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36년 지기
자전거 부부의
내 눈에 콩깍지
박용택 씨
아내 오희자 씨
울산 울주
휴먼다큐 사노라면 461회
#흩날리는 빛 한줄기와 함께 사라져버린 세상
울산광역시 울주군에는 자전거로 하나 되는
부부가 산다. 시각장애인 박용택(63세) 씨는
10살에 시력을 잃고 53년을 어둠 속에서
살아왔다. 유년시절, 용택 씨의 눈에 통증이
나타났다. 빛을 보면 눈물이 흐르면서 지독한
아픔이 동반되고, 빛을 보는 것조차 힘겨워지자
용택 씨와 어머니는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 치료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내려지고
말았다. 어머니가 의사에게 “눈을 뜰 수 없다면
차라리 고통이라도 없게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용택 씨는 시신경을 전부 죽이는 수술을 받게
된다. 하지만 죽을 것 같던 고통이 사라짐과
동시에 그가 볼 수 있는 세상도 사라져 버렸다.
기계와 공학에 관심이 많았던 용택 씨는 꿈을
포기하고, 안마사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연락처 전화번호 >
461회 36년 지기 자전거 부부의 내 눈에 콩깍지
박용택 / 010-3871-1212
오희자 / 010-7208-9990
#겨울날 햇살처럼 다가온 당신
17년 뒤, 용택 씨 앞에 빛이 되어 줄 사람이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에게 담담히 사랑한다고
고백한 여자, 아내 오희자(61세) 씨다. 원래
희자 씨는 결혼은 꿈도 꾸지 않던 사람이었다.
술과 노름에 빠져 가정에는 뒷전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남자에게 질릴 대로 질려 버린 탓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교회에서 만난 용택 씨는
희자 씨의 아버지와는 180도 달랐다. 부드러운
음색과 다정한 말투, 아버지와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용택 씨에게 사랑을 느낀 희자 씨는
용택 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희자 씨의
친정아버지는 집 앞의 나무를 뽑아 몽둥이까지
만들어 가며 결혼을 반대했다. 하지만 결국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성공해
36년째 서로의 옆을 지켜주는 중이다.
#“자전거 빼고 다 안 맞아요.”
바람과 소리로 세상을 ‘보는’ 용택 씨는 어릴 적
형제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방향을 잡고
자전거를 탔다. 이야기를 들은 희자 씨는
자전거 타기를 무서워했던 사람이었지만,
남편의 눈이 되어주기 위해 자전거 뒷자리에
올라섰다. 그리고 운행에 필요한 수신호를
정한 뒤 함께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자전거로 왕복 50Km에 가까운
거리를 여행하는 부부. 남들의 우려와는 달리
두 사람의 결혼은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저마다 관심 분야가 다르고 잘하는 일이
다르듯, 용택 씨와 희자 씨 부부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부터 공학에 관심이 많았던 용택 씨는
지금도 기계 고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으니 희자 씨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사용법을 위해 설명서를 읽어달라고
부탁해야 하고, 소리 없이 영상으로만 표현되는
부분은 아내가 일일이 설명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기계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남편이
안마 치료를 할 때 뒷수발을 들거나 사용한
물품들을 정리하는 일까지 해야 하는 아내는
남편의 잦은 부탁이 슬슬 힘에 부친다.
더군다나 눈이 보이지 않는 남편이 혹여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까지 되는데...
고장 난 부부 사이는 고쳐질 수 있을까?
방송일 2020년 12월 15일
예고 영상
[출처] mbn,네이버