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585편 미리보기

 

시골 로망스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기도 하고,

펄펄 내린 흰 눈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특별한 계절, 3월.

 

바람에 실려 온 봄기운에 코끝이 간지러울 때면

산 사람, 바다 사람, 육지 사람들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진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온전한 나로 마음 편히 사는 곳. 가슴속 깊이

묻어두던 로망을 찾아 나는 오늘도 불편하지만

넉넉하게 시골에 산다.

 

 

1부. 그대와 도란도란

3월 1일 (월) 밤 9시 30분

 

사고 치는 그대라도 좋아

 

충북 진천의 작은 시골 마을.

82년 된 시골집을 처음 만난 날, 아내 안나 씨는

가슴이 설렜다는데, 남편은 ‘집사람이 또

사고 치는구나’ 싶어 심장이 내려앉았단다.

외양간과 담배건조장까지 옛 모습 그대로인 집.

아내의 취향 따라 물건도 죄다 골동품뿐이다.

100년 된 피아노와 옛 시절의 이야기까지

불러내는 낡은 축음기. “전생에 분명 고물

장수 딸”이었을 거라며 아내를 향해 입

삐죽거리지만, 옛집 지붕 아래서 도란도란.

부부는 오늘도 정답다.

 

그대와 놀고, 쉬고, 사랑하라!

 

산세 뛰어나고 물 맑은 오지로 손꼽히는,

강원도 인제. 박동화 씨는 기다란 나무판자를

어깨에 짊어지고 산길을 오른다. 당신 이름처럼

‘동화’ 같은 곳에 ‘동화’처럼 아내를 위한 선물을

만들어놓은 까닭. 5년간 손수 지었다는

트리하우스다. 커다란 새총을 쏘고, 공중을

오르내리며 러브하우스를 보수하는 남편과

그런 모든 순간을 사진과 가슴에 담는 아내. 

쉬고, 먹고, 놀고, 다리가 허락하는 그 날까지

이곳에 올라오겠다는 부부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2부. 두근두근 바다

3월 2일 (화) 밤 9시 30분

 

그들이 섬으로 간 까닭은?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가 있다 해서

‘용초도’라 불리는 경남 통영의 작은 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열 살 터울의 두 남자가 있다. 용초도에

반해 덜컥 섬으로 귀촌 한 10년 차

어부 주정수 씨와 은퇴 후 이 섬으로의 귀촌을

꿈꾸는 김현호 씨. 앞바다에서 집채만 한

문어, 가오리 암수 한 쌍, 그리고 경남의

국민 생선이라는 볼락까지. 금세 한가득 안고

돌아온다 바다로 나가기만 하면

항시 운수 좋단다. 그러니 두 사내가

바다를 사랑할 수밖에.

 

지붕 없는 미술관에 내려왔습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풍요로운 산밭이 있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전남 고흥 거금도.

서양화가 육금련, 전성하 씨 부부도

수중에 단돈 1천만 원뿐이었지만

첫눈에 반한 거금도로 용기 내 귀촌했다.

오늘은 담벼락에 부부의 캐리커처 그리는 날.

“얼굴이 크네, 작네” 티격태격하다가도

바다로만 나가면 희희낙락.

넉넉한 어머니의 품 같은 바다에서

전복, 숭어, 톳까지 오늘도 수확이 풍성하다. 

바다에서 부부는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찾으며 산다.

 

 

 

3부. 오지게 좋아, 오지

3월 3일 (수) 밤 9시 30분

 

오지는 이 맛에 오지

 

포장도로는 없고, 택배는 언감생심이라는

강원도 정선의 오지. 100년이 넘은 산촌 집에

촌사람이 되고 싶다는 로망으로 귀농한

도시 사위 윤성용 씨와 장모님네 가족이 살고

있다. 겨우내 땅에 묻어뒀던 감자를 캐 밥을

짓고, 넓은 앞뜰에선 애완견처럼 졸졸

쫓아다니는 브라마 닭을 키우고, 이 풍경을

실컷 감상할 수 있게 야외 탁자도 만드는 사위.

불편해도 오지에 사는 재미가 별미라는

이색적인 풍경을 담아본다.

 

 

 

 

4부. 맛있는 산골

3월 4일 (목) 밤 9시 30분

 

고로쇠가 김부각을 만났을 때

 

전남 구례 피아골 작은 산골 밥집 이정운 씨

 

상호 : 당치민박산장

전화번호 061-782-7949

주소 전남 구례군 토지면 당치길 145

지번 내동리 137-1

 

 

전남 구례 피아골에서 작은 산골 밥집을

운영하는 이정운 씨. 피아골 토박이 정운 씨가

아침부터 발바닥에 땀나도록 찾아다니는 것은

고로쇠 수액이다. 덤으로 잔나비걸상이라도

발견할 때면, 기운 차리는 건 시간문제다.

피아골로 시집와 손맛 고수가 됐다는

아내 박재숙 씨. 시골집 아랫목에서 고로쇠와

환상의 궁합인 김부각을 만들고,

산나물 장아찌에 산닭구이도 준비한다.

"넘들은 고생이라지만, 우리는 시골내기라

이게 참 좋아. 맛나!"라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

 

나는야 약초 농사꾼, 시골 음식 유튜버!

 

한정식집 사장님에서 약초 농사꾼으로 변신한

이정호 씨.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해 부모님과

함께 약초 농사를 짓고 있다. 아직은

겨울 같은 봄이지만 언 땅에서도 먹거리는

지천이다. 무릎에 좋다는 우슬 뿌리에 백숙에

넣어 끓이면 눈이 번쩍 뜨인다는 벌나무까지.

산이 내어준 천연 보약을 한 아름 안고 귀가해

그가 만드는 것은 솥뚜껑 한방보쌈!

시골에서 난 재료들로 손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 영상으로도 만든다. 시골 사는

맛이 어떠냐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아, 맛있다"

 

 

 

5부. 그녀의 봄봄봄

3월 5일 (금) 밤 9시 30분

 

지리산 고수가 될 테야

 

덜컹덜컹~ 트럭 한 대가 오지 산길을 거침없이

달려간다. 과격한 라이딩을 즐기는 이는,

아담한 체구의 여자. 전북 남원의

소문난 여장부 안오순 씨다. 요란한 엔진 톱으로

나무를 하고, 지붕 위를 휘저으며 괴력을

발휘하는 오순 씨. 힘만 좋은 게 아니라

섬세한 손맛까지 갖췄다. 별거 없는 한 끼도

별거 있게! 숯불에 지리산 흑돼지구이를

만들고, 조물조물 봄나물 무침도 뚝딱 차린다.

70살까지 신나게 놀 거라며 이번엔

작은 다람쥐로 변신하는데.

오순 씨의 유쾌한 봄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 나이 육십에도 봄바람 살랑~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남도의 푸른 섬, 청산도.

그 섬에 이 멋진 바다가 내 바다고,

뒷산은 내 병풍이라는 인생 스케일이

남다른 이보경 씨가 산다. 흙밭에서 도라지를,

갯바위에서 방울 톳을 캐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정. 하나, 커피콩을 볶고, 에그 타르트를

굽는 모습은 우아한 부인. 오늘은 카리스마

넘치는 보경 씨가 무장해제되는 날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사위, 손주가

보경 씨네 놀러 온 것. 청산도 바닷가

작은 집에서 인생을 봄날처럼, 하루하루를

영화처럼 사는 이보경 씨와 가족의

봄맞이 풍경을 만나본다.

 

방송일시 : 2021년 3월 1일(월) ~ 2021년 3월 5일(금)

 

기획: 권오민

촬영: 김기철

구성: 장연수

연출: 김지영

 

((주)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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