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오래된 좋은 

그리워라 고향집

잣정마을에 살고지고

 담양 전통 엿 

메주는 예쁘다 지리산 

우리 엄마 참 따시다 

추억의 골목에 가면 




한국기행 475회 미리보기 


오래된, 좋은

 

너무 많은 것이 급변하는 시대, 우리는 질문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진정 추구할 만한 가치는 무엇인가?

어쩌면 오래된 것에 그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2019년 새해, 세상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오래된 것에서 가치를 찾은 이들이 펼쳐내는

마음 따뜻한 풍경에 취해본다.




1부. 그리워라 고향집


경상남도 산청의 묵하마을,

아름다운 경호강 가에 그림 같은 고택이 

자리 잡고 있으니 140년 된 서당 학이재다.

 

오랫동안 조용하던 학이재에

 7년 전부터 활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자신이 태어났던 집, 학이재로 다시 돌아와 사는 게

평생의 꿈이었다는 이현숙 씨.

50년 만에 남편과 함께 고향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새로운 꿈은

고향 마을을 라벤더 꽃향기로 뒤덮는 것이라는데.


“서걱서걱하는 대나무끼리 부딪쳐서 

나는 소리 있잖아 별로야~”

“애야? 그런 걸 무서워해. 소리가 얼마나

 청명하고 좋은데.”


사랑하면 닮는다는데.

어째 이현숙 씨와 이장호 씨 부부는

대나무 하나로도 생각이 달라 티격태격!


그러나 학이재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두 사람이 똑같다.


“힐링 받는 느낌! 저는 이 장소를 진짜 사랑해요.”


오늘은 먼 곳에서 이현숙 씨의 지인들이 찾아와

학이재 사랑방이 떠들썩하다.


우당탕, 나무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누가 누가 더 예쁘게 만들었나 자랑도 하면서

즐거운 새해맞이 허브 리스 만들기!


“ 제발 좀 만들었다가 부수고 만들었다가

 부수고 그만하자고!”

“ 한 번은 더 뒤집어야 해, 라벤더 보급하려면”


오래된 고택을 터전으로 조금 불편하지만,

더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부부

그들의 고향 집, 학이재로 함께 가본다.



2부. 잣정마을에 살고지고


전라남도 담양,

오래된 기와집들이 유달리 많다는 작은 마을

 잣정마을은 창녕 조씨 집성촌, 마을이 한 가족이다.

 잣정마을의 효심 깊은 조준, 조복 형제는

오늘도 비에 무너진 기와를 보수하느라 여념이 없다.


“고조부께서 올리셨던 그 기와! 

우리 집이 역사가 되고 있구나...”


백 년 세월을 훌쩍 넘긴 고택을

옛 모습 그대로 지켜가는 아들들의 모습에

아버지 조영문 씨는 미안하면서도 든든한데.


“아재~ 복이 왔어요!”


삼 형제 중에서도 잣정마을 대표 일꾼 노릇 하느라

제일 바쁜 이는 바로 둘째 조복 씨

오늘은 새벽부터 집안 아재뻘인 조수영 씨의

전통 엿 만드는 현장을 찾아왔다.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잣정마을의 전통 엿은

아직도 꼬박 이틀을 만들어야 만날 수 있다는데


“엿이 아니라 여시라니까”


잣정마을 전통 엿의 장인은 

다름 아닌 마을의 할머니들

50년 손발 맞춰온 잣정마을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전통 엿의 비밀은 무엇일까.


시절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지켜 온

잣정마을 사람들의 ‘오래된 울’ 속으로 들어가 본다.





3부. 메주는 예쁘다


지리산 능선들이 부처의 누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지리산의 오지마을 견불동


“우리 항아리들 예쁘죠?”


자식들 같은 전통 장 항아리들과

함께 살아온 지 어언 20년

지리산의 된장 지킴이 이길우, 김서영 씨 부부가

또 한 번 바쁜 겨울을 맞았다.


오늘은 특별히 부부의 메주 만드는 비법을 배우고

 싶다며 서울 셰프들이 견불동을 찾았는데


“지금 가마솥이 눈물 흘리고 있죠? 

이렇게 12시간 더 끓이는 거예요”

“전통이라는 게 힘든 것 같아요. 인내의 미학!”


산골 된장 부부와 젊은 서울 셰프들이 왁자지껄,

함께 메주를 만들며 견불동의 겨울밤이 깊어간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마술이에요!”


메주를 처마지붕 밑에 매달고

전통 장 만들기에 푹 빠진 

김서영 씨 부부는 주문을 외운다.


오래된 우리 맛을 품은 메주가

세상 무엇보다 예쁘다는 산골 부부의 

된장 이야기를 만난다.



4부. 우리 엄마 참 따시다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자연 내륙 습지,

경남 창녕 우포늪.


그곳에 우포늪의

또 다른 풍경이 되어버린 모녀가 산다.


어릴 적부터 우포늪의 황토며

오래된 돌담이 좋았다는 유진수 씨는

고향 집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우포늪의

 황토로 그림을 그린다.


“ 지금 엄마가 빻아준 황토로 그림 그려요. 

어머니의 정성을 칠하는 느낌!”


마을 최고령, 장군 할매라 불리는

 91세 노모 허병인 할머니는

딸의 그림에 쓰일 황토만은

 꼭 당신이 직접 빻으셔야 한다는데

그 이유 한 번 기가 막힌다


“엄청 무거워 절구공이가 쇠라서! 너는 들지도 못해!”


모든 걸 함께하는 두 사람,

오늘은 부서진 기왓장으로 오래된 담벼락에

정성껏 장식하는데

화가 딸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91세 노모의 솜씨!


“엄마! 집에 꽃이 피었다” “그래~”


유진수 씨는 오늘도 엄마 웃음이 아까워

스케치북을 펼치고 엄마 얼굴을 그린다.

함께여서 한없이 든든하다는

노모와 딸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난다.



5부. 추억의 골목에 가면


“준비 과정은 20년이 넘었습니다. 

꿈꾸지 않았으면 못했죠.”


문득 지나간 오래된 것들이 

그리울 때 찾아가고 싶은 곳.

20년의 세월을 들여 추억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마당에서

 여름에는 모여서 티비 보던 시절!”


50년 전 모습 그대로의 방앗간이며 이발소며

극장 그 골목에 가면

우리가 그리워하던 풍경들이 마법처럼 

되살아나서 살아 움직인다.


“방앗간 세 채를 해체해서 재활용했습니다.”


“만족이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부족하다고 그러고 계속해야 한다 그러고”


소중한 기억들이 너무 빨리 잊히는 것이 

아쉬웠다는 김창식 씨는

오늘도 추억을 짓느라 여념이 없다.


-


또 다른 추억의 골목


충남 서천 판교마을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른다.

5일마다 돌아오는 장날

서천의 마지막 주막 옥산집에도 단골손님이 찾아들고

우시장 자리에도

소박한 장터 식구들이 다시 모여들어 웃음꽃이 핀다.


한때 충청도 일대의 보부상들이 총 집결지였다는 곳

 사람과 돈으로 북적이던 시장 풍경은

 많이 쇠락했지만,

인정만은 여전한 추억 같은 풍경,

서천 판교마을 오일장을 찾아간다.


방송일시 : 12월 31일(월) ~ 1월 4일(금) 밤 9시 30분

 

기획 : 김 민 


글, 구성 : 고미솔  


촬영, 연출 : 최규상

 

(㈜ 프로덕션 미디어 길)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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