경야독하며 한학을 공부했던 제봉씨.

그의 고택, 서문재에는 선조 대대로 물려받은

 2만 여권의 고서부터 전국팔도를 다니며

 직접 모은 옛날 물건들이 가득하지만

정작 핸드폰, 운전면허, 신용카드가 없는 제봉씨는

일명 ‘삼무(三無) 선생’!

 



목숨 같은 고서들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장장 10년째 혼자의 힘으로 

박물관을 짓고 있는 제봉씨.

재룟값이 떨어지면 품팔이로 돈을 벌고

돌기둥 세우는 데는 두 계절,

 마루 까는 데는 1년을 보내며

그야말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남편의 곁을 지키는 아내, 김수자(54)씨.

선비와 혼인을 했지만 마님은커녕,

 우렁각시가 따로 없다.

남편이 붓을 들면 먹을 갈고, 

망치를 들면 주안상까지 챙긴다.





한겨울 언 땅에서 냉이를 캐다 반찬을 해 먹고

술값을 아끼고자 막걸리를 직접 담그기도 하며

가난한 선비 남편 대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빠듯한 시골 살림을 꾸린다.


제봉씨가 서예 학원을 하던 시절, 

사제지간으로 만나 결혼한 수자씨.

30여 년을 허리띠 졸라매며 삼 남매까지 장성시켰다.

외골수 남편 탓에 부부싸움도 많이 했지만

허공에 기둥 세워 집 짓는 제봉씨를

 지켜보니 밉다가도 측은하고

이제는 존경심마저 든다는 수자씨다.


망치질해 집을 세운 게 제봉씨라면

 그 집의 절반은 우렁각시, 수자씨의 공.

그렇게 부부가 힘들게 고생하며

 걸어온 나날들이 지나고

20여 년 염원해왔던 선비의 꿈, 

서문재 완공이 목전에 다가왔다.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매화처럼 

만개한 부부의 이야기,

선비와 우렁각시의 ‘부부별곡’을 들어보자!





# 삼무(三無) 선생, 제봉씨~


경기도 여주에는 사백여 년 된 고택에는

반평생 길러온 흰 수염에 반듯하게 유건을 쓴

현대판 선비, 문제봉(66)씨가 산다.


문익점 선생의 후손으로

대대로 물려받은 2만 여권의 고서에게 둘러싸여

제봉씨는 7살 때부터 한학을 공부하며 자랐다.

그것도 모자라 젊은 시절부터 전국팔도를 다니며

옛날 물건들과 고서를 모으기 시작한 제봉씨.


신문물과는 담을 쌓고 사는지라

남들은 다 가지고 있다는

 핸드폰, 신용카드, 운전면허가 없다고

‘삼무(三無) 선생’으로도 통한다.

도포 자락 휘날리며 온종일 

붓글씨 삼매경일 것 같지만

실상은 붓 대신 망치를 드는 시간이

 더 많은 머슴 중의 상머슴!

초야에 묻혀 장장 10년째 집 짓기에 

여념이 없는 일꾼 선비다.


 # 망치 든 선비의 '문공이산'


목숨 같은 고서들을 보관하기 위해

40대 때부터 박물관을 구상했던 제봉씨.

53세의 나이에 집을 짓기 시작해

 벌써 10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면 건물 하나 뚝딱인 요즘인데,

도편수도 없이 혼자 집을 지으려니

송판 한 장 다듬으려면 

나무토막과 하루종일 씨름하는 제봉씨.

돌기둥 올리는 데는 두 계절을 보내고,

마루 까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집 짓는 데 몰두하느라 돈을 못 버니

재룟값이 떨어지면 농사일 품팔이로 돈을 구하고

돌 한 덩이 사서 몇 달간 망치질해 

기둥 하나 세우는 식,

그야말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삶이다.


직접 만든 기중기로 큼직한 돌을 옮기다 

어깨가 부서지고

수술한 허리와 다리에는 곳곳에 철심이 박혀있다.


온몸이 성할 날 없는 제봉씨.

꿈만 보고 달려온 세월, 

손톱에 때 빠질 날 없는 일꾼 선비다.


그런 외골수 남편을 둔 덕에

아내 김수자(54)씨는 속이 문드러진다.





# 우렁각시가 된 아내


평소 남편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수자씨.

제봉씨가 붓을 들면 조수처럼

신문지로 먹을 찍어내고

매일같이 주안상을 포함해 하루 5끼를 차려내니

이런 우렁각시가 따로 없다.


제봉씨가 서예 학원을 하던 시절, 

사제지간으로 만난 두 사람.

당시 아리따운 조선 여인 같았던 수자씨에게

한눈에 반해 둘은 부부가 되었다.


현실 감각 없는 선비 남편의 몫까지

직장생활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삼 남매까지 장성시킨 수자씨.

한겨울에도 언 땅에 냉이를 캐서 반찬을 해 먹고

술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직접 술을 빚으며

빠듯한 생계에 허리띠 졸라매며 살아왔다.


단출한 살림에 가계까지 혼자 책임지다 보니

부부싸움도 많이 했지만

허허벌판에 기둥 세워 집 짓는 남편을 

곁에서 지켜본 수자씨,

그런 남편이 밉다가도 측은하고, 존경심마저 들었다.

이제는 고된 일을 끝낸 날이면

따뜻한 물에 남편의 발까지 씻겨주는 수자씨.


망치 두드리고 대패질해 집 한 채를 세운 게

 제봉씨라면

그 집의 절반은 우렁각시, 수자씨의 공이다.


# 눈 내리는 겨울에도

 꽃 피는 매화처럼


‘수우당(守愚堂)’이라는 고택의 이름처럼

말 그대로 어리석음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온 부부.

이제는 힘들었던 시절도 지나가고

20여 년 동안 제봉씨의 오래된 염원이었던 

서문재 완공을 목전에 둔 마지막 겨울이 다가왔다.


지금껏 걸어온 시간이 잘 마무리돼서

남편이 이제는 연장 대신 붓 드는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우렁각시 수자씨.

반면에 완공을 코앞에 두고 

박물관 한 채를 더 짓고 싶다는

청천벽력 같은 속내를 내비치는 제봉씨다.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는 부부,

 서문재의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방송일시 : 2019년 1월 28일(월) ~ 2월 1일(금)


채 널 : KBS 1TV 07:50 ~ 08:25


프로듀서 : 윤한용


제 작 : 타임프로덕션(02-761-6921)


연출․촬영 : 강효헌 / 글․구성 : 홍현영


보도자료 문의 : 김가림 취재작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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