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바람 한 점 반찬이 되는 들밥

 강릉 학산 오독떼기마을  

못밥 뭉생이떡 누리대나물 

정선 발구덕마을 

산마늘 두루치기

 강릉 용연사

 느티떡 개두릅떡 

 


한국인의밥상 368회 미리보기 


바람 한 점 반찬이 되는 들밥!

 

전통 모내기 때 먹는 ‘못밥’에서부터 ‘새참 배달’ 특수를

 누리고 있는 짜장면까지!

밥이 일한다고 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푸지게

 먹을 수 있었던 땀의 밥상!

바람 한 점 찬이 되고, 농부의 쉼이 되는 들밥이

 그들 곁에 있다

과거와 현재, 100년의 시간이 공존하는 들밥 연대기가

이번 주 <한국인의 밥상> 위에 펼쳐진다.

 

볕이 따가워지면,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된다. 그 시기에 맞춰 모두들 바쁘게 움직여야 

일 년 농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 일꾼들의 고된 

농사일에 유일한 낙은 바로 들밥. 들밥은 단순하게

 요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잠시 허리 펴고 바람을 

맞으며 쉼을 갖는 시간이다. 손모내기 전통을 잇고

 있는 강릉 학산 오독떼기 마을부터 정선 지억산 

기슭에서 산밭을 일구며 사는 발구덕 마을까지 들이고

 산이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손이

 모자라 집에서 차린 들밥 대신 짜장면을 시켜먹는 

오늘의 현실도 있다. 외에도 한국인의 밥상 제작진은

 마음 수련을 위해 울력을 하는 강릉의 천년고찰 

용연사, 그리고 가자미 철을 맞아 분주한 뱃사람들의

 삶의 터전, 강릉항을 직접 찾았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일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바람 한 점이 반찬이 

되는 푸짐한 들밥 한 상을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나보자.

  

손모내기 현장에서 만난 정겨운 들밥

 - 강릉 학산마을

 

1980년대부터 농기계의 보급과 이용이 급속히

 늘어남으로, 대부분의 농촌 사람들은 재래식 손모내기

 대신 이앙기로 모를 심는다. 예전엔 늘, 들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농촌의 

진풍경이 되었다. 이앙기에 의한 모내기 작업이 

보편화 되면서 손모내기작업은 현저히 줄어들고, 

서로의 일을 도우며 정답게 먹던 들밥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손모내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한 마을이 있어 그곳을 찾아갔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 5호로 전통의 소리를 지키고 

있는 강릉 학산 오독떼기마을. 그곳은 해마다 손모내기

 전통을 잇고 있으며, 손모내기를 할 적엔 모심는 

소리인 ‘자진아라리’를 부른다. 힘든 모내기 작업 중에

 노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리를 냈던 일꾼들. 

고된 그들에게 소리보다 더 큰 힘이 됐던 건 다름 아닌

 들밥이었다. 손모내기가 한창인 이곳에선 마을 

아낙들은 어떤 새참을 준비하고 있을까? 쌀가루에 

콩, 팥, 대추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찐 뭉생이떡부터

 무더위에 체온을 낮춰주는 팥을 넣어 만든 못밥과

 고단백 식품인 꽁치와 고사리를 같이 쪄 내는 고사리 꽁치찜,

 마지막으로 고산지대에서 나는 귀한 누리대나물 까지 

푸짐한 들밥 한 상을 만날 수 있다.

 


 

지억산 기슭에서 먹는 들밥 - 정선 발구덕마을

  

강원도에서도 가장 산골인 정선의 발구덕마을. 

그곳에 사는 전주영씨는 해발 1119m 지억산 기슭에서

 곰취, 곤드레, 산마늘 등 다양한 산나물 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그는 한 겨울이 지나고 나면 봄부터 

늦가을까지 인부들과 산나물을 따며 늘상 산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산에서 나물 따는 것도 고된 

노동이지만 매번 인부들을 위해 들밥을 만드는 

아내 김현숙씨의 고단함도 무시할 수 없다. 예전엔

 100~150명 인부들의 들밥을 책임졌던 김현숙씨. 

평생 들밥을 지은 일부자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웃음 뒤엔 인생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일상이 들밥인 

산속의 일부자들을 정선에서 마주했다.

 

곤드레하면 정선이 떠오른다. 옛날에 논이 없던 

이곳에선 쌀 구하기가 힘들었다. 배를 채우기 위해 

밥에 곤드레를 넣어 먹었던 것이 곤드레밥의 시초라고.

 일꾼들의 배를 두둑이 채워준 영양만점 곤드레밥부터

 따로 마늘을 넣지 않아도 마늘 맛이 나는 산마늘 두루치기,

 고등어와 곤드레에 양념을 넣어 자작하게 조린 

고등어 곤드레 조림까지. 산속 일부자들의 땀을 식혀주는

 단비 같은 들밥을 만나본다

 

 강릉의 용연사 느티떡 개두릅떡

절에서 먹는 든든한 들밥 - 강릉의 용연사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는 절이어도 노동은 기본이다. 

그 노동을 울력이라 부른다. 울력은 많은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서 일을 한다는 한자어 운력에서 비롯된

 말인데, 사찰에서 대중들이 모여 육체적인 노동을 

함께 한다는 의미다.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스님들에게 

노동은 삶의 일부이며, 마음속 번뇌를 쓸어내는 

수행의 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감싸 안은 강릉의 천년 고찰, 

용연사를 찾았다. 이 사찰은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밭을

 일구며 살아간다. 이른 아침부터 고추 모종 심느라

 정신없는 신도들을 위해 이 절의 주지인 설암스님이

 새참 준비로 팔을 걷었다. 농가월령가에 음력 4월의

 별미로 기록되어 있는 유서 깊은 절기음식 느티떡과 

산사에서 직접 키운 능이버섯으로 만든 

능이버섯칼국수, 직접 떡메를 쳐서 만든 개두릅떡까지.

 정성이 깃든 절집 새참을 만나볼 수 있다.

 

 

동해바다에서 먹는 어부들의 새참 - 강릉항

 

농부에겐 땅이 생명이라면 어부에겐 바다가 그것이다.

 어부들의 고단함과 허기를 달래준 선상 새참은 

무엇이었을까? 40년 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바다를

 누빈 문태선 선장을 만났다. 그는 현재 강릉에서 많이

 나는 참가자미를 잡고 있다. 가자미는 우리나라 

바다를 대표하는 흔하면서도 맛있는 서민의

 물고기이다. 가자미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뱃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어부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는 강릉항. 그곳엔 

뱃사람들의 주방장 최영래씨가 있다. 오늘도 여전히

 거친 바다를 헤치는 뱃사람들을 위한 새참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 새참 메뉴는 바다의

 보양식 문어무침과 하루 볕에 바짝 말린 가자미를

 이용한 가자미조림, 그리고 자연강장제 부추무침이다.

 영래씨가 싸준 새참음식에 더하여 문태선 선장은

 갓 잡은 싱싱한 가자미회와 옛날부터 뱃사람들의 

간편식이었던 가자미 물회를 준비하여 선상에서 

푸짐하고 바다 냄새나는 새참 한 상을 완성한다.

 

제작 하얀소엔터테인먼트 / 연출 장현호 / 작가 한지원

방송일시

2018년 6월 7일 목요일 저녁 7시 35분 ~ 8시 25분



[출처] k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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