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자연에 시간을 버무리다
새콤달콤 발효 밥상
울외 산야초 발효액
남전리 김천 자두 식초죽
함초 퉁퉁마디
순천 별량면 함초 발효액
한국인의 밥상 376회 미리보기
연에 시간을 버무리다 - 새콤달콤 발효 밥상
새콤달콤한 발효의 계절, 여름
삼복더위 날리는 건강하고 진한 맛
밥상에 풍미를 더하는 특별한 한 방울을 찾아서
울외와 산야초 발효액이 만나다
- 절임의 맛, 정영숙씨 밥상
비 내린 후, 초록이 한층 빛을 발하는 여름 숲을
찾은 영숙씨와 두 여자. 영숙씨는 잎과 줄기에
생명력이 넘치는 여름에는 잎과 줄기를, 뿌리에
생명력이 모이는 가을 겨울에는 뿌리를 채취해
산야초 발효액을 담근다. 어린 시절 과수원을 한
부모님 덕에 과수원 밑에 묻어놓은 식초 항아리며
절임 항아리들을 보고 자랐다는 영숙씨, 스스로
음식을 하게 되면서 빼놓지 않고 만들어 쓰는 게
산야초 발효액이다. 벌써 30년째 해 오고 있는 일.
특이한 것은 그녀의 산야초 발효액에는 설탕과
함께 소금이 들어간다는 사실! 묵은 산야초 발효액에
새로 채취한 산야초를 섞어 3년 이상 발효를 시켜야
어떤 음식에 넣어도 더 깊은 맛이 나고 단맛도
줄어든다는데~ 이렇게 만든 산야초 발효액은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되돌리는데도 최고다. 땀
많은 사람에게 좋다는 울외에 산야초 발효액을
섞은 술지게미를 잘 발라 1년간 삭혀둔 그녀의 울외
장아찌는 물에 씻어 그냥 산야초 발효액만 넣고
버무려도 최고의 맛을 낸다. 한천에 과일 발효액을
넣어 만든 양갱도 화채에 넣어 먹으면 새콤달콤해
여름나기에 최고라는데~ 담금과 절임의 맛이 담뿍
담긴 정영숙씨의 건강한 밥상을 찾아가 본다.
해발 700m,
개복숭아와 청양고추 발효액이 익어가는 마을
- 산골 마을 남전리 밥상
깊은 산, 해발 700m 고지에 위치한 마을 남전리는
청정 자연에 둘러싸여 발효액 담그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마을 곳곳에 야생으로 자생하는
개복숭아, 개다래, 솔순, 버섯 그리고 농작물들까지
워낙 산물이 풍부하다 보니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찾다가 발효액을 담그기 시작했다는데~ 지금은
마을에서 발효액 안 담그는 집이 없을 정도다.
한여름에는 수륙양용차를 타고 산과 계곡을 오가며
개복숭아며 솔순을 채취해 발효액을 담근다.
발효액을 담근 후 100여 일이 지나면 건지를
건져내야 한다는데, 오늘은 현숙씨네 집에서
몇 달 전 담가 놓은 청양고추 발효액의 건지를
건지는 날이란다. 현숙씨가 시어머니와 청양고추
발효액 건지를 건지고 발효액과 건지로 밥상
한 상을 차려낸다. 청양고추 발효액 건지를 무쳐
만든 청양고추건지무침은 매콤한 맛에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최고의 반찬이란다. 마당에서
도 남자들이 버섯 발효액을 발라 돼지숯불구이를
준비한다. 청정 자연이 살아있는 인제 산골 남전리
사람들의 역사가 어린 발효액, 그 특별한 맛을
만끽한다.
발효의 원조, 과일로 차려 낸 한 상
- 김천 자두 발효 밥상
전국 자두 생산량 1위에 빛나는 자두의 고장, 김천.
매년 자두 축제를 열 정도로 자두가 유명하다 보니
자두를 이용한 절임이나 발효 음식들도 다른 곳
보다 발달했다. 장마가 오기 전 붉게 익은 자두를
따는 정수씨네 과수원, 정수씨 부부가 이웃
현선씨네 부부와 함께 자두를 딴다. 자두 따는
날이면 정수씨의 아내는 과수원 자두나무 아래
항아리를 놓고 자두청과 발효액을 담그고,
현선씨네는 대대로 이어져 온 방식으로 발효
식초를 만든단다. 해마다 큰 항아리에 식초를 담가
마을 사람들과 나누곤 했다는 현선씨의 할머니와
어머니. 현선씨는 식초를 만들 때마다 식초를
초서방이라 여기며 귀히 여기셨던 할머니 생각을
한다. 직접 만든 누룩에 자두를 넣고 고두밥과 함께
잘 버무려 발효를 시키면 일차로 술이 되고, 그다음
초막이 생기며 식초가 된다는데~ 식초를 만들 때
나오는 술지게미도 귀한 식자재다. 거기에 고기를
절이면 고기를 연하게 해줘 이곳에서는 닭이 나
돼지고기 음식을 할 때는 꼭 술지게미에 절인단다.
직접 키운 토종닭을 식초 지게미에 절였다가 식초를
넣은 현선씨표 양념장을 발라 찜을 하면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보양식이 완성된다.
현선씨네 음식에는 다양하게 식초가 쓰이는데, 특히
힘없을 때 먹으면 좋다는 할머니표 식초죽은
현선씨네 부부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음식이란다.
과일과 발효가 만나 만들어 낸 현선씨 부부의
새콤달콤한 밥상을 만나본다.
순천만이 선물한 함초(퉁퉁마디), 세월의 맛을 내다
- 순천 별량면 함초 발효액 밥상
7천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
과거에는 염전이었던 곳이 현재는 함초로 뒤덮여
여름이면 천지가 푸르다. 염분이 많은 땅에서만
자란다는 함초는 대개 ‘함초’라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퉁퉁한 줄기에서 유래해 퉁퉁마디다. 과거에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바다의
보물이라 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며칠째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자 함초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바삐 움직인다. 아직 연한 함초로 발효액을 담글
수 있는 시기는 딱 지금뿐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땡볕에서 함초 채취를 할 때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이럴 때 함초 발효액을 넣은 시원한
냉커피에, 함초냉국 한 그릇이면 송골송골 맺혀있던
땀도 다시 들어갈 정도라는데~ 갓 채취한 함초는
깨끗이 손질을 한 뒤 발효액으로 만드는데, 간장을
담글 때 씨간장을 넣듯이 함초 발효액을 만들 때도
묵은 함초발효액을 넣어 숙성을 돕는다. 이렇게
1년 6개월을 묵힌 함초 발효액은 순천의 여름 명물
짱뚱어와 만나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순천만 갯벌에서
잡은 짱뚱어를 푹 삶아 함초 발효액을 넣은 양념을
넣고 전골을 끓이면 고된 일을 마치고 온 날에는
몸보신과 술안주로 제격이란다. 또 짱뚱어와 함께
여름 제철인 서대에 새콤달콤한 발효액을 넣고 무쳐
먹으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모일 정도의
별미라는데~ 갯벌의 천덕꾸러기에서 갯벌의
보물로 대접받고 있는 순천만 함초가 선물한
밥상을 따라가 본다.
제작 KP커뮤니케이션 / 연출 홍진표 / 작가 김준영
2018년 7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35분 ~ 8시 25분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